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때면 [화장실 넘쳐] '똥물신발' 됐지!"
옛 신발공장, 그 기억의 단편
- 철야한 다음날 미싱에 머리박아
- 밥상 차려놓고 아이 둔채 출근도
-신발창을 조금이라도 더럽게 붙이면 그 자리에서 좍좍 찢어버리고 다시 하라고 했어. 신발 단위는 켤레인데, 공장에서는 '쪽'이라고 했어. "오늘 몇 쪽, 내일 몇 쪽 작업해야 한다" 그랬지.
-공장에서 작업반장들이 수 틀리면, 밑에 사람들 데리고 웃돈 받는 곳으로 옮겨다니는 게 다반사였어. 한창 물량이 많을 땐 새벽 3시까지 사흘간 철야로 하고 그랬는데, 낮에 작업할 때 졸다가 미싱에 머리를 받혀서 정신이 번쩍 났지.
-소매치기 하는 사람들이 월급날은 귀신 같이 알아 퇴근시간 월급봉투를 훔쳐가는 일이 있었지. 그래서 벤또(도시락) 안에 월급봉투 넣어서 퇴근하고 그랬어. 신발공장 주변에 장사하는 사람들 많았어. 그 사람들 돈 많이 벌었을거야.
-실밥 따는 시다(보조원) 하다가 쉬는 시간 미싱에 올라가 옆선 박는 연습을 해서 재봉일 하게 된 거지. 시급이었는데 시계를 달아놓고 1시간 안에 누가 몇 쪽 만드느냐 경쟁을 붙여 힘들게 했어.
-야식으로 우동 한 그릇이 나오는데 고명도 없고 멀건 국물에 단무지, 김치 없었어도 배가 고프니까 후루룩 넘겼지.
-예전 사상 쪽에서는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할 정도로 침수지역이었어요. 사상지역에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서 재래식 화장실 물이 넘쳐 창고 신발과 물건들이 전부 똥물에 잠기고 그랬어요.
-어린 아이들만 집에 놔두고 일하러 가려니 마음이 아팠지. 아침 차려 놓고 공장에 나가면 애들이 알아서 학교 가고. 아이들한테 미안했지. 그래도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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