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18> 민어
여름 보양식 '1위'
민어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에 속하는 난류성 어류로 큰 것은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kg에 달한다.
바닷고기치고는 기골이요 크기도 가히 '팔척 장신'이라 할 만하다.
'백성의 물고기'란 뜻을 가진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남녀노소, 귀천의 구별 없이 모두가 즐겼던 생선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무리 가난하다 하더라도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민어만은 꼭 올려 조상님의 얼을 기렸다.
민어는 흰 살 생선으로 소화 흡수가 빨라
어린이들의 발육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기력이 쇠약한 노인이나
큰 병을 치른 환자들의 체력 회복에도 탁월한 효과를 낸다.
소화·흡수 잘돼
기력 회복에 탁월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전해오는 것처럼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시키는 효력은 도미나 보신탕을 능가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지방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삼복더위에 민엇국으로 복달임을 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민어는 다른 생선들과 달리 특히 부레가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동의보감에는 민어를 회어라 했으며 '맛이 좋고 독이 없다.
부레는 어표라고도 하는데 갖풀(아교)을 만들어 쓰면 좋으며 파상풍을 치료하기도 한다'고 기술돼 있다.
민어의 부레를 끓여서 만든 부레풀은 어교(魚膠), 어표교, 민어풀이라고도 불리는데
교착력이 강해 우리 선조들은 고급 장롱을 비롯해 문갑, 등가구를 만들거나
합죽선의 부챗살과 갓대를 붙일 때 널리 이용했다.
'암치 뼈다귀에 불개미 덤비듯'이란 속담도 있다.
암치는 배를 갈라 소금에 절여 말린 민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익이 있을 만한 것에 뭇사람이 덤비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이밖에도 우리의 선조는 민어 부레를 '가보'라고 불리는 음식을 만드는데도 활용했다.
가보는 민어 부레 속에 쇠고기, 두부, 오이 등으로 소를 넣고 삶아 둥글게 썰어서
먹는 음식으로 일종의 어교(魚膠)순대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