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영도 동삼동 패총 '쓰레기장 방불'

금산금산 2016. 4. 5. 21:17

영도 동삼동 패총 쓰레기장 방불





유적 보호·설명 안내판도 없이 발굴터 검은 천막으로만 덮어





27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패총 유적지에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 낮은 울타리 넘어 쓰레기 투기 
- 주민들 국가사적인줄도 몰라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대표 유적국가사적 266호 동삼동 패총이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패총은 국가지정문화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유물을 보호하려고 설치한 울타리는 곳곳이 부서졌거나 뽑혀 있었다.

펜스 안쪽에는 상인이나 행인이 버린 쓰레기로 뒤덮였다.

어민이 버린 그물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신석기시대 유적을 추가로 확인한다며 시범 발굴(본지 지난해 3월 6일 자 10면 보도)한 곳 바닥에

검은 천막을 덮어 놓았지만, 바닷바람에 천막 일부가 훼손돼 흙먼지가 날렸다.

일부 주민은 이곳에 건조대를 설치해 빨래를 말리고 있었다. 



동삼동 패총은 남해안 지역 패총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동삼동 패총은 신석기 초기부터 말기까지 모든 문화층이 겹쳐 있어 신석기문화 연구의 기준이 되는

주요한 유적이다.

신석기시대의 폐기물 집하장인 이곳이 현대 쓰레기장으로 이용되는 셈이다.

패총 옆 동삼동패총전시관에서 발굴 유적을 전시하지만, 정작 동삼동 패총 유적지에는

패총의 역사적 의미나 연구가치를 설명하는 표지판이나 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시범발굴을 벌인 부분은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영도구는 신석기박물관 건립을 위해 패총 가운데 문화재 보호구역인 3980㎡에

문화유적이 묻혀 있을 것으로 보고 400㎡가량을 발굴했다.

그곳에서 나온 문화재들은 현재 검증절차를 밟고 있다.

패총에서 문화재를 찾아냈지만 해당 구역을 검은 천막만 씌운 채 방치했다.

주민도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유적지가 쓰레기장처럼 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영남(여·57) 씨는 "근처 식당에 가거나 산책하러 자주 이곳을 찾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누가 유적지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김종현(25) 씨는 "안내판이 없어 이곳이 잔디를 심어 놓은 공원이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중요한 유적지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도구는 문화재청 예산을 받아 다음 달부터 새로 울타리를 세우고 흙이 노출된 곳은 잔디를 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김종길 문화기획 담당은 "새로 설치하는 울타리에 1m 높이로 중간마다

패총을 설명할 수 있는 안내판을 부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