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화왕산~관룡산'
억새군무 감상하며 성벽따라 걸어볼까
산들 부는 가을 바람에 억새가 길게 드러누웠다 서서히 몸을 일으킨다.
언제 느림의 미학을 익혔는지 그렇게 여유로워 보일 수가 없다.
일견 우아하기까지 하다.
가을 한철 뭇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봄 여름 동안 많은 설움을 받아온 가을의 전령 억새.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의 아름다움에 가려 눈길 한 번 받지 못했고, 한여름에는 작열하는 뙤약볕 아래
목말라 했지만 결국 대자연의 섭리대로 화려한 백조의 날갯짓마냥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하게 태어났다.
화왕산성 남문으로 올라 배바위를 향해 오르는 산행팀. 총 길이 1.8㎞의 화왕산성 남동쪽은 돌로 성을 쌓았지만 서북쪽은 절벽능선이라 자연성벽이다.그 가운데가 산상 분지로 억새군락지다. |
만추의 단풍에 앞서 초가을 산행의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억새.
이름에서 풍기는 거친 뉘앙스와
달리 솜털처럼 부드럽다.
재약산 사자평, 천성산 화엄벌,
신불산 신불평원, 간월산 간월재, 부산의 승학산도 억새 산행지로
유명하지만 창녕 화왕산처럼 억새와 더불어
볼거리가 많은 곳은 드물 듯하다.
산정을 둥그스럼하게 감싸고 있는,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큰 공을 세운 화왕산성과 그 산성에 에워싸인 18만4800㎡(5만6000평)
산상분지인 억새평원 그리고 억새밭 한가운데 위치한 3개의 못
용지와 '창녕 조(曹) 씨 득성비' 등이 바로 그것.
일반인들이 산행하기에 편안해 하는 700m대의 해발고도에
역사와 전설이라는 콘텐츠, 그리고 산 아래 송이요리 맛집까지
갖추고 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 기암괴석과 암봉으로 뒤덮인 산세는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산행은 화왕산 주차장~임도(제1등산로)~차량 차단시설~이동통신 기지국~화왕산성 남문~헬기장~배바위~
화왕산 정상~동문~허준세트장~옥천삼거리~관룡산 정상~용선대~관룡사~화왕산 주차장 순.
걷는 시간만 4시간10분 정도지만 이곳저곳 살펴보다 보면 2, 3시간은 더 걸린다.
용선대 석가여래좌상 |
화왕산 주차장에서 계단을 올라서면 등산안내도를 중심으로 갈림길.
오른쪽 관룡사(1.2㎞) 가는 길은
하산길로 남겨두고 왼쪽 임도를 따라간다.
곧 이정표. 이 길은 화왕산 제1등산로이며
정상까지는 3.8㎞라고 안내한다.
정면 저 멀리 관룡산과 그 우측으로 병풍바위가 보인다.
산성교를 지나면 임도 좌측으로 대형 돌탑이 잇따라 서 있고
우측 숲속에는 투박한 자연석을 그대로 쌓아올린, 화순 운주사의 일명 거지탑을 연상시키는
작은 돌탑도 시선을 붙잡는다.
조금 더 오르면 임도 우측은 계곡. 최근 정비를 했는지 깔끔하다.
10분 뒤 차량통행 제한을 위한 문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등산객들은 그 틈새로 통과하면 된다.
배바위 |
이동통신 기지국을 지나면 임도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입구엔 '정상 2.6㎞'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주차장에서 35분.
산길은 줄곧 계곡과 나란히 내달린다.
상류로 갈수록 계곡 주변은 태풍 탓인지 망가져 있다.
나무가 이곳저곳 쓰러져 있고 바닥은 덩어리째 끊겨 있다.
심한 곳은 마치 전쟁의 참상을 보는 듯하다.
주 토양인 마사토는 귀족버섯인 송이를 인간에게 안겨주는 반면
지력이 약해 주변 경관을 보호하는 역할은 미미할 뿐이다.
20m쯤 되는 완경사 슬랩을 오르면서 계곡은 사실상 사라진다.
잠시 뒤돌아 보면 왼쪽 관룡산과 그 우측 영취산이 확인된다.
송이버섯. 송이는 채취꾼들의 도움을 받았다. |
이어지는 오름길.
슬랩에서 7, 8분이면 화왕산성 남문 입구에 닿고
여기서 3분이면 화왕산성에 선다.
주변엔 보랏빛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십리억새밭을 에워싸고 있는 화왕산성(사적 제64호)은 총 길이 1.8㎞.
이때부터 억새탐승이 시작된다.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상관없지만 산행팀은 왼쪽 배바위를 거쳐
서문 격인 환장고개, 화왕산 정상을 거쳐
동문에서 관룡산으로 가기 위해 왼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성을 돌기 전에 남문 입구 이정표 뒤쪽에 위치한 세 개의 연못인 용지(龍池)와
이정표 우측의 '창녕 조 씨 득성비'를 둘러보자.
산성을 따라 돌다 보면 억새밭 한 가운데 위치한 이 두 곳을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바위는 10여 분이면 올라선다.
주변에는 억새군락이 온통 바람에 몸을 맡겨 흐느적거리고 있고
발아래는 쑥부쟁이와 여뀌 며느리밑씻개 마타리가 눈길을 끈다.
가까이서 본 억새의 솜털은 보는 위치에 따라 쉼없이 그 모양과 빛깔을 바꾸며 장관을 이룬다.
과거 배를 묶어두었다는 전설이 얽힌 배바위는 지형도상으로 화왕산(756.6m)보다 20㎝ 더 높다.
제일 높은 곳에는 곽재우 장군이 세숫대야로 사용했다는 홈이 패여 있다.
주변 조망도 탁월해 서쪽으론 창녕읍내와 우포늪 그리고 낙동강과 광활한 평야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동쪽, 다시말해 정상을 보고 우측 뒤로 관룡산과 그 유명한 병풍바위, 영취산이 보인다.
한마디로 창녕의 지형이 동고서저(東高西低)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배바위에서 산불초소가 보이는 좌측은 옥천저수지 뒷산인 구현산 삼성산 방향,
산행팀은 정상을 향해 정면으로 내려선다.
저 멀리 두 개의 높은 봉우리 중 정상은 왼쪽.
난전이 펼쳐진 환장고개(이곳 사람들은 이곳을 서문이라 한다)를 지나 정상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에 서면 남쪽 배바위와 북쪽의 정상 인근은 험준한 자연암벽이 성을 대신하고 있고, 동문과 남문 일대가
능선을 따라 성벽이 높이 쌓여 있어 이곳이 과거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실제로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이곳을 근거로 의병활동을 하며 왜군과 싸워 공을 세운 전승지로 전해오며 억새밭 내 위치한 3개의 못은 당시 식수원으로 추정된다.
정북으로 비슬산, 동쪽으로 천왕산, 발 아래 서쪽 자하곡 매표소 쪽엔 도성사가 보인다.
정상에서 직진하면 목마산성을 거쳐 창녕읍으로 하산하기에 산행팀은 왔던 길로 약간 내려가
왼쪽 능선길을 타고 동문으로 향한다.
이정표가 서 있어 길찾기는 별 문제없다.
동문은 정상에서 20여 분.
동문을 나서면 임도가 기다린다.
10분 뒤 드라마 '허준'세트장.
너와집 굴피집 등 다 쓰러져 가는 옛 가옥이 애처롭다.
보수를 해야 될 시점이 온 것 같다.
세트장 맞은편에는 샘터가 있다.
13분 뒤 고갯마루에 닿는다.
세 갈래 임도가 만나 흔히 옥천삼거리라 불린다.
물론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은 고암면 감리, 오른쪽은 제1등산로 시점, 산행팀은 쉼터인 '번지없는 주막' 왼쪽길로 향한다.
관룡산 가는 길이다.
오름길이지만 그리 힘들지 않다.
20여 분 뒤 삼거리.
왼쪽은 병풍바위를 거쳐 구룡산~종암산~~부곡온천으로 이어지는 종줏길, 오른쪽으로 50m 떨어진
헬기장이 정상(754m)이다.
전망이 없고 별 특징이 없다.
헬기장을 가로질러 침목계단으로 내려선다.
쏟아지는 급경사길이지만 중간에 만나는 잇단 전망대에선 병풍바위를 감상할 수 있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가까이서 본 거대 암벽들의 위용은 기대 이상이다.
병풍바위 아래 조그만 절집은 청룡암이다.
하산길 좌우에는 송이 채취를 위해 출입을 금한다는 경계줄이 처져 있고, 송이채취관리소도 있으니 유의하길.
하산길의 하이라이트인 용선대는 정상에서 30분.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이 산중에 앉아 사바세계를 굽어보는 장엄한 모습에 자뭇 고개가 숙여진다.
여기서 천년고찰 관룡사는 불과 400m로 10분 걸리며 절에서 주차장까지는 15분 소요된다.
떠나기전에
- 창녕 배바우산악회 매년 축제 개최… 올해는 오는 20일
날머리 관룡사는 원효대사와 관련이 깊다.
원효는 제자 1000명에게 화엄경을 설파했으며 화왕산 정상의 3개의 못인 용지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관룡사(觀龍寺)라 명명했다 전해온다.
관룡산 병풍바위를 지나 만나는 구룡산(九龍山)이란 이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관룡사는 절 규모는 작지만 보물이 4점이나 된다.
이 중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은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고 알려져 많은 참배객들이 찾는다.
관룡사의 명물 석장승도 꼭 찾아보자.
절과 대형 주차장의 중간쯤 계곡 옆에 위치해 있다.
왕방울 눈, 주먹 코, 튀어나온 송곳니 등의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절의 수호신으로 비보(裨補) 역할을 한다.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유실됐다가 복구를 위해 위장 보관하던 중
도난당한 후 2005년 2월 대전에서 회수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축제도 열린다.
창녕군과 배바우산악회는 오는 20일 제36회 화왕산 갈대제를 연다.
갈대는 억새밭 한가운데 위치한 3개의 용지 인근에 약간 있을 뿐 대부분 억새지만
전통 고수 차원에서 당초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행사에는 산상가요제, 산신제에 이어 오후 6시40분부터
참가자들이 500개의 횃불을 들고 화왕산성을 돈다.
들머리 부분의 잇단 대형 돌탑은 인근 정평부락의 김수부 씨가 올 봄부터 농사를 짓다
짬이 날 때 순수 만든 것이다.
돌은 모두 옥천저수지에서 갖고 왔단다.
"하나라도 볼거리가 있어야 관광객들이 찾을 것 아닙니까"라는 것이 돌탑을 만든 김 씨의 설명이다.
고마운 일이다.
지금 전국은 송이버섯이 한창이다.
경북 울진 봉화를 비롯 청송 주왕산, 대구 팔공산 등지가 주요 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창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송이 산지 중 하나.
관룡사 가는 길 옥천저수지 바로 위 도로변에는
송이밥을 잘 하는 식당이 하나 있다.
고향보리밥(055-521-2516)이다.
화왕산과 관룡산에서 방금 캔 송이를 무쇠솥에 넣어 내는
송이밥(사진)은 우선 향이 진해 군침을 돌게 한다.
찹쌀 참기름을 곁들인 송이밥에 이 집만의 양념장과
각종 나물을 곁들이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보리밥도 별미이다.
투박한 양은그릇에 뚝배기된장 열무겉저리 부추겉저리 열무김치 등을 곁들여 먹는다.
교통편
- 창녕터미널서 옥천행 버스 오전 9시40분 단 한 차례 뿐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창녕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10분 걸린다.
창녕터미널 인근에서 옥천(관룡사)행 영신버스를 타면 된다.
30분 걸린다.
오전 6시50분, 9시40분, 낮 12시.
정류장은 터미널에서 200m쯤 떨어져 있다.
옥천정류장에서 창녕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2시40분, 4시20분, 6시30분(막차)에 있다.
창녕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4시50분, 5시30분, 6시10분, 6시50분, 7시40분, 8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옥천정류장에서 산성교 직전 화왕산 주자장까지는 10분쯤 걸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영산IC~영산 방향 좌회전~대구 창녕 5번 국도~화왕산 우회전 1070번 군도~옥천~화왕산 군립공원, 관룡사 좌회전~화왕산 주차장 순.
창녕 '화왕산~관룡산'
시원하구나, 저 우렁찬 몸매
진달래가 꽃망울을 맺을 무렵부터 억새가 이울 녘까지 잔치가 이어지는 산이 바로 경남 창녕의 화왕산이다.
때문에 전국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일 년 내내 끊이질 않는다.
해가 바뀔 무렵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적한 산행이 가능해진다.
겨울에 만나는 화왕산은 그래도 명산의 면모를 잃지 않는다.
진달래 억새가 한걸음 물러나는 대신에 화왕산 산세가 두드러지는 것.
기암과 암봉으로 뒤덮인 화왕산은 그 자체만으로 다른 명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화왕산은 진달래·억새 산행 코스가 일반적이다.
창녕여중에서 시작해 자하곡으로 오른 뒤 화왕산 정상을 거치는 원점회귀 코스와
관룡사와 자하곡을 산행 기·종점으로 화왕산과 관룡산을 잇는 코스다.
진달래나 억새가 없는 겨울에는 이들 산행로만으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화왕산 산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산행이 가능하도록 경로를 꾸며 보았다.
화왕산 관룡산을 묶어 옥천리 담안마을에서 올라 관룡사로 내려서는 코스.
화왕산 주능선과 서쪽 능선의 기기묘묘한 암릉을 경험하며 화왕산 정상으로 이어간 뒤
다시 관룡산 정상을 거쳐 병풍바위 관룡사 등 주요 포인트들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제철은 지났어도 억새밭을 거니는 즐거움도 있다.
단 관룡산 병풍바위는 산행시간과 하산길 등을 감안해 코스에서 빠졌다.
겨울 산행에 온천도 빠질 수 없다.
온천 명소인 부곡온천이 바로 지척에 있다는 점도 겨울 산행지로 소개하는,또 다른 이유다.
부곡온천은 산행 들머리에서 차로 20여분이면 닿는다. 물 좋기로 이름난 부곡온천이지만
최근에는 손님이 줄어 시중 목욕탕보다 싼 가격으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단체의 경우에는 할인도 된다.
답사경로는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담안마을 옥천식당~학생수련원~계곡길~주능선~배바위~억새밭~화왕산~동문~허준 세트장~고개~관룡산~용선대석불~관룡사~매표소 순으로 원점회귀형 코스다.
걷는 시간만 약 4시간정도.
휴식을 포함한다면 5시간 이상 잡아야 할 것 같다.
산행은 담안마을 옥천식당에서 출발한다.
계성천을 따르는 1080번 도로를 타고가다 공원 매표소 직전에 도로 왼쪽으로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창녕학생수련원 입구 팻말도 눈에 띈다.
가게 앞으로 계곡을 따르는 시멘트 길로 들어선다.
시멘트길은 6분쯤 따르다 끝나고 산길로 이어진다.
학생수련원을 중간에 지난다.
산길은 갈림길로 시작한다. 왼쪽 농수로 파이프 옆으로 열린 길.
산행 리본이 더러 달려 있다.
길로 들어서면 계곡을 따르는 길.
계곡을 좌우로 오가며 길을 이어간다.
길 상태는 다소 나쁘지만 길 찾기에 무리는 없다.
산행을 시작해 40분 정도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능선으로 올라서기 전 잠시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계곡이 끝나고 된비알 시작되는 지점의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이어간다.
능선에 올라서면서 화왕산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빼곡히 들어찬 산줄기와 비탈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숲 사이로 잠시 나타났다 곧 사라지기를 되풀이하며 경탄을 자아낸다.
헬기장을 지나 암봉에 올라서면 아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 된다.
기암괴석들이 아예 산 줄기며 비탈 자락까지 차지하고 있다.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암릉구간은 1시간 가량 이어진다.
바위 바위 바위….
넓어졌다 좁아지고,올랐다 내리길 반복하는 능선길은 한바탕 바위 구경으로 흥겹다.
길게 자락을 드리운 서쪽 능선들은 수천,수만 개의 바위로 경연을 벌인다.
하늘에서 내리꽂은 칼날 같은 직벽,차곡차곡 포개놓은 듯한 바위,조각칼로 빚은 것만 같은 기암.
때로는 아기자기하고 때론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멀리 화왕산 정상의 억새밭도 이색적이다.
화왕산성을 밟고 올라서면 드디어 그 유명한 억새밭이 펼쳐진다.
잡목 없이 억새만으로 군락을 이룬 억새밭은 항상 탐방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둘레를 도는 데만 1시간 이상 걸린다.
감시초소를 지나 오른쪽 거대한 바위 쪽으로 이어간다.
바로 배바위다.
육중한 바위를 밟고 서면 관룡산 병풍바위와 창녕 영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으로 향한다. 길은 여러 갈래로 나 있다.
답사는 환장고개를 거쳐 정상으로 간 뒤 동문으로 내려섰다.
산성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빠져나가는 식.
제철은 아니어도 억새 사이를 가로지르는 맛이 있다.
화왕산 정상은 산성의 북서쪽 끝에 자리해 있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비슬산이,서쪽으로 가야산이 멀리 조망된다.
창녕읍도 내려다 보인다.
동쪽으로 이어진 능선으로 길을 이어간다.
진달래 능선으로 알려진 길이다.
길은 능선을 타고 이어지지만 성벽 안쪽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면 능선을 벗어난다.
곧 동문으로 내려선다.
정상에서 동문까지는 14분쯤 소요된다.
동문을 나서면 길은 임도 수준으로 넓어진다.
너와집 초가집 등 옛 집 몇 채가 울타리를 이룬 허준세트장은 길을 따라 8분쯤 걷다 만난다.
세트장 앞에는 샘터가 있다.
길을 계속 따르면 산행안내판이 서 있는 고개로 이어진다.
세트장에서 12분쯤 더 가서 닿는다.
고개에서는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능선 길로 들어서면 된다.
길은 급한 된비알은 아니라도 종아리 근육이 이따금씩 팽팽해질 정도.
20분쯤 오르면 삼거리. 관룡산 정상은 오른쪽 바로 위.
왼쪽 길은 병풍바위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관룡산 정상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헬기장이다.
소개 코스는 병풍바위에 오르는 대신에 주요 볼거리인 용선대로 내려서도록 잡았다.
기암절벽을 밟고 올라서면 더 좋겠지만 하산길에 병풍바위를 조망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판단해서다.
그래서 정상에서는 나무계단으로 내려선다.
병풍바위는 하산길에 만나는 전망대들에서 그 위용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암벽들이 하늘에서 내려꽂힌 듯 산줄기를 점령하고 있다.
바위 가운데 절집은 청룡암.
정상에서 출발해 20분,용선대에 닿는다.
천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킨 석불은 표정이 온화함 그 자체다.
그 긴 시간이 부처에게는 표정 한 번 짓는 찰나일 뿐인가.
'석조석가여래좌상' 안내판으로 다시 돌아와 계속 내려선다.
10분쯤 비탈을 감아 돌면 대숲을 만나고 곧 관룡사 경내로 내려선다.
아담한 규모로 절집은 그저 깨끗하다는 정도의 인상만 풍기지만 역시 천년고찰이다.
대웅전 약사전 석조여래좌상 등 보물 3개를 비롯해 가치 있는 문화재들을 경내에 품고 있다.
관룡사를 나와 포장로를 따라 내려서면 관룡사 입구 주차장까지 15분 가량 걸리고,
다시 매표소까지 5분 정도 소요된다.
매표소에서 들머리 옥천식당까지는 5분이면 닿는다.
글·사진=김영한기자 kim01@
창녕 화왕산~관룡산 '개념도'
창녕 화왕산~관룡산 '찾아가는 길'
원점회귀형 산행이어서 자가승용차 대중교통 모두 가능하다.
들머리 주변에 주차장이 넉넉하다.
인근 부곡온천까지 들르려면 자가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속도로 소통이 잘 될 경우 1시간30분이면 들머리에 닿을 수 있어 근교 산행으로 봐도 무방하다.
남해고속도로 칠원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옛 구마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영산나들목에서 나오면 된다.
영산나들목을 나와 좌회전,영산면 계성면을 지나 계성천교 앞까지 진행한 뒤 우회전해
1080번 도로를 따르면 들머리에 닿는다.
계성천교 앞에서는 화왕산 관룡사 이정표를 따르면 되고 들머리에는
옥천식당 창녕청소년수련원 간판 등이 있어 참고하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창녕행 버스는 오전 7시에 첫차가 떠나며
오전 7시40분,8시30분,9시10분,10시10분에 각각 있다.
소요시간 1시간10분.
부산행 버스는 오후 4시,4시50분,5시30분,6시10분에 각각 있다.
막차는 8시30분.
창녕 버스터미널에서는 영신버스(055-533-4221)가 관룡사를 오가는 버스를 운행한다.
터미널에서 현풍 쪽으로 150여m를 가면 정류장이 있다.
하차 지점인 옥천 정류소는 매표소 직전 정류소.
관룡사행은 오전 7시,9시40분,낮12시에,터미널행은 오후 2시40분,4시20분,6시30분에 각각 있다.
소요시간 30분.
창녕 화왕산~관룡산 '산행사진 모음'
▲ 들머리 옥천상회. 가게 옆으로 게곡을 따르는 시멘트 길로 오른다. 옥천식당 창녕학생수련원 간판 등을 참고해 찾을 수 있다. |
▲ 시멘트 길 끝지점. 학생수련원을 지나면 곧 시멘트 길이 끝나면서 산길이 이어진다. 농수로 파이프 옆으로 길이 나 있다. |
▲ 주능선에 올라선 지점. 계곡을 따르다 한 차례 된비알을 오르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정상까지 능선을 따르면 된다. 갈림길은 비둘재에서 이어지는 길. |
▲ 산불감시초소. 능선을 따르다 산성으로 들어서면 감시초소를 만난다. 초소에서는 오른쪽 배바위로 이어간다. |
▲ 억새밭. 배바위에서 환장고개,정상,동문 순으로 이어간다. |
▲ 화왕산 정상. |
▲ 동문 내려서는 갈림길. 능선을 따르는 산행도 가능하지만 동문으로 내려서서 산행을 이어간다. |
▲ 동문 밖. 길을 따르면 허준세트장으로 연결된다. |
▲ 고개. 능선으로 등로를 이어간다. |
▲ 관룡산 정상 아래 갈림길. 바로 위가 정상이다. |
▲ 나무계단길. 정상에서는 계단길로 내려선다. |
▲ 관룡사 앞. |
▲ 옥천매표소. 매표소에서 들머리까지는 걸어서 5분 남짓 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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