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화악산’

금산금산 2017. 6. 13. 10:31

밀양 '화악산'




`백문(百聞) 불여일등(不如一登)` 영남알프스 뺨쳐요

밀양 북부면 퇴로리서 출발, 청도읍 한재미나리마을 하산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보석같은 산길 여느 명산 못잖아

퇴로리 저수지와 영화 '오구' 촬영지 고가 한폭 그림같아

전망 좋아 밀양 청도 창녕 쪽 산과 영남알프스 한눈에





백문(百聞)이 불여일등(不如一登)이라 했던가.

산에 오르다 보면 산세가 생각보다 빼어나 횡재를 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화악산(華岳山·932m)이 바로 이런 범주에 속하지 않나 싶다.

밀양시 부북면과 청도군 청도읍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가지산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길게 능선이

펼쳐져 있는 영남알프스 산군과는 별개인 화악산은 청도 남산, 철마산과 함께 독자적인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건각들이 내달려도 10시간은 넘을 법한 이 산군은 사실 영남알프스에 비해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우리땅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종주 코스 중의 하나이다.

이 중 청도남산과 철마산의 한가운데 우뚝 선 화악산은 세 봉우리의 맏형에 해당된다.

   

암릉을 밟고 올라서는 산꾼들 뒤로 방금 지나온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이 나란히 솟아있고 그 뒤로 청도군의 원정산에서 오례산성으로 이어지는 일자 능선이 펼쳐져 있다.


우선 이 일대에서 가장 높아

날이 맑을 경우 영남지역의 내로라하는 봉우리들이 죄다 확인된다.

낙동정맥 분기봉인 사룡산에서 갈라져 나온

비슬지맥이 통과하는 곳도 바로 이 봉우리다.

이웃한 청도남산은 화악산의 북쪽,

철마산은 남동쪽으로 약간 비켜나 있다.

무엇보다 화악산의 자랑은 헌걸찬 능선.

마음껏 내달릴 수 있는 마루금과 이따금씩 만나는

기가 막힌 암릉과의 조화는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산행은 밀양시 부북면 퇴로리 부북농협(퇴로버스정류장)~

퇴로리 여주 이씨 고가~매화나무 과수원~임도~밀양 박씨 가족묘~

401봉~(너덜)안부~돛대산(449봉)~도로(평밭마을 표지석)~전망대~옥교산 갈림길~헬기장~아래화악산(755m)~안부(한재 갈림길)~윗화악산(소화악산·837m)~비슬기맥 갈림길~운주암 갈림길~추모비(돌탑)~화악산(930m)~추모비(돌탑)~암릉(전망대)~절골~불당~중리~청도군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 순.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정도.

미답 구간인 들머리에서 돛대산 직전 지능선까지만 힘겹게 나아가면

여느 명산 못지 않은 보석같은 산길을 만끽할 수 있다.

퇴로버스정류장 바로 옆 부북농협 창고건물을 정면으로 보고 우측으로 30m쯤 가면 왼쪽으로 포장로가 열려 있다. 진행 방향이다.

첫 갈림길에선 좌측, 두 번째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간다.

정면 기와촌은 알고보니 꽤 유명한 퇴로리 고가마을로 영화 '오구'의 촬영지.

경남도 지정 문화재인 여주 이씨 고가를 지날 무렵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가 산행팀의 첫 기착지인 돛대산.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나무숲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키작은 흙담장과 나란히 걷는다.

곧 전봇대 앞 사거리. 이번엔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시멘트 관로 아래로 통과하기 직전 우측 흙길로 접어들면 이내 좌측으로 길이 열려 있다.

매화나무와 감나무가 도열해 있는 과수원길이다.

곧 만나는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반듯한 길을 만난다.

   
영화 '오구'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밀양 퇴로리 여주 이씨고가.

다시 갈림길.

왼쪽으로 가서 30m 올라서면 임도 갈림길.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선다.

10분 뒤 또 갈림길.

우측 소로 대신 직진한다.

반복되는 갈림길.

두 길 모두 우측 가족묘로 가는 길이라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다.

묘지에 앞서 허름한 자재 창고가 하나 보인다.

묘지에서 뒤돌아본 퇴로리는 자연발생적 저수지로 여겨지는

가산지(퇴로지)를 중심으로 숲과 가옥 그리고 농지가 어우러져 무척 평화롭고 목가적인 시골마을로 보인다.

좌측이 옥교산이다.



산길은 가족묘 우측 상단 뒤로 열려 있다.

이때부터 정글숲을 헤쳐나가듯 산길을 개척해 나간다.

무덤 5기 앞에선 좌측 2기 뒤로 보이는 산길로 올라선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길을 찾다 보니 발밑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동행한 한 산꾼은 "마을사람들이 고사리 채취를 위해 많이 다녀서인지

전부가 길인 것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며 길찾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무덤 5기에서 23분쯤 뒤 시야가 약간 트이는 지도상의 401봉을 지나면

정면으로 암벽이 보이지만 아직 반듯한 산길은 숨어 있다.

소나무가 도열한 우측 아래로 발길을 옮겨 좌측으로 헤치고 내려서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돌길 안부에 닿는다.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서면 곧 시야가 트이며 지능선에 올라선다. 주변은 온통 오래 전 불이 난 흔적이 역력하다. 앞서 본 퇴로리 마을의 전경이 더 넓게 다가온다.

   
산행 도중 바라본 들머리 부북면 퇴로리. 넓은 저수지가 가산지(퇴로지)이다.

여기까지 오면 힘든 길은 거진 끝난 셈.

우측 운치있는 길로 4분쯤 걸으면 돛대산 정상.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씨가 '돛대산'이란

조그만 팻말을 걸어놓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을 만큼 별 특징이 없다.

팻말엔 452m라 적혀 있지만 최신 버전 지형도엔 449m로 표기돼 있다.



여기서 송림길로 10여 분 내려서면

'화악산 평밭마을'로 가는 도로변에 닿는다.

20m쯤 포장로를 따라 가면

우측 산불기간 중 입산통제를 알리는 안내판 뒤 열린 산길로 오른다.

보랏빛 꿀풀이 무성한 묘지 3기를 지나면 운치있는 송림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갈림길을 만난다.

우측 된비알로 오른다. 농짝만한 바윗길 사이로 오르면 전망대에 올라선다.

들머리 퇴로리와 방금 지나온 돛대산과 그 우측 뒤로 덕암 종남 영취 관룡 화왕산이,

그 앞으로 비슬지맥이 내달린다.



계속되는 오르막.

바위틈새로 부처손이 만연한 무명봉을 살짝 넘으면 시나브로 완만한 숲 한 가운데 선다.

옥교산 갈림길이다.

우측 옥교산 방향은 길이 희미하다.

여기서 좌측으로 100m쯤 가면 헬기장.



이제부턴 능선길 산행.

13분 뒤 폐헬기장을 지나 11분쯤 오르면 능선이 좌측으로 휘면서 전망대에 올라선다.

좌측 아래화악산, 정면 발아래 한재미나리 마을 뒤 저멀리 청도남산 봉화대능선, 우측으로 볼록 튀어나온 철마산, 봉화대능선 우측 뒤로 선의산 용각산 대왕산 대남바위산 원정산 오례산성과

그 뒤로 육화산 구만산 억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도 희미하나마 확인된다.

4분 뒤 무명봉에 올라서면 좌측으로 향후 오를 아래화악산

윗화악산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헌걸찬 능선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곧 사거리 안부.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우측은 철마산 방향, 산행팀은 직진해 아랫화악산에 오른 뒤

다시 사거리 안부로 내려와 좌측 윗화악산을 향해 급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이후 산길은 우측으로 올라선다.

 알고 보니 아래화악산이 암봉이라 좌측으로 우회한 것.

참고로 아래화악산에는 정상석이 없다.

   
GPS 트랙 내려받기

곧 시야가 트이는 주능선으로 올라서면

정면으로 청도 남산과 삼면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2분 뒤 사거리.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안내판이 서 있다.

우측 한재 방향, 산행팀은 직진한다.

화악산은 3㎞, 윗화악산은 0.9㎞ 남았다.

오름길로 직진한다.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대는 숲길을 벗어나 멋진 암릉길을 지나면

윗화악산(837m)에 올라선다.

아래화악산에서 32분.

조망이 한층 더 넓어져 화악산 남산 한재(미나리마을)

아래화악산과 철마산 그리고 저멀리 밀양시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석 뒤로 내려선다.

숲길과 곳곳의 옹골찬 암릉길이 반복된다.

15분쯤 뒤 쉼터 격인 긴 암릉.

뒤돌아보면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과 그 뒤로 영남알프스 산군이 멋진 산그리메를 그려놓고 있다.



   
화악산 고도표

암릉 구간을 지나면 이내 너른 터.

비슬기맥 갈림길이다.

낙동정맥 분기봉인 사룡산에서 비슬산을 거쳐

화악산에서 형제봉으로 내려서는 지점이다.

이정표는 없다.

직진한다.

곧 운주암 갈림길을 지나 9분 뒤 추모비가 서 있는 돌탑봉에 닿는다.

우측으로 열린 길이 진짜 하산길이다.

산행팀은 이제 0.7㎞ 거리의 화악산 정상을 다녀온 뒤 이곳으로 되돌아와

한재미나리마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청도읍 불당마을로 내려선다.

추모비에서 13분이면 화악산에 선다.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대형 정상석이 눈길을 끈다.

앞서 본 조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직진하면 밤티재 또는 평양리 방향이다.

이제 추모비가 서 있는 돌탑봉에서 우측 한재 방향으로 본격 하산길로 내려선다.

일부 구간에 밧줄이 매여 있을 정도로 처음엔 매우 가파르다.

15분 뒤 경관이 빼어난 암릉 구간. 왼쪽으로 남산, 우측으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이 동시에 보인다.

이제부터 다소 거칠지만 비교적 길은 반듯하다.

30분 뒤 계곡을 건너며, 여기서 5분 뒤 산을 벗어난다.

분재를 빼닮은 노송이 얹혀 있는 탕건바위와 잠실농장 입간판을 잇따라 지나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까지는 35분 정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윗화악산과 소악산은 같은 봉우리' 혼동 말아야

지금까지 알려진 화악산의 산행 기점은 다양하다.

청도 쪽으론 가장 보편적인 밤티재와 한재미나리 마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불당(마을)

그리고 음지리 쪽에서 독짐이고개로 올라서는 코스가 대표적 들머리이다.

밀양 쪽은 청도면 요고리 요고지와 운주암 및 운주골,

그리고 부북면 평밭마을 인근 지장사에서 윗화악산과 윗화악산~아래화악산 사이로 올라오는 코스가

보편적 등로이다.

오래 전 이 모든 코스를 소개한 산행팀은

이번엔 밀양시 부북면 돛대산을 거쳐 아래화악산으로 올라 화악산 주능선을 타고 오르는 새 코스를 개척했다.

혹자들은 윗화악산을 소화악산으로도 부른다.

화악산을 기준으로 하면 윗화악산 대신 소화악산이 되고,

아래화악산을 기준 잣대로 보면 소화악산이 윗화악산이 되는 것으로 추정될 뿐 뚜렷한 정설은 없는 듯하다.

밀양은 안동 함양과 더불어 자타가 공인하는 양반고을.

들머리인 부북면 퇴로리 또한 그 중의 하나.

퇴로리 이씨 고가는 교동 손씨 고가, 산외면 다죽리 손씨 고가,

단장면 허씨 고가와 함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퇴로리 고가촌은 이윤택 감독의 영화 '오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 교통편

- 시외버스 내린 후 밀양터미널에서 농어촌 시내버스 타야

이번 코스는 원점회귀가 아니어서 대중교통편을 이용해야 편리하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매시 정각에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밀양터미널에서 퇴로리 가는 농어촌 시내버스는 오전 7시30분, 8시45분, 9시47분 11시45분에 있다. 

날머리 청도읍 평양1리 노인회관(약국) 앞 버스정류장에서 청도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2시10분, 4시20분, 6시50분에 출발한다.

청도터미널에서 청도역은 길 건너 인근에 위치해 있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5시51분, 6시15분, 6시40분, 7시52분, 밤 9시40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린다.

하산 후 버스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개인택시(011-829-5812)를 이용해도 된다.



  

  •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 '화악산' (930.4m)

     

     

     

     

    봄 미나리 유혹 · 탁월한 조망 '한꺼번에' 

     

     

     

    ▲ 정상에서 윗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군데군데 암봉이 솟아 있어 산행의 묘미를 더하는 구간이다. 정면의 높은 봉우리가 윗화악산,그 왼쪽의 휘어져 솟은 봉우리가 아래화악산이다. 지난 11일에 찍은 모습으로 잔설이 남아있다.

     

     

    최근 들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식품점에 가보면 유독 눈길을 끄는 채소가 있었다.

    바로 '한재 미나리'다.

    가격도 일반 미나리보다 2배 이상 비싸고,또 특별히 달라보이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구입하려는 주부들이 매장 주변에 몰려 있다.

    아마도 봄의 미각을 돋우는 제철 채소인데다 맛과 향이 일반 미나리의 그것과 사뭇 다른 것이

    그런 현상의 원인으로 보인다.

    그 미나리가 생산되는 곳이 경북 청도군 청도읍한재다.

    지리적으로 보면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의 경계에 있는 화악산(930.4m)이 마을을 서쪽에서 감싸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다소 어수선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수확한 미나리를 다듬느라 바쁜 손을 움직이고 있는 지역주민들과 그것을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미식가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된장에 찍어 돼지고기와 함께 먹거나 더러는 전을 부쳐 먹기도 하는 미나리는 1㎏짜리 한 단에 7천원한다고 한다. 출하는 올 4월까지였다.

    그 미나리가 일반에 알려진 것은 지난 1994년이었다.

    미나리로는 처음으로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무공해 재배 품질인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높고 험한 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을 이용해 재배한 것이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재배면적도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그 바람에 지금은 물이 부족해 지하수를 끌어 올려 계곡의 자연수를 대신한다고 한다.


     이번주는 미나리의 파릇한 향기가 전하는 봄의 미각을 주제로 잡았다.

    코스 역시 한재 미나리가 생산되고 있는 화악산의 동쪽 자락을 거쳐 올라가 재배단지쪽으로 내려오게 했다.

    미나리가 전하는 새콤달콤한 봄의 향기를 마음껏 누려보길 기대한다.   



    구체적 코스는 다음과 같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평양1리노인회관~평지마을끝집(녹색지붕)~화악산동릉~밤티재갈림길~화악산~윗화악산~아래화악산~철마산갈림길~평지마을 순이다.

    걷는 시간은 3시간45분,휴식을 포함한다면 약 5시간쯤 걸리는 100% 원점회귀 코스다.

    팀의 보행속도는 단체산행 중간그룹 수준이다.


    주제가 강조된 이번 코스는 그렇다고 해서 코스 자체가 시원찮은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근교산의 여느 명코스 못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잘 알다시피 화악산은 일대의 산 중에서 최고봉이다.

    그래서 조망이 끝내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상에 서면 영남알프스의 연봉은 물론이고 비슬산,화왕산 등 경남·북의 내로라하는 산봉들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이름을 몰라서 그렇지 웬만한 명산들을 거의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길지는 않지만 천길 벼랑의 암릉도 산행의 묘미를 더하는 요소다.

    나선 김에 매력 하나를 더 보탠다.

    화악산은 진달래 명산으로도 이름난 산이다.

    군락지는 등로 곳곳에 펼쳐져 있다.

    초봄까지만 가면 미나리 미각산행은 물론 울굿불긋한 진달래 탐승까지 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스의 등로 상태는 초입 부분과 하산 부분을 제외하면 A급이라 할 정도로 잘 나 있다.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다 뚜렷한 길만 따르면 큰 문제 없이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들머리 찾기와 등로 잇기가 녹록치 않은 초입 부분은 기사 설명과 개념도를 잘 살펴보도록 한다.

    하산 부분은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것이 조금은 흠이다.

    특히 눈이 녹아 질퍽거린다면 미끄럼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을 대비해 아이젠 지참은 필수다.

    산행은 평양1리 노인회관 앞에서 시작한다.

    노인회관은 차를 가져 갔을 때 유호 검문소에서 밤티재 방향으로 6~7분쯤 가다 만나는

    갈림길 직전의 오른쪽 이층건물이다.

    적갈색 벽돌건물인데다 국기가 게양돼 있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산행 들머리는 노인회관 앞 밤티재 갈림길에서 왼쪽의 평지 마을길로 연결된다.

    오른쪽은 밤티재로 올라가는 넓은 길이다.

    갈림길에 '청도한재미나리원산지' 표석이 평지마을쪽을 가리키고 있어 참고한다.

    표석 뒤에 신축 중인 큰 건물은 경북 근로자 복지 연수원이다.  



    평지마을길을 조금 따라가면 보호망을 쳐 놓은 멋진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그 소나무를 조금 지나 진행 방향 정면으로 고개를 들어보면 지능선이 시작되는 부분에

    큰 대나무밭이 눈에 들어온다.

    실질적인 산행 들머리인 녹색지붕의 단층양옥은 그 대밭 왼쪽 끝에 자리해 있다.

    진행 방향으로 볼 때 평지마을의 끝집이다.

    마을회관에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8분쯤 걸려 닿는다.

    갈림길(계곡물)을 만나는 지점에 기도원 입간판이 보이면

    녹색지붕의 집을 30여m쯤 지나쳤다고 보고 되돌아 나오도록 한다.

    녹색지붕의 집은 길 오른쪽에 따로 떨어져 있으며 정면에서 보면 스테인리스대문이 특징이 된다.

    집 왼쪽은 미나리를 다듬는 비닐하우스다.

    산길은 이 집 오른쪽을 거쳐 뒤로 돌아가면 간이화장실 옆으로 열려 있다.

    그 길로 올라서면 곧 대밭을 만난다.


    잠시 여기서 개념도에 나타난 초입부분의 확인사항을 점검하자.

    개념도를 보면 등로는 410m 높이의 안부에 닿기 전까지 능선으로 올라서지 않고 사면길을 가고 있다.

    또 무덤군을 지나 중간지점에서 중리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고 있다.

    따라서 대밭에서 중리마을 등산로를 만나기 전까지의 등로만 잘 이어가면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대밭 갈림길에서 왼쪽의 사면길로 향한다.

    4분쯤 가면 곧 무덤이 나온다.

    그 무덤에서 진행 방향 정면의 사면길을 계속 이어간다.

    골짝을 오르는 느낌의 그 길을 따라가면 밤나무밭을 지나 여러 기의 무덤이 있는 곳에 닿는다.

    대밭에서 대략 7분쯤 걸린다.

    길은 희미하지만 그럭저럭 이어갈 정도는 된다.

    이후 등로는 희미하다.

    능선 안부(직진 방향·망주석 있는 무덤)로 올라서지 않고 왼쪽 무덤쪽으로 이어간다 생각하고 길을 열어간다.

    가다가 무덤 축대를 만나면 그 축대를 보고 왼쪽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곧 중리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을 만나게 된다.

    무덤에서 중리마을길까지 3분쯤 걸리는 이 부분이 독도 주의지점이다.

    이후 등로는 오른쪽의 뚜렷한 오름길을 따라가면 된다.

    리본이 많이 달려 있어 참고가 된다.

    동릉 능선의 안부까지 15분,다시 능선길로 올라 만나는 조망바위(쉼터)까지 15분이 더 걸린다.

    안부에서 조망바위 직전의 620봉까지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화악산 정상은 밤티재 갈림길에서 직진으로 올라 왼쪽으로 이어진 주능선으로 연결된다.

    동릉조망바위에서 밤티재 갈림길까지 37분,다시 정상까지 6분이 걸린다.

    정상은 청도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정상석이 있다.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윗화악산은 정상에서 진행 방향 정면(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50분쯤 가면 닿는다. 중간에 운주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875봉까지 31분,헬기장까지 3분이 걸린다.

    헬기장을 지나 만나는 암릉은 스릴을 제법 느낄 수 있는 날등이다.

    윗화악산에 닿기 20분 정도 이 길을 탈 수 있다.

    평평한 공간이 제법 너른 윗화악산은 산행 들머리인 한재와 그 반대편인

    밀양쪽 부북면 퇴로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야할 아래화악산과 그 너머 헌걸찬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 철마산도 가깝게 조망된다.

    퇴로리 방면 이정표가 있어 참고한다.

    아래화악산은 윗화악산에서 진행 방향 정면의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진 내리막 능선길로 이어진다.

    이 부분 역시도 암릉이 조금 이어져 있어 조심이 필요하다.

    한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까지 17분쯤 걸린다.

    시간이 없을 경우 이정표의 한재방향(왼쪽)을 따르면 된다.

    아래화악산을 거쳐 하산하는 것보다 30~40분이 단축된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는 아래화악산 봉우리는 이전의 산봉과 달리 아무런 표지가 없다.

    하산은 봉우리에서 10여m쯤 되돌아나와 올라온 길 반대쪽으로 열린 왼쪽의 급경사길을 따른다.

    직진은 옥교산으로 가는 길이다.

    길이 쏟아질 듯 급해 조심스레 내려가야 한다.

    이 경사길은 15분 이상 이어진다.

    철마산-한재(평지) 갈림길은 경사길을 내려와 만나는 안부(통제구역 푯말이 세워져 있음)에서 1분쯤 더 가면

    무덤으로 나눠진다.

    무덤 왼쪽은 한재 방향.

    오른쪽(직진)은 철마산쪽이다.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약간 희미해 신경써서 살펴봐야 한다.

    안부에서 1분 거리에 있는 무덤임을 염두에 둔다.

    한재 방향 갈림길로 접어들었다면 이 역시 10분쯤 가파른 길을 내려가야 한다.

    대신 사잇길이 없어 길 잇기는 수월하다.

    임도 수준의 넓은 길을 보고 계곡을 건너면 이후는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곧 포장된 농로가 나오고 다시 15분쯤 더 걸어가면 평지마을 앞 계곡 삼거리에 닿게 된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라 이어가면 아침에 올랐던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게 된다.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

     

     

     

     

    화악산 '개념도'

     

     

     

                                    

     

     

     

     

    화악산 '교통편' - '산행수첩'

     

     

     

                                                                                       

     

     

     

    원점회귀 산행이어서 자가 승용차를 가져가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가는 길은 지난달 개통된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남밀양을 지나 밀양IC에서 요금소를 빠져나온다.

    바로 만나는 24번 국도에서 밀양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분 만에 밀양시내로 들어가는 긴늪 사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대구 청도 방면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한다.

    6~7분쯤 가면 동창천을 가로지르는 상동교를 건너게 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길(25번 국도)로 간다.

    오른쪽(58번)은 청도군 매전면으로 가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다시 1분쯤 더 가면 또다른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도 왼쪽길을 간다.

    미나리 재배단지인 한재를 거쳐 밤티재로 가는 902번 지방도다.

    오른쪽(직진)은 청도읍으로 이어지는 25번 국도다.

    길 왼쪽에 검문소(유호)가 있고 이정표에는 '한재 각남면'이라 씌어 있어 참고한다.

    이후 그 도로를 따라 4~5분쯤 올라가면 미나리단지가 좌우에 보이면서

    산행 출발점인 평양1리 노인회관에 닿는다.

    참고로 취재팀은 부산 구서동 출발→남양산→대동분기점→밀양IC→한재 평양1리 마을회관까지 1시간쯤 걸렸다. 


    다소 불편하지만 대중교통편도 있다.

    우선 열차를 타고 청도읍에 내린다.

    열차는 부산역에서 무궁화의 경우 오전 5시30분 첫차를 시작으로 평균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청도까지 1시간 소요.

    열차를 타고 청도역에 내리면 한재로 가는 버스는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터미널은 역에서 북쪽으로 100미터쯤 거리에 있다.

    한재행 버스는 오전에는 8시25시,10시50분에 있다.

    한재 평양1리 노인회관까지 25~30분쯤 걸린다.

     

    진용성기자

     




































     

     

     

     

    밀양 '화악산'

     

     

     

     

    진달래 향연.주릉 장쾌함 `장관

     

     

     

     

    재빛 산자락이 진달래 붉은 꽃빛으로 활활 타오르는 4월.

     

    이맘 때면 비단 산을 즐겨 찾는 산악동호인이 아니라도 가족단위의 산행이 눈에 많이 띈다.

    산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이 산 저 골짜기에서 퍼엉~펑 터지는 진달래꽃 향연을

    남보다 먼저 맞이하기 위해 나서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주, 산꾼들 사이에는 꽤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소문나지 않은 진달래 명산(?)을 찾았다.

    경남 밀양의 화악산(931m).
    만만찮은 높이와 시원스런 조망,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어울려 다양한 산행묘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근교의 인기 등산로로 이름높은 이 산은 하지만 진달래 명산으로는 소문이 별로 나지 않았다.

    감춰진 능선,숨겨진 계곡만을 찾아 다니는 남도의 산 취재팀이 이 산을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화악산은 경남 밀양시의 북쪽에 불끈 솟은 이 지방의 진산으로 동서로 길게 뻗은 주능선이 장관이다.

    능선의 길이는 약 7km 이며 남쪽의 옥교산(538m)에서 시작, 화악산을 거쳐 북쪽의 남산(870m)까지

    능선 이어달리기를 하면 어떤 명산의 종주와도 뒤떨어지지 않는 산행묘미를 느낄 수 있다.

    화악산의 진달래는 이 산 동북쪽 사면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매년 4월이면 고스락으로 타올라가는 붉은 빛의 향연이 황홀경을 이룬다.

    지천으로 자생하는 산벚나무와 산복숭아도 이 때쯤이면 망울을 터뜨려 봄산의 정취를 더해 준다.

    화악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개 있다.

    그중에서도 밀양시 청도면 요고리에서 회골과 운주골을 거쳐 운주암을 둘러본뒤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상동면 여수리에서 "작은화악산"에 오른뒤 정상을 밟는 코스,

    그리고 경북 청도읍 평양리 불당마을에서 정상부근 능선으로 직등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취재팀이 답사한 코스는 불당마을 못미쳐 작은 화악산을 서쪽으로 바라보며 올라서는

    청도읍 평양리 음지마을을 들머리로 택했다.

    그러나 이 등로는 묘지길 조성으로 파헤쳐진 산길을 한동안 걸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동북쪽 사면의 진달래 군락을 어느 코스보다 잘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코스는 음지마을~철마산 안부~588m봉~작은화악산~화악산~414m봉을 거쳐 평양리 중리마을로 내려선다.

    소요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정도.

    진달래 탐승은 음지마을에서 철마산 안부를 오르는 구간과 588m봉~작은화악산~화악산 구간에서 만날 수 있다.

    등로는 전 구간에서 대체로 평이한 편이나 된비알로 오르는 철마산 안부~작은화악산에서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하지만 이 구간만 오르면 땀흘리는 일은 거의 없고 길 잃을 염려도 없다.

    봄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마냥 걸을 수 있다.산행은 음지마을에서 시작된다.

    음지마을은 평양리로 가는 마을어귀 언덕배기에 자리해 있다.

    등로는 마을을 가로질러 과수원 임도로 열려진다.

    길 왼쪽에는 바위암봉이 제법 날카로운 철마산이 우뚝 서있다.

    경운기가 한대 지나갈만한 시멘트 포장길을 10여분쯤 오르면 임도는 흙길로 바뀐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철마산 안부는 음지마을에서 보면 철마산과 588m봉 사이의 잘록한 부분이다.

    이 곳은 음지마을과 상동면 여수마을을 잇는 고갯길로 화악산 주릉이 시작된다.

    음지마을에서 이곳까지는 40분이면 충분히 오른다.

    안부에 올라서면 하산하기까지 길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등로는 반들반들하고 표지기도 수도 없이 많아 그저 발길 흔적만 쫓으면 된다.

    진달래는 588m봉을 지나면서 작은화악산까지 더욱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곳은 화악산 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으로 능숙한 산꾼들도 한두번은 쉬어가는 된비알이다(30분 소요).

    바위봉으로 이뤄진 작은화악산은 전망이 시원하다.

    남쪽으로는 밀양강이 꿈결처럼 흘러가고 북쪽으로는 장엄한 산세의 남산이 가깝게 바라보인다.

    화악산 고스락은 여기서 1시간쯤 더 가야 만난다.

    화악산 정상은 생각보다 밋밋하다.

    청도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정상 표지석이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하산은 화악산이 남산과 나란하게 동쪽으로 가지능선을 친 414m봉쪽으로 떨어지면 된다.

    이 코스는 평양리 중리마을로 내려선다.

    길도 비교적 잘 나 있어 1시간30분이면 힘들이지 않고 내려설 수 있다.

    이 코스는 화악산의 일반산행로와 달리 인적이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동서에서 동북으로 용틀임하는 화악산 주릉의 장쾌한 모습도 감상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능선을 줄곧 따라가다 마을근처에 다다르면 능선상에 일반 묘 크기의 배가 넘은 가족묘지가 나온다.

    여기서 능선길을 버리고 묘지길을 따르면 이 지방 특산품인 미나리밭에 닿는다.

    진용성기자 ysjin@

    밀양 화악산 산행수첩

    대중교통은 불편...

    산행들머리와 도착지가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원점회귀산행에 제격이다.

    남해고속도로 진영IC에서 빠져나와 밀양을 거쳐 25번 국도를 타고 유천으로 향한다.

    유천역에서 상동교를 지나 5백m쯤 더 가면 청도읍과 평양리로 가는 갈래길이 나온다.

    여기서 육교다리 방면으로 직진하면 우주가든이라는 식당이 보이고 조금 더 가면 검문소가 나온다.

    검문소에서 왼쪽으로 꺾어들면 산행 들머리인 음지마을이 왼쪽에 나타난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유천역에서는 음지마을로 가는 버스편이 없어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청도역에서는 음지마을로 가는 버스가 오전에 두편 있다(8시45분,11시.30분소요.).

    부산역 출발 청도행 경부선 열차는 오전5시30분부터 평균 30분 간격으로 있다(소요시간 1시간5분).

    음지마을에서 청도로 돌아오는 버스는 오후2시30분,4시50분,7시 등 3편이 있다.

    청도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4시부터 평균 30분 간격으로 10시52분까지 있다.


    산미나리 일미

    산행 도착지인 불당,평지마을에는 화악산의 맑고 깨끗한 물로 재배한 산미나리가 유명하다.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하기도 한 이곳 미나리는 맛과 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그만이어서

    대도시 백화점에 한재미나리란 이름으로 비싼 값에 팔려나가고 있다.

    지금이 제철.계곡물에 씻어 된장에 찍어 먹으면 "상큼한 봄냄새"가 한동안 계속된다.

    진용성기자



     

    청도 '화악산'




    병풍처럼 펼쳐진 암릉 걷는 재미 '쏠쏠'






    - 약 10.5㎞의 원점회귀 코스
    - 900m 넘는 산이라 힘들지만
    - 완만한 오솔길로 된 들머리
    - 농가재배 미나리 향기 폴폴
    - 중간중간 만나는 된비알
    - 지리산 가야산 팔공산 등
    - 여러 산 조망할 수 있어 매력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미나리 향이 물씬 풍기는 청도 화악산(930.4m)을 찾았다.

    상리 평양리 음지리 골짜기로 들어서면 남산 밤티재 화악산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까지

    여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포근한 인상이다.

    900m가 넘는 산이라 힘들지만 지리산 가야산 팔공산 금정산을 조망할 수 있고

    화악산~윗화악산~아래화악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암릉이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쪽으로는 청도군 남산(870m)과 만나며 남쪽으로는 밀양 철마산(627.3m)과 이어져 있다.


       
    청도 화악산은 윗화악산 아래화악산으로 이어지며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사진은 밤티재 갈림길 직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앞쪽 능선 오른쪽부터 윗화악산 아래화악산 철마산이 우뚝 솟아있으며 철마산 아래에 음지리의 한재미나리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화악산 지명과 관련한 전설도 전해진다.

    천지가 개벽할 때 온 세상이 물에 잠겼는데 화악산은 황소 1마리, 비슬산에는 비둘기 1마리,

    용각산에는 용 1마리가 앉을 자리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겨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는 천지개벽 당시 홍수로 물에 잠겼을 때 조롱박과 작대기만큼 남았다는

    창원 조롱산~작대산(근교산 1002회)과 비슷한 이야기이다.


    산행은 청도읍 평양1리노인회관~한재 평지마을~한재 불당·중리 갈림길~밤티재 갈림길~화악산 정상~불당골 갈림길~운주암 갈림길~윗화악산~한재 중리마을 갈림길~아래화악산~한재 평지마을 갈림길~평양1리노인회관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거리 약 10.5㎞에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가량 걸린다.

    편안한 들머리, 때때로 나타나는 된비알, 열린 조망으로 산행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된다.



       
    평지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한재 미나리.

    평양1리노인회관에서 출발해

    인근 경북근로자복지연수원 왼쪽 길로 진입한다.

    화악정이라는 식당을 지나면 청도군 보호수로 지정된

    300살 소나무가 있고 비닐하우스마다

    미나리가 출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재 평지마을에서 이정표를 따라 새 주소 '평양길 52'가 붙은

    파란 지붕 집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화악산 정상까지는 4㎞ 거리다.

    정상까지 순수하게 오르는 고도가 760m가량이어서

    '이번에도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산행 들머리가 완만한 오솔길이어서 마음이 편해진다.

    사유지 경계 철조망을 지나 만난 시멘트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산길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묘지 뒤쪽 능선으로 바로 올라탄다.

       
    밤티재 갈림길 직전 된비알.


    폭 2~3m의 임도로 겉보기에 편안해 보였지만

    경사길이 이어지며 땀이 배어 나온다.

    겨울산행에서 얼굴에 흐르는 땀은 오랜만이다.

    들머리에서 1.1㎞를 오른 지점에서 만난 한재 불당·중리 갈림길에서

    곧바로 나아간다.

    능선에 오르니 다시 오솔길이다.

    돈가스를 썰어놓은 듯 쫙쫙 갈라진 카멜레온 바위가 보인다.

    30m 뒤 사면에는 어렸을 적 본 만화영화 '똘이장군'에 출연하는 돼지를 닮은 돼지바위가 있다.

    조금 더 오르자 동글동글한 공룡 알 바위가 나타난다.

    여기까지 편하게 올랐다면 이후로는 된비알이다.

    10분가량 치고 오른다.



    해발 600m쯤에서 무명봉을 지나면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정면이 윗화악산,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아래화악산과 화악산이다.

    화악산이 금방 손에 잡힐 듯한데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1.7㎞나 남았다.

    찬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더니 한겨울 날씨로 돌변하고 경사도 코가 땅에 닿을 듯한 된비알이다.

    로프가 걸쳐져 있다.

    전망바위에서 30분쯤 올라 만난 전망대에서는 정면 가장 먼 곳에 천황산 재약산이 있고

    왼쪽으로 운문산과 가지산이 보인다.

    밤티재 갈림길을 만난다.

    청도산악회의 이름이 적힌 이정표가 들머리부터 적재적소에 설치돼 있다.

    밤티재에서는 정상까지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어 산꾼들이 들머리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아래에서 쳐다볼 때 봉긋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과 달리 화악산 정상은 평평해 구분이 잘 안 되더니

    실제 정상에 올라서도 정상석이 없었더라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정상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열린 전망을 보니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황매산 등이 보인다.

    윗화악산까지는 2.1㎞가 남았고, 거기서 다시 1.3㎞를 더 가면 아래화악산이다.

    정상~윗화악산~아래화악산 코스는 곳곳이 암릉 구간이어서 걷는 재미가 좋은 데다

    전망이 열려 있는 곳이 많아 산행의 재미가 최고조에 달하는 구간이다.

    불당골 갈림길, 운주암 갈림길, 비슬지맥 갈림길을 차례로 지나치며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이 암릉 뒤로 그림처럼 펼쳐진 구간이 나오는데

    왼쪽 청도와 오른쪽 밀양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제 난간과 절벽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면 윗화악산(837m)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밀양 평밭·퇴로 마을이다.

    직진해 아래화악산으로 가는 길이 좀 험하다 싶더니 목제 계단이 설치돼 있다.

    한재 중리마을 갈림길에서 0.5㎞를 더 가면 아래화악산이다.

    거의 다 왔다 싶을 무렵 갑자기 거대한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자세히 보니 바위 가운데 로프가 매달려 있다.

    바로 오를 수도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우회로로 이동한다.

    10m가량 뒤로 돌아 나와 왼쪽으로 U턴하면 아래화악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아래화악산(755m)에만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 하산길로 접어든다.

    한재(평지마을)로 내려선다.

    급경사에 길이 좁아 걷기가 쉽지 않다.

    스틱이 꼭 필요한 구간이다.

    한재 평지마을 갈림길에서 왼쪽 한재(평지마을)로 내려선다.

    곧바로 가면 철마산으로 이어진다.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내리막길을 가다 보면 시멘트 길을 만나고 좀 더 내려가면 사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틀면 들머리를 지나 평양1리노인회관이 나온다.





    ◆ 주변 가볼 만한 곳

    - 시간 멈춘 유천마을…싱싱한 미나리는 덤

       
    평양1리노인회관 옆 '미나리 향기'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싱싱한 미나리와 삼겹살.

    산행지 인근 청도읍 유천마을을 둘러볼 만하다.

    유천마을은 청도읍과 경주 산내, 그리고 밀양 방면으로 갈라지는

    교통의 요지였던 1960, 19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에 세워진 정미소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정미소 오른쪽에 당시 번화가임을 상징하는 영화관이 운영됐으나

    이곳은 30~40년 전 가동을 멈췄고

    몇 년 전 화재로 폐허가 된 채 남아 있다.

    한때 '개그계의 돈키호테' 전유성 씨가 탐내기도 했단다.

    맞은편에는 남매 모두가 시조시인인 이호우(1912~1970)

    그의 여동생 이영도(1916~1976)

    생가(등록문화재 제293호·유천길 46)가 보존돼 있다.

    이영도는 시인인 청마 유치환과 20년간 수천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플라토닉 러브를 한 여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치환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이영도는 청마로부터 20년간 받은 편지 중 6·25 전쟁 때 일부 소실되고

    남은 500여 통의 편지를 모아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시집을 펴냈다.

    생가 대문이 자물쇠로 채워져 있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산행 출발·도착지인 평지마을의 '미나리 향기(054-371-5666)'에서는

    싱싱한 생미나리와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

    삼겹살을 구울 때 브랜디 한 잔을 불판에 뿌린 뒤 보여주는 불쇼와 무료로 제공하는 포도주 1잔은 덤이다.

    생미나리를 구입할 수도 있다.

    산행 출발·도착지인 평양1리노인회관 바로 옆에 있다.




    ◆ 교통편

    - 청도역 버스터미널서 상동 가는 5번 타고 평양1리노인회관 하차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청도역으로 이동한 뒤

    역 앞 청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 5번(오전 6시45분, 8시25분, 10시50분)을 타고

    평양1리노인회관에서 하차한다.

    반드시 상동으로 가는지 확인해야 한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5번 버스(오후 4시10분, 6시45분, 8시20분)를 타고 나오면 된다.

    편하게 가려면 밀양 상동역에서 택시(010-8529-8480)를 타고 평양1리노인회관으로 곧장 가면 된다.

    택시요금은 8000원~1만 원이며 노인회관에서 콜택시를 불러 상동역으로 이동해도 요금은 같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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