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언제나 새롭게 펼쳐지는 엽서 속 풍경
다시 보는 부산의 해안 명소
- 바다와 함께 멋진 풍광 연출하는 동해 해파랑길 출발점 오륙도
- 최근 떠오르는 해상케이블카, 암남공원 절경 볼 수 있는 송도
- 영화·드라마 배경·세트장 있는 영도 흰여울 마을·죽성항 등
- 낯익은 장소지만 무한매력 지녀
- 최근 생긴 ‘아난티 코브 타운’도 아름다운 건물·카페 등으로 인기
사람의 시각이란 게 원래 낯이 익고 익숙해지면 무덤덤해지게 마련이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타지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 부산의 명소들을 부산 사람들은 때로 하찮게 여긴다.
늘 봐 오던 풍경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것이다.
시가지를 포근하게 둘러싼 산들과 어디서든 30분 안팎이면 볼 수 있는 바다,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흘러온 역사의 자취까지 다양한 자산을 품은 부산의 가치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부산 사람조차 그럴진대 다른 지역 사람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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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남해안과 다른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푸른 바다와 동해안과는 다른 도심이 어우러져 부산 바다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인 오륙도는 해파랑길 시작 지점의 오르막에서 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
최근 부산시 주최의 부산속들여다보기 부산 속속들이투어를 주관하는 대륙항공여행사가 수도권 여행사 대표와 언론인 등을 초청해 부산의 새로운 명소와 오래됐으나 감춰져 있던 명소들을 탐방했다.
부산 최초의 교회인 초량교회나 유엔기념공원 같은 역사적 의의를 지닌 방문지도 있었지만 대부분 코스는 부산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단어인 ‘바다’에 초점이 맞춰졌다.
부산 사람에게는 일상이나 마찬가지인 바다가 관광객에게는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있는 방문지라는 판단에서다.
1박2일 일정을 이어간 이들과 동행해 부산의 해안 명소들을 둘러봤다.
부산 사람에게도 예사로 여기던 부산의 해안 명소를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 도심에서 한발 내디디면 자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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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단은 기장부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해안 명소를 두루 아울렀다. 오륙도 유람선을 타고 등대섬으로 향하는 탐방단. |
첫날 탐방단이 가장 먼저 찾은 해안 명소는 부산 국가지질공원의 대표 명소이자 대한민국 명승으로 지정된 오륙도였다. 35m 높이 해안 절벽 위에 만든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이후에 만들어진 다른 지역의 스카이워크에 비교하면 높이나 길이에서 처지는 느낌이 들지만 바로 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와 오륙도는 압도적인 경관을 보여준다.
둘 중의 하나만 있었다면 평범했을 풍광이 어우러져 이곳만의 독특한 풍광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오륙도는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해안 트레킹 길인 해파랑길의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오륙도 경관은 해파랑길을 따라 올라가면 극적으로 바뀐다.
조금만 높이 올라가도 오륙도를 이루는 섬들이 모두 눈에 들어오며 엽서에서 본 듯한 광경이 펼쳐진다.
탐방단은 해파랑길을 맛보기로 걸은 뒤 선착장으로 이동해 오륙도 유람선을 타고 가까이에서 방패섬과 솔섬,
수리섬을 비롯한 6개 섬을 둘러보고 등대섬에는 직접 발을 딛기도 했다.
이어 부산의 명물로 연결되는 7개 대형 교량 가운데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를 타고 최근 떠오르는 해상케이블카가 있는 송도로 발길을 이었다.
송도 또한 송도해수욕장에서 해안을 따라 암남공원까지 절경이 이어지는 곳이다.
해수욕장으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하지만 바윗길을 걷는 해안 볼레길도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암남공원까지 바다 위를 날아가며 발아래로는 수천만 년에 걸쳐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독특한 해안 지형을 간직한 볼레길을 내려다보고 바다 건너편 영도의 모습을 감상한 탐방단은 돌아오는 길에는 직접 볼레길을 걸으며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바위에 부딪혀 깨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첫날 여정의 마지막 방문지는 영도였다.
이곳에서는 자연경관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태종대 대신 ‘영화의 도시’ 부산과 깊은 인연을 맺은 흰여울 마을을 찾았다.
남항대교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 절벽 위를 따라 흰 담장이 이어진다.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의 배경이 된 이 마을에서는 창문 아래 넘실대는
파도를 보는 드문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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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죽성리 죽성항에 있는 드라마 세트장인 죽성성당에서 탐방단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기장부터 해운대까지 동해를 따라
이틀째 일정은 부산 바다의 북쪽 끝부분인 기장 죽성항에서 시작했다.
첫날 일정이 부산 도심의 해안 풍광을 둘러봤다면 이날은 수평선이 펼쳐지는 부산의 동해를 만끽하는 코스로 이뤄졌다.
기장군청에서 바다 쪽으로 가면 금방 나타나는 죽성항은 고산 윤선도와 임진왜란 등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두호마을 뒷산에는 임진왜란 때 왜장 구로다 나가마사가 축성한 죽성리 왜성이 있다.
왜성에서 해안을 바라보면 언덕 위에 수령 300년을 바라보는 노거수 해송을 지나 부둣가에 살짝 솟은 바위인 황학대가 있다.
고산 윤선도는 죽성에서 6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황학대에 즐겨 올라 시를 짓고는 했다.
하지만 정작 탐방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이런 역사적 유산보다 해안 바위 위에 지은 ‘죽성성당’이었다.
실제 성당이 아니라 2009년 드라마 ‘드림’의 세트장으로 만들어져 드림성당으로 불리는 이곳은
오전 이른 시간이면 드림성당과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이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해
데이트 코스로 명성을 얻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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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아난티 코브 타운. |
이어 탐방단이 찾은 곳은 해안의 자연경관이나 역사적 명소는 아니지만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기장군의 아난티 코브 타운이었다.
해안 산책로와 도서관, 레스토랑, 카페 등을 찾는 사람이 많다.
부산다운 건축상 금상을 받은 건물 자체도 시선을 끌지만 힐튼호텔 10층 로비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관도 감탄을 자아낸다.
독특한 분위기의 서점 이터널 저니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빽빽하게 책만 꽂힌 일반 서점과 달리 여유 있는 공간에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끈다.
바로 옆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유명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도 있다. 카메라에 절로 손이 가는 포토존이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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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
다음으로 들린 곳은 푸른 뱀의 전설이 어린 청사포를 찾아 다릿돌 전망대에서 송정에서 해운대로 이어지는 해안 경관을 감상한 뒤 마지막 방문지인 해운대 마린시티 영화의 거리다.
해안을 따라 1㎞ 남짓한 거리를 걸으면서 영화배우들의 손도장에 직접 손을 맞대보는 것으로
부산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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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시티 방파제를 따라 1㎞ 구간에 꾸며진 영화의 거리. |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탐방단을 이끈 대륙항공여행사 장순복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은 수도권 지역에 부산이 가진 최고의 관광자산인 ‘바다’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이번 코스를 찾는다면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뿐만 아니라
부산 사람들도 자신이 사는 부산의 명소들을 재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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