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팔 사람 찾아 돈 나누자" SNS로 장기매매 대상자 모집
고아들까지 유인해 인신매매 시도하기도
장기 밀거래를 위해 10대 고아들까지 유인, 인신매매하려했던 인면수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대부분 10대·20대로 구성돼 있는 이들은 SNS를 이용해 장기 매매 희망자를 물색했고, 이렇게 모인
장기매매 희망자 일부는 수술을 위한 건강검진까지 마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해운대경찰서 장기밀매 적발
10대 모집책 포함 12명 구속
매매자 등 35명 불구속 입건
대포폰 등 이용해 점조직 활동
무연고자 물색 등 치밀한 범행
판매 희망자 일부 검진도 마쳐
고아 유인·인신매매 시도까지
■ "콩팥 팔 XX 없냐?"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9일 장기 밀매를 알선한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책 노 모(43) 씨 등
2명과, 중간연결책 이 모(27) 씨 등 2명, 또 이 씨 등이 관리하는 알선책, 모집책 8명 등 총 1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들이 모은 장기매매 대상자 22명과 장기매매자 신분 세탁을 위해 타인 신분증을 구해 온
신분증 모집책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인 노 씨 등은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버스터미널 화장실에 장기매매 알선
스티커 2천 장 붙였다.
중간연결책 이 씨 등이 스티커를 보고 노 씨와 접촉한 뒤 부산의 알선책, 모집책을 동원해
장기매매 대상자를 물색, 23차례에 걸쳐 장기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대포폰과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점조직으로 알선책과 모집책을 운영했다.
특히 알선책은 모집책에게 스마트폰 메신저로 "콩팥 팔 XX 없냐?"
"2천500만 원 줄 테니 명의자와 갈라 먹어라"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신장 판매 희망자 물색을 지시하기도 했다.
장기 밀매 조직이 대상자를 물색하기 위해 SNS로 나눈 대화 내용. 해운대경찰서 제공 |
■ "가족 없는 사람 구해와"
알선책 김 모(28) 씨는 모집책 이 모(18) 군에게 특별한 조건의 장기매매 희망자를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김 씨가 내건 조건은 가족이 없어 갑자기 사라져도 실종 신고를 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이었다.
이에 이 군은 5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양부모와 함께 살다가 가출한 A(18) 군 형제와 역시 부모를 여의고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B(18) 군에게 접근했다.
A 군 등은 장기매매로 큰돈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도 장기 적출이 두려워 이 군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이 군은 "장기 밀매 대신 서울에서 마약배달 일을 하면 한 번에 1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A 군 등을 속이고, 해운대구 송정동의 한 빌라에서 올해 8월부터 1달가량 머물게 했다.
이 군은 김 씨로부터 "A 군 등을 곧 서울에 있는 총책 노 씨에게 데려갈 것이니 눈치 못 채게 잘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이 동네조폭인 모집책 1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 A 군 형제를 인신매매하려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해운대서 김종호 형사과장은 "돈을 위해 신체와 생명을 경시하는 무서운 세태"라며
"특히 10대가 돈 때문에 친구를 인신매매 하려 했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 "10월 중순께 수술합시다"
알선책과 모집책이 지인 등을 통해 모은 장기매매 희망자 22명 중 16명은
부산과 울산 등 전국 14개 병원에서 자비 75만 원을 들여 건강검진까지 마친 상태였다.
게다가 총책 노 씨 등은 이들 중 일부를 올해 10월 중순께 수술대 위에 눕힌다는 자체 계획까지 세웠다.
이들의 꼬임에 넘어간 장기매매 희망자들은 신용불량자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거래 조건은 간 적출 때는 2억 원, 콩팥은 1억 5천만 원. 하지만 이 금액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가 차감되기 때문에 장기매매 희망자들이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수천만 원상당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총책 노 씨는 2005년 다른 장기밀매조직에서 3천만 원을 받고 자신의 신장을 거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과장은 "노 씨가 어떻게 장기가 필요한 환자에게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면서
"추가 수사를 통해 장기매매 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
'건강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 되는 약 이야기] '다이어트약'의 불편한 진실 (0) | 2015.12.05 |
---|---|
[약 되는 약 이야기] '회충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 (0) | 2015.11.27 |
장기 적출 위해 '10대 인신매매'까지 (0) | 2015.11.21 |
[약 되는 약 이야기] '금연보조제 부작용' 주의보 (0) | 2015.11.21 |
'고아까지 장기밀매'하려 한 조직 적발 (0) | 2015.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