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천령산'   

금산금산 2015. 12. 1. 19:26

경북 포항 '천령산'

 

 

 

 

 

옥빛 폭포수 지축 흔드는 '여름 비경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계곡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긴 장마를 지낸 세상을 한여름 더위가
     순식간에 점령해 버리자,
       몸이 단 산꾼들이 계곡을 끼고서라도
         산으로 오르고 싶어하는 것이리라.

아닌게 아니라 이즈음의 산행 소개도
 계곡을 앞세우지 않고는 추천할 만한 곳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산이 자랑인 나라이니,
    그만큼 물줄기가 다양한 것도 당연지사. 
     계곡을 몇개씩 거느린 높은 봉우리가 있는가 하면
      봉우리는 낮더라도 긴 산줄기를 타고
       내려온 깊은 계곡 덕택에 
        유명세를 치르는 곳도 많다.

이번 주 소개하는 천령산도 산세와 더불어 계곡이 깊고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향로봉 매봉 내연산(삼지봉)을 연결하는 종주 코스는 60리가 넘는 옹골찬 길이다.

최고봉 향로봉과 내연산은 잘 알려져 있어 부산·경남의 산꾼들도 많이 찾지만

천령산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하늘에 걸린 고개'라는 뜻의 천령산은 원래 우척봉으로 불렸으나 일제 때 지금의 이름이 됐다.

더불어 청하골,12폭포골,내연골 등 계곡마다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보경사 계곡

계곡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비경을 다 담고 있다.

 오히려 산보다 더 유명해 매년 여름철 계곡 추천지로 빠지지 않을 정도다.


이 지역 산행은 다양한 코스가 가능하지만 여름철 산행인 점을 십분 고려해

그늘이 많은 능선길에 이어 계곡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산행 기점 역시 해발 600여m로 한여름에 오르더라도 별 무리가 없고 그늘과 쉼터가 잇따른다.

말미에 보경사 계곡을 둘러보도록 한 것도 거꾸로 오르면 계곡의 비경에 젖어 산을 잊어버릴까 '염려'한 때문이다. 구체적인 경로는 경상북도수목원~전망대~삿갓봉~외솔배기~638봉~삼거리~천령산(우척봉)~헬기장~하늬재~갈림길~계곡~관음폭~보현암~문수암~보경사~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코스.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안팎이다.


경북 월포해수욕장에서 청송으로 이어지는 68번 국도를 따르다 샘재를 넘어 만나는 경상북도수목원이 들머리.

수목원 주차장에서 산쪽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전망대로 향하는 짙은 밤색 나무계단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나무계단까지는 5분.

잘 꾸며진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나무계단과 나란히 오르는 오솔길도 나 있다.

아무래도 꾸며진 등산로보다 오솔길을 따르는 편이 산행을 시작하는 즐거움이 크다.


땀방울이 제법 굵어질 즈음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는 예전 산불감시초소로만 쓰이던 곳으로 조망이 뛰어나 몇해 전에 새로 들어섰다.

잠시 땀을 식힐 겸 올라선다.

북서쪽으로 내연산 매봉과 향로봉 능선이 이어지고 그 서쪽으로 낙동정맥 줄기도 눈에 들어온다.

포항 북부지역도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전망대를 내려 서서 오른쪽으로 돌면 임도가 열린다.

 5분여를 걸으면 갈림길을 만난다.

이정표를 참고해 삿갓봉 방향으로 오른다.

무인대피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다시 갈림길.

'삿갓봉'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왼쪽길로 오른다.

길을 잘못 든 이들이 많았던지 한 산악회에서 이정표를 세워놓았다.


헬기장을 지나면 곧 삿갓봉 정상.

천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매봉 향로봉으로 달리는 능선이 나란히 섰다.

산은 초록빛 융단을 입고 서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듯하다.

정상 이정표를 참고해 등로를 잇는다.

북동 방향이다.

곧 갈림길을 만나는데 계속 직진하면 된다.

이후 능선길은 전형적인 육산의 풍모를 과시한다.

바위 구경은 천령산 정상에 오르기 전이나 계곡을 내려선 다음에야 할 수 있다.

대신 부드러운 흙에 뿌리를 둔,키 큰 나무들이 넉넉한 그늘을 드리운다.

굳이 계곡이 아니더라도 여름산행지로 적당할 듯싶다.


삿갓봉을 떠나 25분여를 걷다 만나는 사거리 고개는 외솔배기.

이정표를 참고해 천령산 방향을 따른다.

천령산까지는 3.6㎞.

외솔배기를 지나고부터는 봉우리 대여섯개가 잇따른다.

때로는 봉우리를 넘고,때로는 트래버스하는 방법으로 길을 지난다. 

하지만 높낮이가 거의 차이가 없어 산길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호젓한 오솔길로 여겨질 정도다.

넉넉한 그늘과 시원한 기운이 가득해서인지 산꾼들이 쉬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한다.

외솔배기에서 638봉까지 30분.

이곳에서 정상 아래 삼거리까지 다시 30분이 걸린다.

정상 아래 삼거리를 지나면 된비알이 제법이다.

그저 발을 들었다 놓는 것만으로도 땀이 비오듯 하는데 갑자기 산이 심술을 부린다.

주위 나무들의 키가 쑥 낮아져 그늘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걸음이 빨라진다.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30분.


천령산 정상에서는 매봉 향로봉 삼지봉 삿갓봉으로 이어지는,심산의 파노라마를 한껏 즐길 수 있다.

때로는 부드럽게 이어지고,때로는 심하게 요동치는 산세는 보는 이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정상의 또 다른 매력은 너도밤나무와 참나무가 선사하는 넉넉한 쉼터.

부채만한 잎으로 뙤약볕을 막고 서서 산을 찾는 이들을 쉬도록 한다.

하산길은 보경사주차장 쪽으로 잡는다.

5분 후에 헬기장을 지난다.

계속 내려서다 보면 넉넉한 터를 만난다.

바로 하늬재.

답사 코스는 이 지점에서 이정표의 '보경사계곡' 방면으로 잡는다.

보경사주차장 방면으로 100여m를 가면 백설샘이 있다는데 답사 때는 찾지를 못했다.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이 아마 백설샘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늬재에서 10분을 더 가서 만나는 이정표를 따라 음지밭뚝 방향으로 내려선다.

직진하는 길이 보경사주차장 방향이다.

되돌아 내려서는 길을 따르면 된다.

갈림길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길이 가팔라진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고 쓰러진 채 길을 막기도 하고

축축히 젖은 등로는 조금만 주의가 흐트러져도 엉덩방아를 찧게 한다.

갈림길에서 20여분을 내려서면 계곡 물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구간을 지나면 코스의 하반부로 접어든다.

계곡을 따르는 시원한 계곡 산행이다.

내연골 12폭포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 코스에서는 모두 6개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계곡을 만나면 계곡 산사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5분여를 걸어 만나는 첫 폭포는 관음폭.

12폭포 중 가장 기이한 형태를 자랑한다.

하늘로 솟구치듯 뻗은 기암들 사이로 두 물줄기가 나란히 떨어지고 넓은 소는 한달음에 달려들고 싶도록 만든다.

우레 같은 물소리에 관음폭 위의 구름다리를 건너면,깎아지른 병풍바위 사이로 옥빛 물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바로 내연골 최고의 폭포로 이름난 연산폭이다.

계곡을 내려서면서 잠용폭,삼보폭,상생폭(쌍폭) 등을 차례로 만난다.

계곡들은 저마다 얘깃거리나 전설을 품고 있음 직하다.

다시 계곡길을 따르면 보현암,문수암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난다.

관음폭에서 보현암까지 10분,다시 문수암까지 25분 걸린다.

집채만한 바위덩이를 타고 넘기도 하고 계곡 물줄기로 가까이 다가서기도 하는 계곡길이지만

나무데크나 콘크리트 길이 곳곳에 있어 옛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20분쯤 더 걸어 보경사 절집을 둘러본다.

다시 매표소를 지나 보경사 주차장에 닿는데는 20여분 걸린다.

 


 글·사진=김영한기자 kim01@

 

 

 

 

 

경북 포항 천령산 '개념도'

 

 

 

 

                             

 

 

 

 

경북 포항 천령산 '산행수첩'

 

 

 

                                                                

 

 

산행 기·종점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자가승용차를 이용한 단독 산행지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자가용 2대 이상을 함께 이용하거나 단체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 적합하다.

경로는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에서 내려 7번 국도 울진 방향을 따른다.

포항에 닿기 전에 28번(포항 우회도로) 도로로 잠시 빠졌다가 다시 7번 국도로 들어선다.

위덕대를 지나 월포해수욕장 입구에서 청하·청송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이곳부터는 경상북도수목원 혹은 상·하옥 이정표를 따르면 들머리에 닿는다.

부산에서 경상북도수목원까지는 2시간30분 안팎이 걸리고,월포해수욕장에서 들머리까지는

30분 가량이면 닿는다.

대중교통은 연결편이 많지 않다.

노포동 버스종합터미널에서 포항행 버스는 첫 차가 오전 5시 30분에 출발하며 1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포항에서 부산행 막차는 오후 9시. 1시간15분 걸린다.

하지만 경상북도 수목원까지 이어지는 시내버스 연계가 여의치 않다.

포항터미널에서 상옥이나 청하 방면 버스가 하루 3차례씩 운행된다.

상옥행은 첫 차 오전 5시 40분,오전 10시 15분,오후 4시 15분.

청하 방면은 오전 8시를 첫차로 낮 12시,오후 6시에 있다.

들머리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김영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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