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바구

[약 되는 약 이야기] '종합 감기약'은 '만병 통치약' 아니다

금산금산 2015. 11. 7. 12:35

종합 감기약은 '만병 통치약' 아니다!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판콜', '판피린' 같은 종합감기약을 자주 사가는 손님이 있다.

어디가 아픈지, 누가 복용할 건지 물어도 이들은 주로 "알아서 한다"라고만 답한다.
 


보통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살 때 환자들의 요구는 둘로 나뉜다.

하나는 환자가 "OO약 주세요"라고 약의 이름(상품명)을 직접 말하는 경우고,

또 하나는 자신의 증상만 이야기하는 경우다.

환자가 약 이름을 짚어 말하면 약사는 누가, 어떤 증세에 복용하는지 등...

약의 안정성에 대해 간단히 확인절차를 거친 뒤 약을 건네줄 때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제품의 이름을 꺼내는 방법보다는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먼저 설명하고 약사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일반의약품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낫다.

환자가 경험에 따라 일반의약품을 직접 선택하다 보면 약을 반복적으로 잘못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무조건 종합감기약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증상을 자세히 들어보면 감기가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한번은 "예전에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을 먹었더니 말끔히 나았습니다.

이번에도 그 약으로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종합감기약에 들어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진통 성분 때문에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진 것을 허리 통증이 아예 나았다고 오해한 것이다.


이럴 때는 종합감기약이 아닌 근육통약을 복용해야 한다.

몸이 뻐근하거나 피로하다 싶으면 종합감기약을 수시로 복용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다.

종합감기약의 진통 성분과 카페인 등이 통증을 줄여 몸이 개운한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데

잘못 맛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카페인 중독을 부를 수도 있다.

카페인은 적절히 섭취하면 각성효과, 사고력 향상, 피로 감소 등 유익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만성적인 중독으로 이어지면 만성 위염이나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은 바로 알고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 복용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해가 갈 수 있다.

드링크제 형태의 종합감기약은 원기회복제가 아니라

감기 초기에 복용하는 약물임을 기억하고 꼭 필요할 때만 복용하자.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