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만어산~구천산’

금산금산 2017. 2. 17. 09:51

밀양 '만어산~구천산'




미륵바위에 기도하고 낙동강도 굽어보고






이번 주 소개할 밀양 만어산(일명 자성산)해발 670m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육산이지만

 7부 능선쯤에 위치한 만어사 덕분에 적지 않은 관광객과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산 정상 인근에 대형 통신탑 2개가 흉물스럽게 서 있어 산 자체만으로 선뜻 추천하기가 뭣 하지만

두들기면 맑은 종소리가 나는 너덜겅인 만어석(萬魚石)

동해 용왕의 아들이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미륵바위는 장삼이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미륵바위는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많은 여성들이 찾는다.



   
만어산 정상 직전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굽이치는 낙동강(우측)과 김해 삼랑진 쪽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왼쪽이 무척산, 그 앞이 중리동산이다.

만어산만 소개하면 단조로울 것 같아

산행팀은 이웃한 구천산을 이어봤다.

구천산은 만어산과 달리 평상시에는 인적이 드문 봉우리로,

정상에 서면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삼랑진 양수발전소의 하부댐인 안태호 그리고 영남알프스 연봉과 김해지역의 봉우리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의 산이다.

연중 산행하기에 가장 좋은 이 가을, 만어~구천산 등정으로

체력 테스트도 이참에 한번 해보자.

이 코스를 별 무리없이 끝내면

국내 웬만한 산은 모두 완주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산행은 삼랑진읍 우곡리 입구 이정석~만어사~만어산~잇단 임도~헬기장~구천산(620m)~헬기장~나주 정 씨묘~황토전원주택~삼랑진읍 행촌리 행촌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50분 정도.

산행 중 세 차례나 임도를 만나고 수시로 갈림길이 나오는 등 길찾기가 애매모호한 지점을 자주 만나지만

그때마다 노란 안내리본을 촘촘하게 묶어 놓았다.

만만찮은 코스이다.

   

출발점은 삼랑진읍 우곡리 마을 입구 이정석 앞.

정면으로 1시 방향 너덜이 보이는 구천산과

대형 안테나가 보이는 11시 방향에 만어산이 자리잡고 있다.

이정석 앞 갈림길에서 우측은 우곡리 마을,

산행팀은 '만어사'를 알리는 안내판을 따라 좌측으로 오른다.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뤄 하늘거리는 모습이 정겹다.

진정 가을인가 보다.

7분 뒤 갈림길.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50분쯤 뒤 만어사, 산행팀은 산길로 가기 위해 우측 '선명사' '장군당' 방향으로 간다.

5분 뒤 다시 갈림길.

전원주택이 보이는 우로 발길을 옮긴다.

전원주택 옆 그늘막에 수세미와 박 머루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또 갈림길.

역시 우로 간다.

남성 성기 모양으로 우스꽝스럽게 생긴 목장승을 지나 만나는 갈래길에선 '장군당'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간다. 재차 갈림길.

이젠 왼쪽 '장군당' 방향을 버리고 직진한다.

포장로가 왼쪽으로 휘어지지만 따라가지 않고 곡각지점에서 곧바로 산으로 진입한다.

본격 들머리다.

'우곡리'

이정

   
만어사 어산불영이라 불리는 너덜겅(위)과 감물리 다랭이논.

석에서 30여 분.

물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깔아 놓은 검은 비닐을 따라

30m쯤 간 후 우측으로 오른다.

잠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왼쪽 무척산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희미한 옛 길로 점차 경사가 심해진다.

10분 뒤 왼쪽으로 산허리길을 발견, 따라간다.

도중 길이 몇 군데 끊기지만 대체로 무난하다.

본격 들머리에서 20여 분, 지도상의 주능선과 만나면서 우측으로 오른다.

이제 제대로 된 산길이다.

20m쯤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치고 오른다.

경사가 꽤 심하다.

5분 뒤부터 잇단 무덤. 잠시 경사가 완만해지다 내려서기도 한다.

이제서야 숲 사이로 통신탑이 서 있는 정상이 보인다.

5분 뒤 전주 류 씨 가족묘에 이어 갈림길.

우로 가서 다시 무덤을 지나면 사거리.

직진한다.

붉은 페인트칠이 된 바위군과 묘지군을 통과하면 비로소 임도.

왼쪽으로 40m쯤 가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면 만어사 전면 계곡을 가득 채운 만어석.

직접 돌로 때려보면 소문대로 쇠소리가 난다.

대웅전 옆 샘터에서 물 한 잔을 마시고 미륵전 우측 '출입금지 수행 중'이라 적힌 곳으로 간다.

정면에 보이는 낡은 건물은 사실상 방치된 건물이다.

10m쯤 뒤 왼쪽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애오라지 된비알의 연속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그재그길이라는 점이다.

15분이면 임도.

우측으로 5분 뒤 이동통신 중계탑을 지나면 가운데 무덤을 둔 채

마주보는 쌍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굽이치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감상하고 내려서면 바로 만어산 정상.

남동쪽으로 향후 오를 구천산과 그 왼쪽 뒤 뾰족봉 금오산이, 발 아랜 들머리 우곡리 이정석이 보인다.

하산은 정상석 우측으로 내려선다.

산길 왼쪽 단장면 뒤로 가래봉 승학산 정각산이,

그 왼쪽으로 저 멀리 낙화산 보두산 중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솜털이 휘날리는 억새와 구절초 쑥부쟁이가 한창인 옛 헬기장과 7기의 묘지를 잇따라 지나면 임도.

정상에서 22분.

70m쯤 좌측으로 가면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밀성 박 씨 묘를 지나면서 오르막 송림길이 기다리지만 가면 갈수록 길이 애매모호하다.

해서, 좌측 능선 쪽으로 오르니 옛 임도.

잡풀을 헤치고 계속 왼쪽으로 오르면 길이 크게 우측으로 휘면서 주능선과 만난다.

결국 산허리를 타고 안부를 통해 주능선에 올라선 셈.

이때부터 입에 단내가 날 정도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진다.

다행히 갈림길.

우측 무명봉 대신 산행팀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도중 등로 왼쪽 감물리의 다랭이논이 인상적이며, 정면 두 개의 봉우리 우측이 구천산이다.

15분 뒤 임도.

내려서지 않고 계속 산으로 향한다.

3분 뒤 임도로 내려선다.

왼쪽은 단장면, 오른쪽은 들머리 삼랑진읍 우곡리 방향, 산행팀은 바로 직진해 산으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사실상 구천산이 시작된다.



된비알의 연속.

하지만 앞선 산길과 달리 다소 거칠지만 뚜렷한 데다 송림길이라 푹신푹신하다.

10분 뒤 무명봉을 가볍게 올라 내려서면 숲이 깔끔하고 수목들이 시원시원하다.

가까이서 보니 낙엽송이다.

시야가 트이는 무덤을 지나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헬기장.

여기서 정상까지는 10여 분.

그간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가시 덩굴이 일부 구간 막고 있어 뚫고 나가기가 힘겹다.

정상석은 없다.

아니 서 있을 마땅한 공간이 없다.

두 세 사람이 불안하게 겨우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의 뾰족바위인 정상에 서면

밀양 김해 양산쪽 봉우리는 죄다 확인된다.

정면 금오산, 2시 방향 철탑이 서 있는 봉우리는 천태산, 그 뒤로 토곡산,

3시 방향 무척산, 그 뒤로 각각 석룡산 금동산 신어산이 보인다.

금오산 왼쪽으로 매봉이, 그 왼쪽으로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이 시야에 들어온다.

또 10시 방향으로 다랭이논이 인상적인 곳이 단장면 감물리 마을이다.

하산은 왔던 곳으로 다시 내려가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참고로 정상에서 직진하면 영천암과 염동마을을 거쳐 원점회귀할 수 있지만

10년 전 이 길을 한 번 소개했기에 새 길을 개척한다.



4분 뒤 갈림길.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달래터널을 지난다.

비스듬하게 산허리를 도는 셈이다.

8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왼쪽길은 정상 전 헬기장에 앞서 만난 무덤에서 내려오는 길로, 이게 주능선길이다.

결국 구천산은 만어산에서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서 약간 벗어나 있으며

그 주능선이 바로 이 갈림길에서 만나 이어진다.



이어지는 산길.

무덤 3기를 지나면 이내 사거리.

네 갈래길이 한눈에 보이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확인된다.

여기서 왼쪽은 단장면 감물리, 직진하면 당고개(임도)를 거쳐 금오산으로 계속 산행을 할 수 있다.

산행팀은 산행시간을 고려해 우측 행촌마을 쪽으로 향한다.

8분 뒤 나주 정 씨 묘를 지나 산을 벗어나면 행곡리 행촌(남촌)마을.

산 밑에는 전원주택인지 황토방인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서 10여 분 걸으면 마을 중앙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만어석이라 불리는 너덜겅, 두들기면 종소리

만어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길이 300여 m, 너비 100여 m의 절 앞 계곡에 가득 찬, 어산불영(魚山佛影)이라 불리는 수만 개의 너덜겅.



경남기념물 제152호인 이 너덜겅의 내력은 '삼국유사''동국여지승람'에도 나온다.

삼국유사에는 가락국 김수로왕이 만어사를 창건했다고 적혀 있고,

동국여지승람에는 동해 용왕의 아들을 따라 나선 물고기떼가 크고 작은 돌로 변했다고 언급돼 있다.

조선 세종 때는 만어산 경석(磬石)을 채굴해 악기로 삼으려 했다는 기록도 있지만

그 정확한 성인(成因)에 대해선 아무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일 뿐이다.

흔히 두들기면 맑은 종소리가 나서 종석(鐘石)이라 불리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느 돌과 같은 평범한 돌이 더 많다.

이 돌들은 2억 년 전쯤인 고생대 말~중생대 초에 형성된 퇴적암으로 추정되지만

철분이 많아 쇳소리가 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얘기다.

미륵전의 미륵바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높이 5m의 미륵바위 앞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재밌는 점은 미륵바위를 그대로 두고 전각을 지어 바위 뒷부분이 전각 밖으로 나와 있다.

미륵바위는 지난해 KBS '스펀지'에 소개된 적이 있다.

'밀양시 만어사란 절에는 □가(이) 있다'라는 문제였다.

정답은 '동전이 붙는 바위'였다.

방송을 본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실제로 동전을 붙여보는 바람에 지금은 이를 금하는 조그만 문구가 있다. 미륵바위에는 또 부처님의 형상이 보인다 하여 미륵불로도 불린다.

또 한 가지.

경내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에는 조그만 돌이 하나 있다.

크기에 비해 무게가 아주 많이 나가는 돌이다.

오래 전 불사를 새롭게 할 때 땅 속에서 발견돼 고이 간직되다 최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이란다. 소

원을 빈 후 성취될 경우 돌이 들리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날머리 행촌(마을)은 지형도 상에 표기된 소위 법정명칭이다.

인근의 통점마을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곳 마을사람들은 두 곳을 합쳐 남촌(마을)이라 부른다.

장날(4, 9일) 오전에만 버스가 들어오는 오지이다.



# 교통편
기차타고 삼랑진역에 내려 마을버스 이용

부산역에서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삼랑진역에서 내린다.

오전 5시30분, 6시22분, 7시5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 32분 걸린다.

삼랑진역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어사(우곡리)행 삼랑진교통 마을버스를 타고

만어사 입구 삼거리에서 하차한다.

오전 7시48분, 9시50분, 10시20분.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삼랑진역 앞에 항시 대기 중인 삼랑진택시(055-353-9733, 8255)를 이용해도 된다.
날머리 행촌마을은 워낙 오지라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큰 도로까지 20분쯤 걸어 나와야 한다.

오후 3시10분, 5시40분.

바로 위 안촌마을이 종점이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삼랑진택시를 부르면 된다.

삼랑진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2시23분, 5시23분, 6시37분, 7시6분, 8시11분, 9시9분, 9시25분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삼랑진IC~김해 삼랑진 58번(만어사 10㎞)~양산 삼랑진역 좌회전, 1022번 지방도~굴다리 통과(삼랑진역 앞에서) 양산 원동 좌회전~마을버스 정류장 앞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 국제신문

  •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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