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53> 바지락
껍질째 삶은 국물, 숙취 해소에 효능
바지락은 백합목 백합과에 속하는 조개로 주로 모래, 자갈, 진흙이 섞인 지역에 많이 서식한다.
그러나 다른 조개와 같이 특정한 펄을 선호하지도 않고 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다른 조개가 폐사를 일으키는 지역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전천후 조개이다.
서식 장소에 따라 맛과 형태가 차이가 나고 무늬도 다양한데,
유기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물이 활발하게 흘러오는 장소에서 성장한 놈은
패각도 크고 조갯살도 충실하지만 환경이 나쁜 곳에서 자란 놈은 똥똥하고 작달막하게 되고 만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바지락을 '포문합'이라 하고 속명을 '반질악(盤質岳)'이라 하였다.
'가로 세로 미세한 무늬가 있어 가느다란 세포(細布)와 비슷하다.
양 볼이 다른 것에 비해 높게 튀어나와 있을 뿐 아니라 살도 풍부하다.
빛은 희거나 혹은 청흑색이다. 맛은 좋다'고 하였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타낸 속명은 한자를 빌려 우리말을 기록하던 표기법이다.
따라서 바지락이라는 표준말은 반질악, 반지락, 바지락의 변천 과정을 거친 것으로 생각 된다.
바지락은 봄이 되어 복사꽃이 필 때쯤이면 여름철의 산란에 대비해 해수를 원기왕성하게 빨아들이고
물속의 유기물을 흡수해 크게 성장하는데, 이때가 가장 맛있는 철이다.
바지락은 껍질을 바락바락 씻어 된장국을 끓이기도 하고 콩나물국에 넣기도 한다.
바특한 된장찌개에도 어울리며, 말갛게 끓이면 간의 독을 푸는 해장으로도 그만이다.
바지락은 뭐니 뭐니 해도 껍질째 삶았을 때 나오는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제철 바지락 국물은 새벽안개처럼 뽀얗고 개운한 감칠맛이 난다.
바지락의 개운한 감칠맛은 타우린, 베타인, 글루탐산과 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우러져 내는 맛이다.
바지락 국물은 우리 몸에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간이 약해 쉬이 피로하고 황달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바지락 국을 권했으며,
봄철에 몸이 나른하고 손톱의 흰 반점이 커졌을 때나 술을 마신 뒷날의 숙취에는 반드시 바지락 국을 끓여먹곤 했다.
손톱에 흰 반점이 생기는 것은 아연(Zn) 부족 때문이다.
바지락에 풍부한 아연은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성장기의 어린이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영양소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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