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개통 앞둔 [동해남부선]...안전문 없고 배차간격 30분 '반쪽 개통'

금산금산 2016. 12. 20. 20:16

개통 앞둔 [동해남부선]...

안전문 없고 배차간격 30분 '반쪽 개통'





오는 30일 개통할 예정인 동해남부선이 사실상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이다.

스크린도어(안전문)설치는 요원한 데다, 배차 간격도 30분에 달해

승객 편의와 안전 모두 반 토막 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오는 30일 새벽 4시

동해남부선 1단계 부전~일광 구간 첫 열차를 운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동해남부선 교대역 입구



부전~일광 구간은 동해남부선 부전~울산 전체 22개 역 가운데 부산 구간 14개 역을 포함한다.

2단계인 일광~울산 태화강은 2018년 개통 예정이다.

애초 동해남부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2호선 벡스코 역 ▷3호선 거제역에서 환승할 수 있어

'도시철도 5호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는 배차 간격이 30분에 달하는 데다 안전문 설치도 불투명해,

승객 안전과 편의를 모두 놓쳤다는 점이다.

동해남부선은 출근시간(오전 7~9시)과 퇴근시간(오후 6~8시)은 15분 간격으로 다니고

나머지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할 방침이다.

출퇴근 시간대 배차간격 15분과 나머지 시간대 30분은 사실상 일반 열차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 직장을 둔 김만기(36·기장군 기장읍) 씨는 "출퇴근 시간대에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차를 놓치면 꼼짝없이 지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자주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동해남부선이 도시철도 역할을 하지만, 일반철도라는 이유로

도시철도에는 설치가 의무화 된 안전문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20일 찾은 동해남부선 교대역 승강장에는 안전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약 1m 높이의 철제 난간만 놓여있어 불의의 사고에 취약했다.

철도시설공단에 의하면 교대역 외에도 개통 예정인 나머지 13개 역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해남부선 교대역 승강장




이는 동해남부선이 광역철도가 아닌 일반철도로 분류돼 안전문 설치 의무에서 벗어난 탓이다.

그렇지만 동해남부선은 부산 울산 경남 간 출·퇴근용도로 건설된 사실상 도시철도.

출퇴근 시간대 승객이 몰리면서 사람에 떠밀려 철로로 낙상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특히 도시철도와 환승이 가능한 교대역, 벡스코 역, 거제역은 승객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가 광역철도와 도시철도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기술기준 고시를

개정한 이유도 출퇴근 시간 대규모 인파가 몰려 승강장에서 철로로 떨어지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철도에 몸을 던지는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코레일이 지난 8월 공개한 자료를 참고하면 열차 사망사고 중 목숨을 끊기 위해 선로에 뛰어드는 등

자살추정 사고 비율은 2011년 37%에서 2012년 42%, 2013년 48%, 2014년 50%, 지난해 52%로 계속 늘었다.

안전문 미설치 역사로 자살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사정이 이렇지만 안전문 설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철도시설공단 영호남권 건설본부 관계자는 "안전문 설치 필요성은 느끼고 있어 기재부에 예산 신청을 할 예정이다"면서도 "안전문 설치 예산이 잡힐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