약 먹고 '눕는 습관' 안 돼요!~
이비인후과에 다녀온 60대 할머니가 처방전을 내밀며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뭔가 궁금한 점이 있는 듯한 눈치다.
조제된 약을 건네며 "어디가 불편하신가요"하고 물었다.
"언제부턴가 음식이나 침을 삼키기 힘들고 쉰 목소리가 나와요.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다녀왔어요."
혹시 복용 중인 약이 증세의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먹고 있는 약을 짚어봤다.
골다공증약, 칼슘제, 혈압약, 협심증약, 근육이완제 등 다양했다.
아무래도 골다공증약이 의심이 가서 약 복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해봤다.
아침 공복에 골다공증약을 복용한 후 몸이 아파서 곧잘 기대거나 눕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할머니는 약을 먹을 때 아예 물을 마시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약국에서 골다공증약 복약지도를 하다 보면 상당수 환자가 "원래 물을 잘 안 마신다",
"몸이 아픈데 어떻게 안 누울 수 있나"라고 불평한다.
하지만 골다공증약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런 불평을 가만히 들어줄 수만은 없다.
골다공증약 중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포사맥스, 악토넬 등)는 식도를 심하게 자극하는 약이라
복용 후 30분 동안은 눕지 말고 걷거나 앉아 있어야 한다.
또한,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면 약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복용해야 하고 식도를 자극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작은 컵으로 두 잔 정도의 물을 함께 마셔야 한다.
복용법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식도와 위장이 상할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약사의 복약지도대로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고 누우면 식도가 자극을 받는 문제는 모든 약에 해당한다.
충분한 물로 약을 위라는 '주머니'에 잘 도착하게 했는데, 바로 누워 버리면 약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위 점막에 박힌 채로 녹아서 위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특히 캡슐 형태는 더욱더 녹지 않고 위 점막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어떤 알약이든 복용 후 30분 정도는 앉거나 선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
'건강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 되는 약 이야기] '피부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0) | 2015.10.31 |
---|---|
[약 되는 약 이야기] 혈압·당뇨, 약만 의존 금물 (0) | 2015.10.26 |
[약 되는 약 이야기] '당뇨약' 종류 많은 이유 있었네 (0) | 2015.10.10 |
[약 되는 약 이야기] 비타민, '꼭 챙겨 먹어야' 하나 (0) | 2015.09.18 |
[약 되는 약 이야기] '약값'이 왜 달라요? (0) | 2015.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