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복병산] "기상 성지"-"상수도 성지" 논쟁
중구 위치 100년 이상 관측소…부산기상청, 일대 역사벨트 계획
부지 소유한 부산시상수도본부, 배수지·녹지훼손 이유 반대입장
해발 49m인 부산 중구 복병산이 요즘 시끌벅적하다.
부산기상청이 이곳에 신청사를 지어 '기상 역사 벨트'로 만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다.
땅 주인인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복병산은 '상수도의 성지'이다. 개발에 따른 훼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산기상청은 오는 2020년까지 국비 100억 원을 투입해
대청동 기상관측소 옆 3305㎡에 지상 3층 규모의
신청사를 건립한다고 5일 밝혔다.
이원화된 관측(대청동)과 예보(부산기상청) 업무를 통합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정부 예산에 설계 용역비 반영을 검토 중이다.
동래구청 옆에 있는 현재의 청사는
준공된 지 40년이 돼 노후화가 심각하다.
복병산은 국내 기상사의 출발점이다.
1904년 보수동 관측소가 1934년 지금의 장소로 옮겨졌다.
한국전쟁 시절에는 피란민에게 제공하던 부산임시관측소가 있던 곳이다.
부산시기념물 제51호인 대청동 관측소는 세계기상기구(WMO)의 '100년 관측소'로도 선정됐다.
세계 1만3000여 곳의 관측소 중 100년이 넘은 곳은 부산을 포함해 60곳뿐이다.
김남욱 부산기상청장은 "1907년 설립된 서울관측소보다 유례가 더 깊다. 신청사 건립과 더불어 복병산 일대를 '국내 기상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신청사 예정지를 포함한 복병산 2만2000㎡가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재산이라는 점이다.
상수도본부는 또 부산시 등록문화재 제376호인 '복병산 배수지'가 있는 만큼 "복병산을 상수도 성지로 가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병산 배수지는 1910년 건립돼 초읍 성지곡수원지에 물을 공급했다.
1923년 들어선 서울 상수도시설에 비해 10년 이상 앞서 국내 상수도 시대를 연 토대였다는 것이다.
부산기상청 계획대로 신청사를 짓고 길이 100m에 너비 6m의 진입로까지 만들면 녹지 훼손도 불가피하다는 게 상수도본부의 주장이다.
상수도본부 측은 "복병산은 수령 180년 넘은 팽나무가 있는 원도심의 마지막 남은 녹지공간"이라며 "보존해야 할 가치가 더 크다. 기상청이 신청사를 추진하면 환경단체의 반발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기상청 측은 "복병산이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대규모 개발은 어차피 어렵다.
녹지 훼손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현재 동래청사 부지와 대청동 땅을 맞교환하거나 대청동 청사 부지 전체를 매입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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