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고리3호기] 누출과 닮은꼴…"큰 사고 전조 우려"
고리4호기 가동 중지
- 배수밸브 용접부서 균열 추정
- 누출된 냉각재량 306ℓ 달해
- 시민단체 "너무 안일한 대응"
- 한수원 "규정 맞춰…은폐 아냐"
고리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냉각재 누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고리3호기에서도 비슷한 냉각재 누출이 발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재난영화 '판도라'의 소재도 냉각재 누출이다.
환경단체는 약 10년 전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서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안전불감증에 빠졌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더불어민주당 원전안전특위 위원들이 지난 27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를 찾아 원전 안전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2008년 6월 6일 밤 9시17분
고리3호기 증기발생기의 배수밸브 용접부에서 냉각재 1.24t가량이 누출됐다.
당시 현장조사 결과 배수밸브의 소켓용접부 표면에서 길이 방향 18~20㎜에 폭 3~4㎜의 균열이 발견됐다.
밸브 설치 당시 내부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고리4호기의 냉각재 누출도 비슷하다.
고리본부는 냉각재 누출은 고리4호기 증기발생기 배수 밸브의 소켓 용접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된 조사 전이라서 균열 크기는 드러나지 않았다.
누출된 냉각재는 306ℓ정도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 울진 한울5호기의 수위계측기 배기구에서 냉각재가 누출돼 수동정지 되기도 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냉각재는 원자로 가동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냉각재의
소실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원자력 당국이 냉각재 누출에 대해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었다'며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리4호기 수동정지가 너무 늦게 결정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리4호기 냉각재 누출은 지난 26일 처음 감지됐다.
당시 고리4호기 내부 집수조의 수위가 올라가는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당시에는 원전을 정지하는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한수원의 안일한 일처리가 드러난 사례다.
예전에 문제가 된 부품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정비하든지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노후 원전의 폐로만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수원 측은 "26일에는 냉각재 누출량이 규정에 정해진 1분당 4ℓ 미만이었기 때문에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28일에는 누출량이 기준치를 넘어 수동정지했을뿐 사고를 은폐하려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한수원은 오는 7월로 예정되어 있던 고리4호기 계획예방정비를 앞당겨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고리3호기와 4호기는 미국웨스팅하우스사의 가압경수로(PWR) 모델이다.
두 원전이 합쳐서 고리2발전소를 구성한다.
고리3호기는 1985년 9월 상업운전이 시작됐고, 고리4호기는 이듬해인 1986년 4월 상업운전이 시작됐다.
김준용 기자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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