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선의산~용각산'
황홀한 조망에 넋놓다
학일 통내 사룡 관룡 비슬 가지산 등 영천 대구 창녕 밀양의 산들 한눈에
사위질빵 익모초 무릇 등 야생화도
들머리선 감 복숭아 자두 등 과실도
이번 주 산행지는 청도 선의산~용각산.
마루금이 남북으로 이어져 마치 하나의 산처럼 종주 가능한 이 두 산의 자랑은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과 봄 한 철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군락지.
여전히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는 요즘 선의산~용각산을 찾는다면 들머리에서부터 정신없이 눈이 휘둥그레진다. 워낙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청도 선의산 정상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정면의 봉우리는 706봉, 그 우측 뒤로 용각산, 그 뒤 왼쪽 끝에서 우측으로 비룡산 시루봉 대남바위산 철마산 화악산 남산 등 청도의 산들이 확인된다. |
청도의 특산물인 감나무를 비롯해
복숭아 사과 자두 피자두 모과 밤 등이 알토란처럼 익어가고,
여기에 오가피 두충 제피 그리고 지금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두릅나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산 속으로 들어가면 우리 전통 과일 중 하나인 으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발 밑으로는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사위질빵
며느리밑씻개 짚신나물 박주가리 등 각종 야생화가 즐비하다.
영지 등 버섯류도 빼놓을 수 없다.
산행 초입에는 가시덩쿨을 헤치고 가야 하는 고행길이 제법 기다리지만 이 구간만 무난히 넘긴다면 근래에 보기드문 볼거리 많은 산행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산행은 청도군 매전면 두곡리 마을회관~중들마을~숲실마을~암자골~주능선~선의산(756m)~706봉~
용각산(697m)~달성 서 씨묘~임도~두곡리 마을회관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정도이며,
산으로 접어드는 초입 부분만 잘 찾으면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다.
두곡리 마을회관에서 마주보이는 산이 용각산이며, 선의산은 보이진 않지만
회관 뒤쪽 청도와 경산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결국 마을회관을 기준으로 선의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셈이다.
맨 위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선의산 정상에 위치한 일제의 쇠말뚝 뽑은 표식(사진 내 오르쪽) 운지버섯 영지버섯 며느리밑씻개 사위질빵 익모초. |
산행은 마을회관 우측으로 열린 포장로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주변에는 감과 복숭아가 널려 있고 그 사이사이로
오가피 두충 모과나무도 눈에 띈다.
논자락에는 벼 이삭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전형적인 우리네 농촌 풍경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사과 및 배나무까지 보이고 왼쪽 건너편 산비탈에는
아카시아나무 군락지와 활짝 핀 두릅나무 꽃도 시선을 붙잡는다.
첫 번째 만나는 중들마을을 지나 숲실마을 앞에서 갈림길.
개울물이 흐르는 왼쪽으로 간다.
5분 뒤 개울을 건너는 다리 앞에서 다시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으로 간다.
이때부터 타 산악회의 안내리본이 한 두 개씩 보인다.
개울 주변에는 온통 오가피나무다.
그간 안 보이던 자두 및 피자두 나무도 확인된다.
아직도 포장로의 연속.
길 우측에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며 그 주변에는 앞서 봤던 감 복숭아 오가피 자두나무 등이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정면 저 멀리 그림같은 별장이 보일 무렵 흙길로 이어진다.
5분 뒤 별장에 닿는다.
오래 전 암자터였던 이곳 암자골 옛 가옥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화려한 별장 두 채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위쪽 별장 좌측으로 15m쯤 올라 우측 샛길로 향한다.
시원한 대숲을 지난다.
오래 전엔 대숲을 관통해 올라왔지만 별장 때문에 우회하는 셈이다.
10분쯤 뒤 이번엔 좌측으로 샛길이 열려 있다.
그간 인적이 드물어 잡풀이 무성하다.
5분 뒤 오래 전 경작지였는지 경사가 완만한 터에 선다.
이때부터 길은 애매모호하다.
정답은 물소리가 나는 계곡과 반대쪽인 왼쪽 지능선 쪽이었다.
노란 안내 리본을 촘촘하게 달아 놓았다.
참고하길.
이곳에서 산행팀은 사방팔방 길을 찾느라 30여 분을 허비했다.
찾고 보면 겨우 1분이면 통과하는 구간인데 말이다.
길을 찾다 보니 주변에 작은 바나나 모양의 으름이 자주 눈에 띈다.
이때부터 산행은 일사천리.
고진감래라고. 반듯한 산길이 이렇게 고마운 줄 새삼 느끼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도중의 길섶에는 사위질빵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꽃 참나리 짚신나물 참취꽃 파리풀 주름잎 이질풀 무릇
익모초 박주가리 층층꽃 등 요즘 볼 수 있는 웬만한 야생화 및 야생초가 목격돼 자주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길은 서서히 경사를 올리더니 주능선에 닿기 전 마지막 20분 정도는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경사가 급하다.
주능선부턴 비슬기맥길.
우측은 잉어재 삼성산 대왕산 학일산 통내산 방향, 산행팀은 왼쪽으로 향한다.
완경사길로 농짝만한 바위와 집채만한 바위를 잇따라 오르면 정상에 선다.
능선 갈림길에서 5분.
옛 정상석 쪽의 전망대 바위에 서면 좌측 10시 방향의 둥근 대왕산에서 우측으로 큰골산 학일산 통내산
효양산 비룡산 시루봉 대남바위산 원정산이, 학일산과 통내산 사이의 뒤로 문복산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 억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대왕산 뒤로 구룡산 발백산 사룡산 단석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방향을 바꿔 북쪽인 경산 쪽으론 우측 삼성산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백자 성암 병풍 주암 비슬산이 확인된다.
1시 방향의 용각산은 손에 잡힐 듯하다.
하산은 게양대가 서 있는 급내리막길로 시작한다.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이내 갈림길.
오른쪽은 도성사, 산행팀은 이정표를 따라 왼쪽 용각산(5㎞) 방향으로 간다.
길은 묵은 완경사 내리막길이다.
20여 분 뒤 갈림길.
왼쪽은 전망대에서 본 용각산 앞 706봉을 거쳐 가는 길, 산행팀은 우측 우회길로 향한다.
이때부터 제법 산길다운 호젓한 오솔길.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길섶에는 초록의 완연한 부처손과 바위채송화, 그리고 영지 등 다양한 버섯류도 만나고
푹신푹신한 송림길도 지난다.
흠이라면 전 구간이 숲길이라 주변 조망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50분쯤 뒤 비로소 정면 숲 사이로 용각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 30분'이라 적힌 간이 이정표를 지난다.
17분 뒤 갈림길.
우측은 용암온천 상설투우장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제 정상은 불과 200m.
제법 경사진 산비탈에 어른 키만큼 자란 진달래길을 오르면 마침내 정상.
커다란 자연석에 '용각산'이라 음각돼 있고 그 위에 돌탑을 세워놨다.
발아래 남쪽으로 청도읍을 병풍처럼 둘러싼 남산 화악산 철마산과 그 왼쪽으로 원정산 대남바위산 시루봉
비룡산 효양산 통내산 학일산 단석산이, 서쪽 비슬산 왼쪽으로 화왕산 관룡산이, 북쪽으로 선의산을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팔공산 가산 유학산 주암산이, 동쪽으로 문복 고헌 상운 가지 운문 억산 천왕산 향로산 등이
한자리에서 확인 가능하다.
청도 경산 대구 양산 밀양 울산 창녕의 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하산은 왼쪽 곰티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보이는 마을이 들머리인 두곡리다. 운
산리 쪽 정상 아래 10m쯤엔 산신제를 올리는 제단이 보인다.
숲으로 진입하면 경사가 꽤 급하다.
30여 분 뒤 달성 서 씨묘를 지나면 곧 임도.
왼쪽 곰티재 방향으로 간다.
5분 뒤 임도 갈림길.
원점회귀를 위해 왼쪽 두곡리로 방향을 잡으면 30분 뒤 마을회관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선의산, 일제 쇠말뚝 뽑은 표식 눈길
청도 매전면과 경산 남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선의산에는 경산시에서 세운 정상석이 서 있다.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는 형상이라 하여 명명된 선의산(仙義山)을 두고 청도 매전면에선 마음산,
경산 남천면에선 쌍계산이라고도 부른다.
정상석 바로 옆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일제가 산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박아 놓은 길이 150㎝, 지름 15㎝ 되는 쇠말뚝을
남천면 송백리 주민들이 뽑았다는 표식이 바로 그것이다.
선의산 동쪽의, 경산 남산면과 청도 금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대왕산에도
정상석 바로 옆에 '항일 대왕산 죽창의거 전적비'가 있다.
이것으로 보아 청도와 경산의 경계 주변이 일제강점기 때 항일활동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청도읍과 매전면, 경산 남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뿔 같이 생긴 용각산(龍角山)은
용이 땅을 뚫고 하늘로 승천하면서 생긴 것이라 하여 명명됐다.
특히 용각산은 자욱한 비안개가 내릴 때 운무에 덮이는 광경이
마치 선계와 같아 '용각모우(龍角暮雨)'라고 하여 청도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 교통편
# 청도터미널서 운문사행 버스 타야
부산역에서 청도행 열차는
오전 7시5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청도역 건너편에 위치한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두곡마을 입구 덕산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11시10분에 있다.
덕산에서 두곡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덕산에서 청도행 버스는 오후 4시20분, 4시35분, 5시40분, 6시30분, 8시, 8시55분(막차)에 출발한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 9시4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밀양 청도 25번 우회전~경주 운문 20번 좌회전~두곡리 덕산리 좌회전(길건너편 위치한 조그만 이정표)~두곡교~두곡리 회전 순.
청도 '선의산·용각산'
발 때 덜 탄 한적한 낙엽길… 청도 팔경 뽐내는 아름다운 풍광
▲ 청도 땅의 척추 역할을 하는 용각분맥의 주산 용각산에서 하산길을 연다. 전설에 등장하는 용마를 매달았다는 바위가 저 바위일까? 산꼭대기 주변은 온통 진달래다. 두견이 만발할 때 오면 입이 벌어질 만하다. 멀리 영남알프스 연봉 위로 잔설이 희미하게 보인다. |
낙동정맥은 경북 경주·영천 사룡산(677m)에서 분기해 주 정맥은 정남향으로 달리고,
서남향으로 비슬지맥을 만든다.
비슬지맥은 경북 청도 땅에서 청도천과 동창천을 보듬어 밀양강까지 잇는다.
지맥의 허리쯤인 경북 청도군 매전면과 경산시 남천면의 경계에 자리 잡은 선의산(仙義山·756m)에서
다시 남쪽으로 산줄기를 뻗는데, 산꾼들은 이를 용각분맥이라고 부른다.
청도 땅의 척추 역할을 하는 분맥은 청도를 산동과 산서로 가른다.
용각산(龍角山·692.9m)은 그 척추의 대들보 격인 산이다.
청도군의 지세를 살펴보자.
군의 북쪽으로 비슬지맥이 담을 쌓았고, 이와 나란히 남쪽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영남알프스 산군이 엎드려 있다.
여기서 불거진 운문지맥에도 이름난 산이 다.
이러다 보니 청도 하면 영남알프스와 운문지맥의 준산들이 먼저 떠오른다.
이 탓일까? 아니면 그 덕분일까?
비슬지맥과 용각분맥의 산들에 정맥(지맥) 종주꾼들의 발길은 남았지만, 상대적으로 일반 등산객의
발 때는 덜 묻은 편이다.
대구·부산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 청도지역 산은 큰마음을 먹고 채비해야 하는 산행지였다.
가까이 하기엔 다소 먼 '근교 너머의 '산'이었다.
하지만 고속도로 개설로 이제 청도의 산들은 반나절이 채 안 돼 마주하는 '근교의 산'이 돼버렸다.
참나무 낙엽송 길 걷는 맛 좋아
선의산엔 일제 쇠말뚝 박은 흔적
용각산 정상엔 용마바위 전설
이번 주는 청도 사람들이 아낀다는 선의산과 용각산에 올라갔다.
선의산은 이곳 사람들이 마음으로 대한다는 산이다.
아래에서 산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해 다른 말로 '마음산'이다.
용각산은 산꼭대기에 둘러싼 아침 운무가 아름다워 '청도 팔경'에 들어갈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두 산이 잇는 마루금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지만, 낙엽송·참나무·솔숲이 넉넉했고
낙엽 덮인 묵은 길에서 간만에 오롯한 걷는 재미도 느꼈다.
영남 알프스의 북쪽을 보는 조망미도 괜찮았다.
코스는 두곡리 두실 마을회관을 출발해 중들마을에서 동쪽 능선을 탄다.
그 흔한 산행 안내리본이 하나도 달리지 않을 정도로 길이 깨끗했다.
뜻하지 않은 '개척산행'은 신 났지만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목과
선의산~용각산 사이에서 간간이 가파른 비탈을 만났다.
들머리를 출발해 659봉에 오르면 주능선이다.
이후 능선은 오르락내리락하다 선의산에서 705봉까지 무던히 걷는다.
이후 570봉~505봉~529봉을 지나 용각분맥과 만났다.
용각산에서 임도까지 솔숲을 내려와 두실마을로 가는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
산행 거리 14.5㎞, 넉넉잡아 5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혼자서도 좋고, 가족과 함께 가도 좋은 산행지다.
두실 마을회관 오른쪽으로 아스팔트 신작로가 뻗어 있다.
도로 좌우로 일명 '청도 반시'로 불리는 감나무들이 서 있다.
벌바람이 앙상한 가지들을 흔들어대니 소슬한 기분이 든다.
홍시가 주렁주렁 열리는 계절에 이 길을 걷는다면 바라만 봐도 군침이 돌겠다.
신작로를 따라 10분가량 걸어가면 중들마을이다.
통상 선의산 산행 들머리는 중들에서 1㎞쯤 북쪽으로 떨어진 암자골이다.
하나 중들~암자골 사이가 최근 아스팔트로 포장돼 운치가 없고 차량 이동도 많아
취재팀은 산행 들머리를 수정하기로 했다.
이에 암자골 들머리 대신 중들마을 능선 길을 찾아 새로운 등로를 꾸며보았다.
마을 입구 정자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마을로 접어든다.
3분쯤 걷다 보면 양철로 만든 저수조(탱크)가 보인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으면 키 큰 소나무들 아래에 묘들이 무더기로 있다.
5분 남짓 가면 길이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오른다.
솔숲 아래 오솔길이다.
낙엽이 깔린 묵은 길이다.
묘로 가는 길이라 길 폭이 좁고, 뚜렷하지 않다.
산행 안내리본을 잘 살펴야 한다.
10분 남짓 오르면 350봉이고, 이 봉우리를 우회해 다시 10분을 더 나아가면 384봉
조금 못 가서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부터 낙엽송과 참나무가 무성하다.
능선 사면을 비스듬하게 오르니 어느새 560봉이다.
낙엽길에 발자국 흔적이 하나도 안 보인다.
때 묻지 않은 길을 걸을 때 콧노래가 난다.
15분가량 된비알을 오르면 659봉이다.
비로소 주능선에 올라섰고, 서쪽으로 뻗은 비슬지맥과 만난다.
능선길을 따라 10분 남짓 간다.
발밑 낙엽이 사각대는 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린다.
암봉인 705봉으로 오르려면 설치한 밧줄을 이용해야 한다.
봉우리에 서니 비로소 사방이 확 트였다.
남쪽으로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운문산~억산 줄기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동쪽으로 보니 단석산~고헌산의 산줄기가 뚜렷하게 보인다.
705봉에서 4분쯤 진행하면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10분가량 더 가면 경산시 남천면 송백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데크 계단을 밟고 선의산 정상에 올랐다.
꼭대기는 전체적으로 암봉인데 군데군데 억새와 잡풀이 자란다.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는 모습이라는 선의산이지만, 도무지 그 모양새가 가늠되지 않는다.
오히려 말안장을 닮아 붙은 '마안산'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옛날에 1만 명의 사람들이 여기서 놀았다고 해서 정상을 '만산바위'로도 불렀단다.
풍수가들은 이 정수리의 기운을 받으면 산 주변 마을에서 정승 여덟 명이 태어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정기를 끊으려고 길이 1.5m, 지름 1.5㎜ 쇠말뚝 1개를 여기에 박았다.
표석 앞에 '일제 만행-쇠말뚝 뽑은 곳'이라는 기념비가 있다.
정상 데크 전망대에서 보면 조망은 남쪽과 동쪽이 훤하고, 북쪽과 서쪽이 조금 덜하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이정표와 갈림길이 잇따라 나온다.
이 지점에서 705봉까지 10분 거리.
705봉에서 505봉까지 고도가 쑥 떨어진다(약 10분 소요).
이럴 때면 내리막의 안도감보다 다가올 오르막의 고역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다.
505봉부터 용각산까지 가풀막이다.
오늘 구간 중 가장 험난하다.
529봉을 비켜 지나간다.
높이가 올라갈수록 숨도 가팔라진다.
'약 용각산(龍角散)은 소리가 안 날지 모르지만 산 용각산은 소리가 나네!'
취재팀 중 한 명이 농을 한다.
25분쯤 비탈과 씨름하면 비슬지맥이 끝나는 삼거리(이정표)이다.
비슬지맥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고 이제부터 용각분맥이 시작된다.
솔숲이 끝나자 진달래가 무더기로 반긴다.
진달래 숲 가운데로 길이 나 있다.
용각산 정상에 용뿔 모양의 바위는 없고, 네모 난 바위가 몇 개 서 있다.
전설에 나오는 하늘을 나는 용마를 매어둔 바위가 저 바위들 중 하나이지 싶다.
청도산악회가 한자로 용각산을 새긴 정상 표석용 바위가 눈길을 끈다.
선의산에서 보이지 않던 청도 읍내가 발아래로 선명하게 보인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곰티재' 방향으로 하산한다.
솔숲 아래 외길을 밟는다.
10분 정도면 너덜지대에 다다르고, 여기서 간벌이 어지럽게 된 솔길을 따라 다시 10여 분을 가면 임도다.
용각분맥은 이 지점에서 오른쪽 연봉 능선으로 넘어간다.
산행기점으로 돌아가려면 용각분맥에서 벗어나 임도를 타야 한다.
이정표의 '두곡리' 쪽을 향해 임도를 걷는다.
넉넉잡아 25분 정도면 마을로 접어든다.
갈색 벽돌로 지은 2층 마을회관을 보며 고샅길을 지나면 산행이 끝난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청도 선의산·용각산 '산행지도'
청도 선의산·용각산 '가는길 먹을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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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이 낫다.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에서 나와 IC교차로에서 밀양·청도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새마을로를 타고 1㎞쯤 가다, 모강사거리에서 경주·운문 쪽으로 좌회전한다.
20번 국도로 8.5㎞가량 달리다, 덕산교 못 간 삼거리에서 두곡리로 좌회전해 1.8㎞를 더 가면
두곡리 두실마을회관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은 '경북 청도군 매전면 두곡리'로 검색한다.
대중교통은 기차 편이 수월하다.
부산역(1544-7788)에서 청도역 행 무궁화호는 오전엔 5시 5분부터 11시 40분까지 10편이 있다.
소요시간 1시간가량.
청도역에서 내려 청도공용버스터미널(054-372-1565)까지 3분쯤 걸어, 관하·금천·운문사 방면 버스를 타고
덕산리 버스정류소에서 내린다.
오전엔 6시 50분, 7시 40분, 9시, 9시 20분, 10시 40분, 11시 30분에 차가 있다.
소요시간 15~20분.
정류소에서 두곡리 두실마을회관까지 도보로 25분 정도. 버스를 놓쳤다면 택시(청도택시·054-373-8282)를 탄다. 덕산리 버스정류소에서 청도터미널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엔 2시, 4시 30분, 5시 50분, 6시 20분, 8시 5분에 있다. 청도역에서 부산역행 무궁화호는 오후 11시 50분까지 있다.
음 식 점
산행지 주변에 별다른 음식점이 없다.
청도읍까지 나와야 한다.
청도는 반시와 함께 추어탕이 유명하다.
청도역 부근에 10여 군데의 추어탕 집이 있다.
이 중 의성식당(054-371-2349'과 삼양식당(054-371-5354), 고향추어탕(054-371-0282)이
잘 알려진 집이다.
세 곳 모두 1급 수질인 청도천과 동창천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쓴다고 한다.
전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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