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낙스이텍' 한성호 대표
"중대형 전지 새 성장동력 키워, 전해액 세계시장 주름잡겠다"
본지는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 선정된 부산 지역 기업의 면모를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는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산 월드클래스 300 기업의 대표를 만나 사업체 현황,
성장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 후발 업체들 뛰어들며 경쟁 심화
- 상승 매출 원상복귀 쓴맛 봤지만
- 특허 받은 첨가제 기술개발 주력
- 獨 보쉬사와 협력업체 등록 절차
- 연말 전기차 배터리 공급 기대감
- 임직원과 비전·목표 달성 부푼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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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낙스이텍 한성호 대표. 김성효 기자 kimsh@ |
파낙스이텍 한성호(51)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생기업을 모두 거친 '전천후' 기업가다.
대기업을 나와 창업 후 혹독한 사업 실패를 겪고, 이후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기업의 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한 대표는 "욱성화학(파낙스이텍 전신) 당시 매출 규모가 500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계열사를 모두 합쳐 2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사업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 전해액 제조업체로 세계 시장 우뚝
첨단 정밀화학기업 파낙스이텍은 지난해 4월
정부의 '월드클래스300 프로젝트' 기업에 선정됐다.
리튬이온전지 전해액(electrolyte) 제조업체로 월드클래스300 기업
선정 당시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세계 2위를 차지한 성과가 높게 평가됐다.
파낙스이텍은 제일모직의 전해액 사업을 인수한 욱성화학에서 2009년 분할 설립됐다.
안료기업에서 전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기업과 리센, BYD 등 글로벌 기업의 주 협력사로 있었으며, 이후 투자 유치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 2010년 300억 원이었던 연 매출은 1년 사이 935억 원으로 3배 이상 급성장했다.
당시 삼성SDI 매출의 70~80%를 담당했으며, 일본 미쓰비시 사에 이어 전 세계에서 전해액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업체가 됐다.
한 대표는 "명실공히 글로벌 전해액 전문 업체로 발돋움 하면서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한 대표는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1991년 삼성종합화학 연구소에 입사해, 1997년 제일모직 전자재료부문 기획팀장 및 개발팀장을 거쳤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확히 입사 10년이 되는 해인 2001년 사직서를 냈다.
곧바로 화장품 첨가제 제조업체를 설립했지만 6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연구원 출신인 그가 기술력만 믿고 경영을 시작한 탓이었다.
한 대표는 "기술이 뛰어나면 사업이 될 줄 알았는데, 조직 및 인력 관리 등 종합적인 경영능력이 필요했다. 그때의 사업 실패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경영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지역 중소기업의 연구소인 욱성화학 연구소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한 대표는 "안료 사업 중심의 욱성화학은 전해액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2010년 파낙스이텍 전자재료부문장을 맡으면서 전해액 분야를 총괄했다.
2011년 매출이 1000억 원에 가까워졌을 때는 수익 일부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다.
■ 전기차 중대형 전지시장 도전장

휴대용 전자기기에 쓰이는 소형 전지는 기존 전해액 시장의 주력 분야지만, 후발 중국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파낙스이텍과 같은 선점 업체들은 매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세 배로 뛰었던 매출이 다시 원상복귀 되는 쓴 맛을 봐야 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기존 전해액 업체는 전기차, ESS(전력저장장치), 로봇 분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파낙스이텍도 월드클래스300 기업 선정 이후 핵심 첨가제의 전액 성능을 올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이 특허 받은 첨가제를 이용해 현재 삼성SDI 민생용·중대형 사업부에 모두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중대형 전지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만큼 안정성이 중요하다. 폭발 방지를 위해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는 과정"이라며 "지금은 중대형 전지의 매출 비중이 15~20%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증가해
2020년께는 중대형 전지 생산이 민생용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낙스이텍은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독일 보쉬(BOSCH)사와 협력업체 등록 절차를 밟으며
중대형 시장에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한 대표는 "보쉬와 일본 GS유아사, 미쓰비시사의 3자 합작법인이 가동하는 전기차 배터리 양산 라인의
공급업체 선정이 올해 말 완료된다. 파낙스이텍이 협력업체로 참여하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걸맞은 회사로서 재도약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클래스' 기업의 대표 자리에 오른 지금도 한 대표는 구체적인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개인 사업에 실패하고 욱성화학에 입사해 고민이 많았을 때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었다.
'생생하게 꿈을 꾸면 언젠가는 실현이 된다'는 내용이다. 그 이후 노트에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를 적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하나씩 현실로 이뤄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회사의 목표를 정하고 직원들과
공유해 꾸준히 달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파낙스이텍'은 어떤 기업
- 논산 공장, 리튬이온전지용 전해액 年 1만t 생산 '세계 최대'
- 첨단기술 집약 스타라이트 출시
- 순도 99.95% 용매…불순물 낮춰
- 中·말레이와 생산량만 세계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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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회동동 파낙스이텍 본사 전해액 공장 시설. 김성효 기자 |
파낙스이텍(주)(대표 한성호)는 리튬이온 전지의
품질을 결정하는 전해액 제조업체다.
전해액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 전지 반응을 원활하게 하는 물질이다.
파낙스이텍은 연간 2만3000t의 전해액 생산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해액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전해액 브랜드 '스타라이트(StarLyte)'다.
2013년 기준 파낙스이텍의 연구개발비는 17억67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3%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76건, 해외 34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집약돼 탄생한 제품이 바로 스타라이트다.
전해액은 불순물이 많으면 저항값이 올라가는 등 전지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스타라이트는 순도 99.95% 이상의 용매를 구현해 각종 불순물 함량 값을 낮췄다.
파낙스이텍의 공장과 R&D센터는 충남 논산에 있다.
특히 논산 공장은 연간 1만 t의 리튬이온전지용 전해액 생산 능력을 자랑한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파낙스이텍은 지난해 6월 늘어나는 글로벌 전해액 수요에 맞춰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총 150억 원을 투자한 2만3900㎡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의 준공식을 가졌다.
한성호(51) 대표는 "현재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에 생산사업장을 보유하고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튬이온전지는 노트북, 휴대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하이브리드자동차(HEV)와 전기자동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의 중간 단계) 등 그 시장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향후 로봇 등 대형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대형 전지 시장이 지금보다 3.5~4배가량 늘어난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해액으로만 40만 t에 달한다.
파낙스이텍은 중대형 전지용 전해액 시장의 선점을 목표로 고기능성 첨가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신규 전지 소재 및 반도체 소재 등 첨단분야에 지속적으로 도전해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을 쏟겠다"며 "사업구조 다각화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한 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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