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봉래산’

금산금산 2015. 12. 5. 09:22

부산 '봉래산'

 

 

 

 

 

山海`眞美`를 왜 멀리서 찾으시오?

2 ~ 3시간 짧은 산행구간탓

산꾼들에게조차 진가 외면

정상서면 부산전경 한눈에

저멀리 거제도까지 조망권

완만한 코스 가족산행지로

 

 

 

 

 

영도 봉래산 정상 조봉에서 바라본 부산 북항. 왼쪽 저 멀리 해운대 장산이, 오른쪽에 오륙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삼각점과 정상석 옆 오른쪽 큰 바위가 그 유명한 할미바위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봉래산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은 거제도나 남해도의 이름깨나 있는 산에 버금가는 것 같다!"

 

약간은 과장돼 있지만 그렇다고 전혀 근거없는 과대포장은 아니라는 것이 산행팀의 생각이다.

그럼 현실은 어떨까.

봉래산은 지금도 산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부산시민들에겐 낯선 산이다.

무엇보다 가슴아픈 점은 산행시간이 2, 3시간 정도로 짧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산꾼들에게조차 그 진가가 폄훼돼 왔다는 사실이다.

섬 산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호사를 만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영도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봉래산에 서면 부산이 진정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영도다리를 중심으로 왼쪽은 자갈치 및 공동어시장을 보듬은 남항이 있고,

오른쪽은 수출역군으로 상징되는 갠트리크레인이 일렬로 정렬된 북항의 컨테이너부두가 한 눈에 조망된다.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이기대는 물론, 저멀리 가덕도거제도도 확인된다.


봉래산의 봉우리는 크게 셋.

정상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조봉(祖峯)이고 그 옆으로 자봉(子峯) 손봉(孫峯)이 이어진다.

산행은 신선동 새마을금고 신선본점~대흥사~신선아파트~다보사~신선2동 체육시설~관음사~산제당~산불감시초소~산신제터~능선(헬기장)~잇단 방송국 송신소~봉래산 정상(조봉)~산불감시초소(안부사거리)~자봉~손봉~임도~산불감시초소~도개공아파트~중리해변~중리산 산책로~전망대 정자~감지해변 순.

쉬엄쉬엄 걸어도 2시30분. 가족산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영선교차로 버스정류장에 내려 직진한다.

SK텔레콤 매장을 지나 150m쯤 가면 강남의원이 있는 사거리.

우측으로 간다.

'사랑채' 식당과 남도여중을 잇따라 지나면 정면에 영도구 공영주차장.

이 길이 소위 산복도로다.

오른쪽으로 30m 거리에 새마을금고 신선본점.

그 왼쪽으로 오르면 정면에 봉래산 대흥사.

여기까지 오면 들머리는 찾은 셈.

버스정류장에서 15분 거리.



 

산제당에서 기도하는 등산객 부자.

  절 오른쪽 돌담길을 따라 걷다 만나는 길을 가로질러

  신선아파트 옆으로 오른다.

  촘촘한 계단을 절반 이상 오르다 우측으로 20m쯤 발걸음을 옮기면

  다보사. 

  이를 지나면 이내 신선2동 체육시설.

  하지만 산으로 가는 길이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해서 바로 아래 오른쪽 쪽문을 통해 산으로 진입한다.

  두 번의 갈림길.

  한 번은 오른쪽, 또 한 번은 왼쪽으로 간다.

 화장실을 지나면 관음사와 산제당(山祭堂).

영도의 수호신을 모시는 당집인 산제당은 산신할배당 산신할미당 장군당으로 구성돼 있다.

영도의 안녕을 비는 당제는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과 음력 9월15일 두 차례 열린단다.


산제당을 나오면 산불감시초소.

바로 앞에는 '봉래산 정상 0.79㎞, 체육공원 0.33㎞'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5분쯤 오르면 제법 너른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그 위에는 조그만 공덕탑이 오롯이 서 있다.

5분 뒤 산신제터.

담벼락도 제법 튼튼하게 만든 내부에는 과거 샘터의 흔적이 남아있다.

다시 5분 뒤 주능선.

헬기장 그리고 체육공원이다.

무등산의 토끼등이나 금정산 북문광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진행방향은 우측 시멘트길.

시들시들한 산죽을 따라 KT중계소와 KBS 및 MBC 송신소를 잇따라 지난다.

다소 무료할 즈음 왼쪽 오륙도 이기대가 모습을 드러내 위안을 삼는다.

이내 갈림길.

왼쪽은 조봉과 자봉 사이 안부 가는 길, 산행팀은 오른쪽 조봉을 향해 오른다.

불규칙하게 박혀 있는 돌들을 계단삼아 5분이면 정상인 조봉(395m)에 닿는다.

조그만 정상석 옆에 할미바위가 눈에 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예의 합장으로 기도를 올린다.

60대 한 할머니는 "할미바위는 용심이 많아 돈깨나 벌어 영도를 뜨면 반드시 망하도록 한을 품는다"며

"젊은이도 어서 예를 표하라"고 권한다.

 

 

봉래산 정상 조봉에서 자봉으로 가는 능선길.


 

 

조망은 환상적이다.

남항과 북항으로 대표되는 부산항 전체가 한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오고, 부산시가지 또한 한 눈에 펼쳐진다.

부산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봉래산에 오르길 적극 권한다.

부산의 산을 살펴보면 우선 도심의 황령산 금련산 그 뒤로 장산이 보인다.

장산 왼쪽에는 달음산 거문산이, 오른쪽에는 구곡산이, 황령산 뒤로 철마산 대운산이 보인다.

거문산 왼쪽으로 천성산 금정산 고당봉, 계명봉, 금정봉,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 시약산 승학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공동어시장 뒤로 천마산, 송도 암남공원, 몰운대, 가덕도 연대봉, 거제도

 확인된다.

가덕도 우측으론 김해 창원쪽의 팔판산 화산 불모산 천자봉 상점령 장유봉도 보인다.


하산은 이정표 기준으로 손봉, 목장원 방향으로 직진한다.

워낙 전망이 빼어나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걷자.

10여분이면 초소가 위치한 안부사거리.

계속 직진, 6분 정도 오르면 자봉.

이정표는 없고 대신 '산불조심'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우측 암남공원 가덕도쪽이 시원하게 열려있다.


여기서 10여분쯤 더 가면 봉래산의 끝자락인 손봉.

산신제터인 돌무더기가 평평하게 쌓여있다.

동삼동쪽 발아래는 트랙이 보이는 부산체고를 비롯한 네댓개의 학교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하산길은 가파른 내리막.

  길이 쏟아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분이면 임도. 오른쪽 목장원, 왼쪽은 고신대 방향.

  산행팀은 임도를 가로질러 계속 하산한다.

  7, 8분 뒤 숲 사이로 불사중인 사찰(한마음선원)이 보이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계속 직진해도 길이 있지만 구청에서 산불예방 차원에서

  하산길을 하나로 통일했다.  

  4분 뒤 산불감시초소를 통과한다.

  이때부턴 사바세계.

  도개공아파트와 봉삼초등~태종대중~영도여고~부산체고~

  동삼중리청년회~부산남고를 잇따라 지나 중리해변으로 간다.

  해녀들이 물질해 잡은 해산물을 파는 해녀촌을 가로지르면

  다시 산길이 열려있다.

중리산이다.

입구엔 장승이 서 있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대략 20여분.
 


중리산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정상 부근은 출입금지.

송림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임도, 오른쪽으로 간다.

이 임도는 산허리를 돌아 태종대 인근 감지해변으로 이어진다.

지도상으로 감지해변산책로다.

전망대 정자에선 잠시 생도(주전자섬)와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의 모습을 감상해보자.

그림같이 아름답다.

이어 감지해변 야생화단지를 지나면 태종대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감지해변에 닿는다.

중리산 입구에서 35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영험한 봉래산, 일제 격하시켜 부르기도

봉래산은 원래 신선이 살고 불로초와 불사의 영약이 있다는 중국의 상상 속의 영산.

영도의 봉래산도 그 만큼 신령스러움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론 태풍때 남항과 북항의 1차 저지선이기도 해 부산으로선 고마운 산이기도 하다.

한데 일제강점기때 일본은 봉래산의 기세를 꺾어놓기 위해 '목이 마른 산'이란 의미의

 고갈산(沽渴山)으로 격하해 불렀다.

심지어 '공갈산'이란 웃지못할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우리산이름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인해 봉래산으로 정착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한가지.

손봉에서 내려와 중리에선 여러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산행팀이 소개한 길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중리해변 우측으로 열린 3.3㎞ 거리의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어도 된다. 중리해변의 해녀들 중 대부분이 제주 출신이다.

그들이 주고 받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경상도 아지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가지 더.

봉래산 산행은 낮 12시 이전에 산불감시초소를 통과해야 한다.

산불예방차원에서 경방원들이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 교통편
- 시내버스 영선로터리나 새마을금고 하차

영도 영선로터리에 정차하는 시내버스는 501, 7, 11, 6-1, 70, 9-1, 71, 9, 6번이다.

들머리 입구 새마을금고 신선본점이 위치한 산복도로로 다니는 버스는 82, 9-1번이 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영도 '봉래산'

 

 

 

 

 

'마실 가듯' 산행길에 탁 트인 바다 조망… 이게 부산 사는 맛

▲ 아늑한 봉래산 둘레길을 걸었다. 능선으로 붙는 된비알을 넘었다. 땀이 제법 났다. 막내 봉우리인 손봉 아래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동삼동 국제크루즈부두와 한국해양대가 있는 조도가 발아래 있다. 사진 가운데로 멀리 오륙도도 보인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이런 좋은 산을 두고 괜히 멀리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순한 길에 완벽한 조망, 거기에 시원한 물과 바람까지 산행의 삼박자를 다 갖췄습니다.

그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드디어 올라간 산입니다.

마치 이번 한가위에 보여 드리려고 아껴둔 것 같습니다.

차례를 마치고 가족과 오순도순 둘레길을 걷고, 산꼭대기에서 부산 앞바다를 보며

호연지기를 키우며 소원을 빌어 보면 어떨까요?

결혼, 승진, 건강도 좋고 로또 당첨도 괜찮겠습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신선들이 살았다는 부산 영도 봉래산(蓬萊山·394.6m)에선 거칠 것이 없습니다.

봉래산 산행은 둘레길이 8할이다.

걷는 재미가 오롯하다.

원뿔꼴의 봉래산을 나선형으로 돌면서 만나는 조망도 일품이다.

약수터가 곳곳에 있어서 늦더위 갈증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둘레길의 70% 이상이 나무 그늘이다.

굳이 정상을 안 밟고 둘레길만 걸어도 본전 이상이다.

산행 거리는 약 10㎞. 먹고 쉬는 시간을 포함해 4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약수터·나무 그늘 갖춘 둘레길

코스마다 다른 경관, 산행 재미 더해

산제당·장사바위 등 전설 어린 곳도



산행코스는 단출하다.

목장원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봉래산 허리를 돈다.

복천사와 봉래체육공원 편백 숲을 지나 장사바위까지 간다.

이후로 본격 산행이다.

봉래산 3봉 중 막내인 손봉(孫峰·363m)으로 붙는 길이 가풀막이다.

이 비탈부터 손봉, 자봉, 정상을 잇는 능선은 흠잡을 데 없는 명품 조망처다.

시간을 잘 안배해 달맞이 야간 산행을 꾸려도 괜찮은 등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추석 당일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오륙도 위에 뜬 둥근 보름달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목장원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행로인데, 둘레길 곁길이 많아 산행 안내리본을 잘 살펴야 한다.



기점인 목장원(입장료 없음)으로 들어가 뒤쪽 언덕 주차장까지 간다.

잠시 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바로 앞에 봉래산 둘레길 안내 푯말이 서 있다.

임도 차단시설을 지나면 둘레길이다.

키 큰 소나무와 왕벚나무가 품 넓은 그늘을 선사한다.

길에 깔린 자갈을 밟으니 재잘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체육공원을 지나면 갈림길이 연달아 나온다.

함지골약수터 방향으로 계속 간다.

연세대수목원이 있는 곳이라 편백 군락지가 심심찮게 보인다.

오늘 둘레길을 걸으면서 자주 편백 숲을 만난다.

잠시 뒤 너덜 지대에 쌓은 돌탑이 무더기로 보인다.

돌탑 삼거리는 나중에 하산할 때 또 만난다.

잇따라 선 이정표를 따라 복천사 쪽으로 간다.

숲 속을 걷다가 잠깐 하늘이 훤한 곳에 섰다.

영도구 영선동과 서구 암남동을 잇는 남항대교가 사선을 그으며 바다를 가로지른다.

바다 위 뭍으로 진정산, 천마산, 아미산이 사이좋게 산줄기를 이뤘다.

이 때 산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금관악기 소리가 들렸다.

길을 따라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다.

골프 모자에 은색 목걸이를 한 윤창록(70·영도구 신선동) 씨가 있었다.

독학으로 트럼펫과 색소폰을 깨쳐 올해 초부터 봉래산에서 연주하기 시작했단다.

한 곡 청했더니 '유정천리', '찔레꽃'을 들려준다.

경남 함안 출신인 윤 씨는 악기를 연주하며 고향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씨가 무사히 산행을 마치라며 한 곡을 더 뽑았다.

그의 배웅 속에 길을 재촉했다.

전망대를 지나 5분 정도 가면 복천사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에서 돌계단을 밟고 내려와 계속 복천사 방향으로 진행한다.

7분 정도 가면 복천사 삼거리가 나온다.

복천사는 고려 말 나옹 왕사가 창건한 영도의 대표 사찰이다.

고려 때는 해운암이라 불렀다가 지난 1912년 복천사로 바뀌었다.

유형문화재 제62호인 아미타극락회상도 등 문화재 7점이 있다.

복천사에서 나와 오른쪽에 있는 울타리에 둘레길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부터 갈림길이 자주 있어 길이 헷갈린다.

이정표와 리본을 참고해 산제당이나 봉래체육공원 방향으로 가야 한다.

넉넉잡아 20분가량 길을 따르면 산제당 뒷문이 나온다.

등산객한테 상시 개방된 문이다.

제당의 유래가 기이하다.

절영도(영도의 옛 이름)는 예부터 국마를 키운 곳이다.

언제부턴가 말을 서쪽으로 끌고 가 육지로 건너가면 이유 없이 죽었다.

당시 부산진 첨사인 정발 장군의 꿈에 선녀가 나타났다.

선녀는 "나는 본래 탐라(지금의 제주)의 여왕이다. 고려 최영 장군이 탐라를 점령하자 그의 첩이 됐다가 헤어졌다. 그가 영도로 유배됐다는 말을 듣고 찾아 왔지만 장군은 없었고, 결국 나는 영신이 되고 말았다. 사당을 지어 내 고혼을 위로해주면 군마가 죽는 일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발은 조정에 사실을 보고해 산제당, 아씨당 등 제당을 짓고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

이 전통은 지금도 유지된다.

제당에서 나와 호국관음사, 극락암을 지나 대법사 담벼락을 돌아 다시 둘레길로 접어든다.

이정표에 있는 해돋이 배수지 방향으로 걷는다.

유림아파트를 왼쪽에 끼고 철조망을 따라 계속 간다.

주변에 편백 숲이 우거져 걷기에 딱이다.

여기서부터도 갈림길이 여러 갈래다.

이정표와 리본을 잘 짚어보고 걸어야 한다.

봉래체육공원에서 청봉약수터까지는 15분 정도.

청봉약수터에서 혜련사 쪽으로 15분쯤 더 가면 생태자연공원이 나온다.

빽빽한 편백 숲 아래 평상이 있어 쉴 만하다.

아이들이 노는 무대도 있다.

생태공원 울타리를 빠져 나와 2분쯤 오르면 장사바위가 나온다.

바위에도 전설이 있다.

옛날 봉래산에 9척 장사가 살았다.

마을 사람들이 끼니마다 쌀 한 말씩을 장사한테 먹였다. 어느 날 영도 앞바다에 괴물이 나타나

마을 처녀를 잡아갔다.

장사는 주민들의 은혜에 보답하려고 괴물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뤘고 결국 둘 다 죽었다고 한다.

장사바위부터는 느슨한 오르막이다.

갈림길을 여러 번 통과해 15분쯤 가면 미륵사약수터다.

약수터에서 450여m 진행하면 봉래산 능선으로 붙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부터 된비알이다.

너덜을 밟고 조금 경사가 느껴지는 길을 15분 정도 오른다.

뒤돌아보니 조도와 오륙도가 지그시 지켜보고 있다.



손봉에 올라 바다를 쳐다봤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수평선 끝까지 시야를 넓힌다.

날이 좋으면 일본 대마도가 보이기도 한다.

자봉(子峰·391m)은 손봉에서 400m쯤 북쪽에 있다.

손봉이 손자봉이고, 자봉은 그 아비 봉우리이다.

자봉에 정자 전망대가 있다.

사방에서 바닷바람이 불어 주체를 못할 지경이다.

바람은 짠 내음이 안 느껴지고, 볼에 닿으니 보드랍다.

정자에 앉아 서쪽을 보면 멀리 낙남정맥의 불모산, 용지봉도 어슴푸레 눈에 들어온다.

자봉에서 안부를 지나 7분 정도 더 가면 '영도 할매 바위'가 나오고, 바위 바로 뒤 봉우리가 봉래산 정상이다.

전설과 설화에 따르면 '영도 할매'는 시샘이 많다고 한다.

영도에 살던 주민이 할머니가 보이는 곳으로 이사를 가면 3년 안에 망해서 영도로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향토사학자들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영도의 신성한 기운을 시기해 '영도 할매 해코지설'을 퍼뜨렸다고 풀이한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

우리나라 토지 측량의 기준점인 '대삼각본점'이다.

1910년 6월에 일본 토지국이 설치했는데, 이 삼각점을 기준으로 한반도 전체에

삼각 본점과 소 삼각점을 만들었다.

삼각점의 시조인 셈이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하산길이 있다.

354봉에 조금 못 가 갈림길이 있다.

왼쪽으로 비스듬히 내려서 목장원 방향으로 간다.

갈림길에서 이 지점부터 영봉약수터까지 20여 분 정도. 중간중간 너덜이 있고, 폭우로 일부 유실된 길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수터에서 올라올 때 지났던 돌탑 삼거리까지는 3분 정도.

여기서 15분 남짓 걸으면 종점인 목장원에 닿는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영도 봉래산 '산행지도'

 

 

 

 

 

 

영도 봉래산 '가는길 먹을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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