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도명산~낙영산'
가을 숲 바다에 백진주 뿌렸나, 예가 선경(仙境) 이로세
화양구곡 절경 품고 있는 충북의 예쁜 산
우암 송시열 유적 많아 역사공부도 병행
암릉·기암 즐비…속리산 주능선 조망미 최고
낙영산 표시 잘못돼 초행 산꾼들 혼란
코스 길고 볼거리 풍부…시간 안배 요주의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의 화양구곡. 속리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빼어난 계곡이다.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첨성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 등 9개의 명소를 품고 있는 데다
물이 맑고 시원하기로도 이름이 높다.
이 뿐인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이름의 횟수로는 최고라는 17세기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우암 송시열이 정가 은퇴 후 머물렀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근교산 취재팀이 도명산 정상에서 낙영산으로 가는 등산로를 내려서고 있다. 멀리 묘봉 상학봉 문장대 등 속리산 주능선의 연봉들이 눈에 든다. |
큰 계곡에 명산이 없을 수 없다.
화양구곡은 계곡 남쪽으로 기임괴석이 즐비하고 풍광도 빼어난 명산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데 바로 도명산(650m)~낙영산(746m)~
가령산(646m)이 그 산들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주 도명산~낙영산을 답사했다.
가령산까지 포함하면 완벽한 종주가 되겠지만
부산에서 오가는 이동시간과 낮이 짧아지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
다음 기회로 남겨 놓았다.
산꾼들 사이에서는 흔히 충북의 가장 예쁘고 빼어난 산을 꼽을 때
영동 천태산과 괴산 도명산을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면 마치 산자락에 진주알을 뿌려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기암괴석과 천년노송이 넘쳐나고 산행 도중 수십 곳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천하일품이기 때문일 테다.
낙영산 역시 도명산의 산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도명산과 낙영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주능선,
즉 천왕봉에서 입석대 문장대를 거쳐 묘봉 상학봉에 이르는 장쾌한 하늘금을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GPS 트랙 / 고도표 jpg파일 |
미리 밝히지만 이번 코스는 총 18㎞에 달할 정도로 꽤 긴편이다.
하지만 계곡 옆 공원 산책로를 걷는 6㎞를 제외하면
순수한 산길은 12㎞ 정도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다면
부산에서 늦어도 오전 7시 전에는 출발해야 하고,
또 부지런히 걸어야 해 지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전체 코스를 요약하면 화양구곡 입구 주차장~화양2교~운영담~
읍궁암과 암서재~화양3교(산행기점)~첨성대~전망대~문바위~
도명산 정상~괴산 미륵산성~관람대~빈간암재~685봉(헬기장)~
안부 갈림길~무영봉~낙영산~갈림길~갈림길~화양구곡 계곡~
자연탐방로~화양3교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다.
순수한 산행 거리 12㎞의 걷는 시간만 6시간, 화양구곡 옆 도로 위를 걷는 시간만 1시간 30분이다.
주차장에서 옛 매표소를 지나면 오른쪽 계곡 가에 느티나무 숲이 멋들어지게 조성돼 있어
걷는 이의 기분을 맑게 해준다.
화양2교 아래 계곡에 굵은 씨알의 모래무지와 피리 등 물고기가 노닐고 있다.
주차장에서 화양2교를 지나 운영담과 우암 송시열을 모신 화양서원 앞 읍궁암을 거쳐
본격적인 산행 시작 지점인 화양3교까지 거리는 2㎞.
기분 좋게 걷는데 양산에서 왔다는 50대 후반의 등산객 3명이 근교산 취재팀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서로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작별한 후 화양3교를 건너지 않고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참, 산행 들머리에 있는 첨성대를 보려면 잠시 화양3교를 건너서 봐야 하기 때문에
잠시 건너갔다가 되돌아와 산행을 시작해도 되겠다.
도명산 정상 조금 못 이른 곳에 있는 문바위. |
산길로 접어들어 200m만 가면 벼랑 앞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오르막을 짧게 오르면 첨성대다.
십여개의 반듯한 바위가 쌓여 있는 첨성대는 중간에 구멍도 뚫려 있어
한 바퀴 돌아 나오기 재미있는 자연산 석탑이다.
발아래 화양구곡과 계곡 건너 암서재를 바라보는 조망미도 썩 괜찮다.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좀 더 오르면 이정표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길이 꺾이는데 철계단 여러 개가 잇달아 나온다.
계단을 오르면 작은 전망대. 여기서부터는 능선을 타고 오른다.
편안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서서히 붉은 물이 들어가는 숲길을 30분가량 오르면
거대한 바위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철계단을 오르며 바라보는 발아래 능선과 계곡이 절경이다.
계단 구간을 지나면 '도명산 1㎞'를 알려주는 이정표.
진행 방향을 보면 정상부가 바위로 뒤덮인 도명산의 늠름한 모습과
봉우리 주변 기암괴석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 온통 바위길이다.
하지만 로프와 계단 등이 잘 설치돼 있어 그리 위험하거나 힘들지는 않다. 한 굽이 올라서니 커다란 바위가 서로 어깨를 맞대고 그 사이로 문이 나 있다.
마치 하늘로 통하는 문처럼 여겨진다.
문바위다.
주변 경치와 멀리 남쪽으로 보이는 속리산 문장대에서 묘봉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톱니 같은 능선의 조망미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다시 철계단을 지나면 7분 만에 도명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석 뒤에는 3개의 크고 작은 바위가 마치 신선 삼형제처럼 멋지게 앉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은 바위 끝에 올라 보면 사방이 확 트인 천혜의 조망이 드러난다.
특히 남동쪽으로 낙영산과 백악산 너머 드러나는 속리산 주능선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절경이다.
동쪽으로는 낙영산과 가령산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가지 능선들이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다.
가을 햇살을 받아 바위들이 빛을 낸다.
진주를 흩뿌려 놓은 듯한 비경에 입을 다물 줄 모른다.
도명산 정상 큰 바위에 오르면 최고의 조망미를 맛본다. |
도명산 정상석에 방향 표시가 돼 있다.
오른쪽은 학소대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그리고 남쪽으로는 낙영산 가는 길임을 알려준다.
'낙영산 2.2㎞'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뒤에 알았지만 이 거리 표시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일단 낙영산을 향해 남쪽으로 내려선다.
'등산로 아님'이라고 돼 있지만 길은 있다.
살짝 내려서면 갈림길인듯 한 지점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내려선다.
슬랩구간을 무사히 내려가면 안부 이정표.
정상에서 오른쪽 학소대 방향으로 내려섰다가 갈라진 길과 합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괴산미륵산성' 입간판을 보면서 낙영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능선 왼쪽에 돌을 쌓아 만든 산성 유적이 곳곳에 펼쳐진다.
곧바로 관람대와 헬기장을 지나면 안부 4거리.
일명 빈간암재로 불리는 곳이다.
직진하면 Y자 모양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계곡 방향이 아니라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
살짝 오르막을 치면 제법 널따란 바위.
쉬어 가기 참 좋은 곳이다.
잠시 숨을 고르며 목을 축이는데 눈앞 바위에 뿌리 박은 노송의 자태가
의연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뽐내는 듯하다.
다시 길을 재촉해 10분이면 헬기장이 있는 685봉에 닿는
데 이 봉우리가 바로 도명산 정상석에 '낙영산 2.2㎞'라고 표기돼 있는 바로 그 봉이다.
하지만 국립지리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 표기된 낙영산은 한참 더 가야 만날 수 있다.
동쪽에 보이는 우뚝 솟은 봉우리가 무영봉이고 그곳에서 왼쪽으로 좀 더 가야 낙영산이 있다.
도명산으로 오르는 산행로 주변 숲이 붉게 물들어 있다. |
쪽(진행방향 왼쪽)으로 꺾어 15분쯤 내려서면 안부 사거리 갈림길.
이곳에서 왼쪽 인봉골로 탈출할 수 있다.
바닥에 놓인 흰색 안내판에도 조금 전 지나온 헬기장을 낙영산으로 표기해 놓았고 정면의 봉우리를 무영봉(가령산)으로 표기해 놓았다.
모두 다 틀린 안내다.
국립공원공단 측에서 시급히 정비해야 겠다.
직진하면 가파른 오르막이다.
로프를 잡고 바위를 타고 오르는 등
20분쯤 바짝 땀을 쏟으면 해발 742m인 무영봉.
남동쪽의 백악산과 그 너머 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더욱 잘 보인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날카로운 능선을 타고 200m쯤 가면 갈림길.
오른쪽 능선 쪽으로 직진해서 15분 가면
아무런 표기가 없는 작은 봉우리가 있는데
바로 이곳이 국내에서 발간된 모든 지형도에 표기돼 있는
해발 746m의 낙영산이다.
하지만 정상석은 물론이고 그 흔한 안내리본조차 없다.
여태까지 대부분 산꾼들이 낙영산을 해발 685m의 헬기장 또는
조금 전 무영봉으로 알고 있었으니
실제 낙영산은 이처럼 푸대접을 받고 있다.
취재팀이 임시로 안내리본을 달고 '낙영산 정상'이라 표기해 두었다.
가령산 방향으로 직진.
80m쯤 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 능선을 탄다.
20분쯤 부지런히 가면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번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살짝 내리막인 듯하지만 곧바로 완만한 오르막이 나온다.
가령산 가는 길이다.
500m쯤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길을 잡은 후 150m쯤 가서 오른쪽 바위 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바위를 뛰어내려야 하는 짧은 구간을 지나면 길은 곧 편안해 지는데 20분 후 540m봉을 통과한다.
화양구곡 계곡물까지는 30분이면 닿는다.
계곡을 건너 반대편 언덕을 2분가량 오르면 공원 자연탐방로다.
이 곳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걷는데 화양3교까지는 2㎞ 정도.
중간에 파천 와룡암 학소대 등의 화양구곡 명소를 만날 수 있어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
◆ 떠나기 전에
- 바위 투성이 골산, 접지력 좋은 등산화 필수
화양구곡에서 만나 취재팀을 반겨 준 양산의 산꾼들. |
도명산~낙영산 순환 코스는 전체 구간의 50%가량이 바위길이다.
그만큼 험한 골산이자 악산이라는 의미다.
계단과 로프가 잘돼 있긴 하지만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는 구간도 꽤 된다. 따라서 등산화는 반드시 밑창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또 본인은 아니더라도 일행 중 누군가가 발목이나 무릎 등을
다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시간 지체로 인해 불가피하게
야간산행으로 하산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말하지 않아도 산꾼들의 필수품이긴 하지만,
반드시 전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조자일도 일행 중 1~2명은 챙겨가자.
아울러 우암 송시열 선생의 유적이 산자락과 화양구곡에 산재한 만큼,
떠나기 전에 그의 삶과 당시 시대상황 북벌론과 효종임금 등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한다면 더욱 뜻깊은 산행이 될 수 있겠다.
우암 선생이 매일 궁궐을 향해 엎드려 통곡하며 절했다는 읍궁암(泣弓巖)의 '궁'은
궁궐을 뜻하는 '집 궁(宮)'이 아니라 '활 궁(弓)'자를 썼는데 활처럼 엎드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교통편
- 중부내륙에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옮겨 타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에서 화양구곡까지 가려면
상당히 불편하고 갈아타는 것까지 더하면 이동시간은 더 걸린다.
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부산발 청주행 고속버스 첫차는 오전 6시30분, 그 다음이 8시에 출발한다.
3시간20분 소요.
청주에서 화양구곡 입구까지는 오전 9시20분과 11시에 있으며 1시간가량 소요된다.
부산발 청주행 버스 첫차를 놓치면 낮 12시 이전에 도착하기 힘들기 때문에
산행에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실상 당일치기는 불가능.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경부고속도로 김천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옮겨 탄 후 낙동JC에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탄다.
화서IC에서 내린 후 상주 방면으로 우회전, 다시 문장대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가다 보면
상주시 화북면을 지나 청천면 소재지인 송면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자연학습원 입구를 거쳐 화양리 화양1교 앞 삼거리에서 왼쪽 화양구곡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부산에서 3시간이면 닿는다.
'도명산'
산허리 걸터앉고 늘어지는 가을
가 을산은 아무래도 단풍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단풍이 아름다운 한국 최고의 산,설악을 즐겨 찾는다.
하지만 지난주는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단풍을 보지 못했다.
날씨가 흐린 이유도 있었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산중체증'을 빚은 탓에
중도에서 산행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대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원사무소 추정 7만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지난 주 휴일 오대산을 뒤덮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단풍명산의 자랑이자 단점인 셈이다.
이번주는 혼잡함을 피해 홀로 화사한 충북 괴산의 명산,도명산(650m)을 찾았다.
단풍은 바위틈에 뿌리를 박아 오랜 세월을 견뎌낸 억센 생명력을 과시하듯,절규하듯 토해내는
핏빛 불길의 돌단풍으로 타올랐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월말쯤 찾으면 온 산을 사르는 '황홀한 전율'로 만날 수 있으리라.
산은 예로부터 천하 절승지로 이름난 청천면의 화양동계곡을 남쪽에서 품고 있다.
절승지의 모산답게 크고 미끈한 화강암의 바위봉이 수려하고 틈틈이 박혀있는 아름드리 노거수들이 그림같다.
정상 북쪽 바로 아래에 위치한 삼존마애불도 볼거리를 더해준다.
산은 그러나 부산에서 올라와 이 산 하나만 달랑 타기엔 코스가 너무 짧다.
해서 인근의 낙영산(746m)과 가령산(646m)을 연계해 코스를 늘렸다.
당초의 의도는 낙영,도명 2개의 산만 취재하려 했으나 여기까지 와서
화양구곡 3산의 하나인 가령을 빼놓는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3산을 답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안팎이었다.
휴식시간 40~50분을 제외하면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10분 정도였다.
가령산을 코스에 넣더라도 오전 7시 이전에 부산을 출발하면
늦어도 오후 10시전까지 노포동 지하철 역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취재차량은 오전 7시 구서동을 출발,산행 들머리인 송면리엔 오전 11씨쯤 도착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30분 휴식). 구체적인 산행 경로는 송면리 충북자연학습원~백골사거리∼전망대∼능선합류점∼가령산∼지봉전망대∼낙영산∼범바위안부∼685m봉(헬리포트)∼사거리안부∼도명산∼마애불~학소대 순.
충북학습원 입구에 내리면 자연휴게소 맞은 편 화양천쪽으로 등산로가 열려있다.
천변으로 내려가는 들머리에 '가령산 등산금지' 팻말이 붙어있으나 학습원에 들러
공원 입장료를 내고 양해를 구하면 달리 제지하지 않는다.
철판 등으로 간이 다리가 놓여 있는 개울을 건너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직진 방향에 뚜렷한 길이 계곡으로 우회해 가령산을 오르는 길이고 개울 아래쪽에 위치한
또다른 길이 능선을 통해 가령산으로 직등하는 코스다.
어느 길을 택하든 등로는 잘 나와 있어 당일의 형편에 따르면 된다.
우횟길을 따르면 10분쯤 걸려 안부인 백골사거리에 닿는다.
가령산은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이다.
지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올라가면 주위 조망이 터지면서 가령산이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지능선 우횟길과 능선 직등길이 만나는 주능선 삼거리는 백골사거리에서 20분 소요.
주능선에 닿으면 낙영산까지는 단일 능선으로 이어진다.
주능선 삼거리에서 5분 거리의 가령산은 오석으로 만든 정상석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주변 조망도 생각보다 시원치 않다.
산의 그림자가 비춰진다는 뜻의 낙영산은 가령산에서 남서 방향으로 80분쯤 걸으면 닿는다.
정상 못미친 지봉 전망대에서 오른쪽 길로 잘못 들어설 수 있으나 정상석와 돌탑이 발견되지 않으면
상봉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혼돈은 정상의 위치가 각 산행지도마다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데서 비롯됐다.
낙영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압권이다.
특히 백악산 너머 남쪽의 물결치는 듯한 속리 주봉의 하늘금은 황홀한 감동 그 자체다.
도명산은 낙영산을 쏟아질 듯 내려와 다시 된비알로 급격하게 올라 만나는
685m봉(헬리포트)에서 북북서쪽으로 이어진 능선 끝에 자리해 있다.
산은 괴산을 대표하는 명산답게 멀리서 봐도 수려한 모습이 조금도 덧나지 않는다.
산 허리까지 미끈하게 흘려내린 하얀 바위와 그 틈새에 박힌 붉은 빛 활엽수,
그리고 천년의 푸른 빛 그대로 군데군데서 고고한 노송들이 한폭의 진경 산수화를 이루고 있다.
다가갈수록 더욱 생생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낙영산에서 범바위 안부까지 15분,안부에서 685m봉까지 20분,사거리 안부까지 20분,도명산까지 30분 소요.
하산은 서쪽으로 능선을 조금 더 타다가 오른쪽 계곡을 통해 화양3교로 내려서는 방법과
정상 북쪽 오른쪽 급사면을 통해 마애삼존불을 거쳐 학소대로 내려가는 길 2가지가 있다.
도명산을 처음 찾는 경우라면 고려시대 불화가 암벽에 음각으로 그려져 있는 마애불코스를 찾을 만 하다.
20여m 높이의 바위들이 하늘을 에워싸고 있는 벽면에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속세를 내려다보고 있는
마애불의 모습은 절로 불심을 솟게한다.
정상에서 10분 거리.
마애불을 돌아나오면 길은 급경사로 다시 이어진다.
나무로 계단을 이루고 있지만 워낙 급하게 쏟아져 내리기 때문에 주의해야할 구간이다.
파란 색 철다리가 인상적인 학소대는 마애불에서 35분거리에 있다.
글·사진=진용성기자
'도명산' 개념도
괴산 가령∼낙영∼도명산 '산행수첩'
산행 들머리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 충북자연학습원과
종점인 청천면 화양리 학소대까지의 거리는 약 2.5㎞에 이른다.
차를 가져간다면 회수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거리지만
괴산까지의 대중교통편이 불편한 점을 감안하면 이를 감수하는 편이 나을 듯 하다.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에서 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탄다.
상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보은방면 25번 도로를 탄다.
상주시 화서면 상곡리 삼거리에 닿으면 보은 방면 25번 도로를 버리고
화북 괴산방면 49번(오른쪽)도로로 갈아탄다.
갈령과 화북,입암을 지나면 도 경계선이 나오고 그곳을 통과하면 5분쯤 거리에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 삼거리가 나온다.
들머리인 학습원은 삼거리에서 32번도로를 타고 화양 방면으로 3분쯤 달리면 자연휴게소 앞 삼거리로 만난다.
대중교통편은 버스 운행횟수가 많지 않은 상주 방면보다는 청주를 경유해
청천으로 들어가면 편이 훨씬 편리하다.
부산서 청주행 버스는 노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 정각에서 오후 6시30분까지 1시간∼1시간30분 간격으로 하루 10회 운행된다.
오전 7시,8시30분,10시,11시,12시,오후1시20분,3시,4시,5시,6시30분이다.
이중 일반버스는 오전10시와 오후3시편이고 나머지는 우등고속이다.
4시간 소요.
청주에 닿으면 3분 거리의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양을 거쳐 학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첫차 오전 8시20분부터 막차 오후 7시까지 1시간∼1시간20분 간격으로 9회 운행된다.
1시간20분 소요.
돌아오는 차편은 들어가는 차편과 시간을 역순으로 활용하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진용성기자
'화양9곡'이란?
굽이굽이 아홉굽이 돌아돌아 9색 선경
조선 중기 때 이곳에 은거한 우암 송시열선생이 계곡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9개의 명소에 각각의 이름을 지어 불렀다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소재의 절승지.
계곡은 대야산에서 흘러내린 선유동계곡의 물과 합수를 이룬 송면리에서 달천과 합류하는
화양리까지의 5㎞ 구간에서 굽이굽이 선경을 이룬다.
화양동 9곡의 제1곡은 계류 가장자리 층암절벽이 하늘을 떠받고 있는 듯한 경천벽이고
제2곡은 구름의 그림자마저 맑게 비친다는 운영담이다.
제3곡은 읍궁암으로서 송시열이 효종의 승하를 애도하며 새벽마다 엎드려 통곡했다는 넓고 큰 바위이며
제4곡은 거울처럼 맑은 담 바닥에 금빛 모래가 널려 있다해서 금사담이며
제5곡 첨성대는 별을 관찰하기에 알맞은 곳으로서 도명산 기슭에 버티고 서 있다.
이외에도 제6곡 능운대,제7곡 와룡대,제8곡 학소대가 화양천을 따라 펼쳐지며
제9곡인 파곳에는 널따란 반석이 계곡 가운데 자리하여 신선들이 여기서 술잔을 나누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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