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매듭] 섬뜩한 매듭이라고요? NO! 생명 구하는 귀한 매듭이랍니다
물놀이, 야영 등 야외 활동이 활발한 계절이다.
하지만 흥에 겨워 노는 데 빠지게 되면 자칫 안전을 소홀히할 수 있다.
센 물살에 쓸려 들어갈 수도 있고, 부실하게 고정한 텐트나 천막의 줄이 풀어져 다칠 수도 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매듭법 몇 가지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다.
잘 배운 매듭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
■ 매듭법은 야외 생활 필수
119 특수구조대 활동을 8년간 한 부산 부산진 119구조대 이장수 구조대장은
누구든지 기본 매듭법 몇 가지는 반드시 익혀 둬야 한다고 말한다.
매듭법을 알고 모르는 것에 따라서 사람을 살릴 수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소방대원들은
소방학교에서 필수 매듭법 20가지 이상을 반드시 숙달해야 한다.
인명을 살리거나 구조 활동에 필요한 것이 로프이고, 이 로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듭법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는 것.
매듭법은 흔히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
시민을 대상으로 매듭법을 별도로 강의하는 기관도 119 이외에는 거의 없다.
클라이밍 교육을 하는 각종 산악회의 등산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정도.
소방관과 경찰관에게는 이런 매듭법이 필수인데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토곡지구대의 장은성 순경이
11층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쓰러져 있는 취객을 구한 것도 매듭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 순경은 취객을 발견하고 빨랫줄을 끊어 연결한 뒤 빨랫줄 기둥과 자신을 묶어 취객을 구조했다.
장 순경은 뒤에 중앙경찰학교에서 매듭법을 배운 것이 도움됐다고 했다.
장 순경이 현장에서 실천한 매듭법을 짐작해 보면 빨랫줄끼리 이어 묶는 방법은 장구매듭(피셔맨스 매듭),
빨랫줄 기둥을 묶은 매듭법은 고정매듭(보라인 혹은 투 하프 히치), 자신의 몸을 묶은 매듭은 잡아매기(두 겹 보라인) 매듭으로 보인다고 이 구조대장이 말했다.
이 구조대장은 가장 보편적인 매듭 세 가지인 말뚝매기, 고정매듭, 잡아매기 정도는 반드시 익혀 두면
위급한 상황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말뚝매기, 고정매듭, 잡아매기
말뚝매기는 로프를 감아서 기둥에 고정할 때 쓰는 매듭(사진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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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
일명 '소말뚝 매듭'이라고도 한다.
요트의 완충재(펜더)를 매달 때도 이 매듭법을 쓴다.
등반에서도 자주 쓰이는 매듭이다.
간단한 구조여서 로프를 묶거나 풀기에 쉽다.
다른 말로는 '카베스탕 매듭'이라고도 한다.
이 구조대장은 시민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할 한 가지 매듭법을 꼽는다면 고정매듭(사진②)이라고 말했다.
보라인이라고 부르는 고정매듭은 인명구조나 수색 등에 가장 많이 쓰이는 매듭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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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
우선 어떤 매듭보다 빨리 묶을 수 있고, 강도도 매우 좋다.
매듭이 아무리 단단하게 조여도 나중에 쉽게 풀 수도 있다.
고정매듭을 '매듭의 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둥을 묶거나, 사람을 묶거나, 짐을 묶거나, 구멍을 통과해서 묶는 데도 고정매듭이 응용된다.
변형 고정매듭은 고정매듭에 한 번 더 매듭을 해서 강도를 더욱 높여 주는 매듭법이다.
매듭의 끝가닥으로 고리 밑의 바깥에서 안쪽으로 다시 한번 감아 주면 안전성이 높고 든든하다.
등반에서도 하네스가 없을 때 생명줄을 묶는 방법이다.
이를 '요세미티식 보라인'(사진③)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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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
잡아매기는 고정매듭을 변형한 매듭법이다.
주로 소방대원들이 사용하는 잡아매기는 고정매듭의 큰 원을 두 겹 이상 두르는 것만 다르다.
이는 묶인 사람의 몸을 좀 더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수색을 할 때나 높은 곳에서 사람을 내리거나 올릴 때 이렇게 한다.
이 구조대장은 "잡아매기는 자기 몸에 로프를 감는 것으로 주로 부상자의 구출이나 낙하 훈련을 할 때 신체에 주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조대장은 "로프는 무언가를 연결하고 묶기 위해 만든 도구이고, 119구조대원들은 그런 로프와 가장 친한 존재"라며 "누구나 로프를 묶을 수는 있지만 매듭법을 제대로 배우는 이유는 쉽게 잘 묶고, 더 단단하고, 풀 때 잘 풀리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올여름 고정매듭 하나는 제대로 익히자.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
고정매듭(보라인)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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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원줄에 작은 원을 만든다 - 한쪽 끝으로 원을 통과한다 - 한쪽 끝으로 원줄을 감싼다 - 처음 통과한 원으로 되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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