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바구

[약 되는 약 이야기] 혈압·당뇨, 약만 의존 금물

금산금산 2015. 10. 26. 15:54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판정을 받고 궁금한 점이 있다며 약국을 찾았다.

그는 "정상이던 혈압이 갑자기 오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긴장을 하거나 피로가 쌓이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하고 내과에 가보라고 했다.

내과를 다녀온 그는 첫 검사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는데 다시 몇 번의 검사를 하자 혈압이 정상수치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증상을 의학용어로 '화이트 콤플렉스'라고 한다.

흰 가운 앞에서 혈압을 잰다는 생각만 해도 긴장이 돼

본래 자신의 혈압보다 높은 수치가 나와 곤란을 겪는 증세를 말한다.
 


그는 자가 혈압 측정기를 사서 가장 편안한 환경인 집에서 꾸준히 혈압을 재고 식이요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단 혈압약은 복용하지 말고 계속 지켜보자는 의사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당뇨 또한 마찬가지이다.

약국에 자주 오는 할아버지 한 분은 당뇨 진단을 받자마자 당뇨 측정기를 사서 매일 수치를 기록해

한 달에 한 번씩 찾는 병원 의사에게 그 기록을 꼭 보여준다.

자가 측정기를 이용해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환자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 수치가 높이 올라가고, 어떤 생활 습관이 당뇨에 영향을 주는지 전문가 못지 않게 깨닫게 된다.

 

 대부분 노인은 기계를 두려워하고 검사를 위해 피를 뽑는 일 자체를 스트레스로 여긴다.

이는 만성질환의 특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은 병이 몸에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질병이 지금 어느 수준에 있는지 늘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은 처방 약만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약을 규칙적으로 먹으면서 자가 측정기를 이용해 자신의 몸 상태를 항상 체크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 가장 편안한 공간인 집에서 혈압이나 당뇨를 측정해

수첩에 기록하고 이를 의사에게 보여주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다.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