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기] 고가 카메라 부럽지 않은 '비장의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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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앞 라이브주점 '샬레 스위스'에서 연주 장면을 스마트폰 기본 카메라로 찍고 있다. 원하는 피사체를 화면에서 터치하면 노출과 초점을 바꿀 수 있다. |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거짓말처럼 모든 사람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이날 수만 명의 툼바구니에 끼여 좋은 사진 한 장 건져 보려 촬영 버튼을 연신 눌렀던 40대 회사원 박 모 씨.
그런데 사진함을 열어 보고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떠오르는 태양은 초점이 맞질 않아 가장자리는 흐릿하고 주변은 너무 어둡다.
정감도 없고, 깔끔하지도 않다.
이런 허접한 사진의 '느낌 아니까' 부끄러워 SNS에 올리질 못했다.
찬바람에 오들오들 떨었던 그 시간이 민망해졌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 한 번 '툭'
웬만한 디카급 '작품' 구현 가능
다양한 폰카 전용 앱 활용하면
아웃포커싱 기능까지 맘대로
음식·풍경사진 찍을 때 '효자'
스마트폰으로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근사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다.
김재준 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 전 사무국장이 그런 사람이다.
평소 느낌 있는 폰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주 올려 은근히 부럼움을 산다.
그는 ISO감도나 화이트밸런스까지 맞춰내는 전문가 수준의 카메라앱을 쓰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기본 장착된 카메라로 남부럽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비결을 단 한마디로 요약해 달라니 '손가락 하나 차이'란다.
사진찍기 버튼 누르는 것 말고 또다른 '비장의 터치'가 있다는 건데….
박 씨는 김 전 국장에 비결 전수를 요청했다.
요즘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는 800만 화소가 보통이다.
기종에 따라 1천만을 넘어가는 추세다.
웬만한 콤팩트 디카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게다가 날고 뛰는 카메라앱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DSLR카메라와 같아질 수는 없다.
스마트폰에는 조리개가 없고, 광학적 시스템을 따라갈 수 없어서다.
![](http://news20.busan.com/content/image/2014/01/10/20140110000037_0.jpg)
노출과 초점을 조절해서 자기가 설정한 느낌을 연출하거나, 뒷 배경을 아웃포커싱해서 아련하게 보이는 정도는 구현할 수 있다.
늘 휴대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찍을 수 있는 장점은 태생적인 기계적 한계를 상쇄하고 남는다.
김 전 국장은 먼저 스마트폰 자체의 카메라부터 정복해 보자고 했다.
부산대 앞 라이브 주점 '샬레 스위스'에서 이병화 사장의 공연 장면을 피사체로 삼기로 했다.
아이폰4S 기본 장착 카메라로 3장의 사진을 찍었다.
동일한 장소에서 찍었는데도 서로 느낌이 확연히 다르게 나왔다.
전체적으로 골고루 밝게 나온 사진이 있고, 연주자 쪽이 밝은 것과 연주자는 어두운데 뒤쪽이 밝은 것으로
나뉘었다.(사진 ①, ②, ③ 참조) 촬영하면서 스마트폰 화면 위를 이러저리 터치한게 전부인데도
전혀 다른 느낌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①번은 그냥 쿡하고 사진찍기 버튼을 누른 경우다.
피사체 전부에 평균적인 노출과 초점이 맞춰져서 전체적으로 밝게 나왔단다.
보통 일반인들이 사진을 찍으면 이렇다.
![](http://news20.busan.com/content/image/2014/01/10/20140110000062_0.jpg)
터치할 때마다 화면이 바뀌는게 보였다.
②번처럼 기타에 터치하고 사진을 찍었더니 연주자 쪽은 밝고 깨끗하게 나왔는데 등 뒤의 조명 부분이 노출 과다가 됐다.
반면 ③번처럼 등 뒤의 밝은 벽 쪽에 손가락을 대서 노출을 맞추자 이 부근만 선명해지고
연주자를 비롯한 나머지 쪽은 노출 부족으로 어두워졌다.
![](http://news20.busan.com/content/image/2014/01/10/20140110000063_0.jpg)
그냥 촬영 버튼을 눌렀고, 1초쯤 후 찰칵하는 소리가 나면서 찍혔다.
오늘 배운 걸 적용한다면?...
카메라 화면을 보면서 뜨는 해 쪽을 터치하면 좋았을 것이다.
카메라는 밝은 해에 노출과 초점을 맞춰 붉은 색감이 선명한 일출 사진을 얻었을 것이다.
정 안되면 이러저리 화면을 눌러 변화하는 느낌을 보면서 찍어도 좋았을 것이다.
![](http://news20.busan.com/content/image/2014/01/10/20140110000064_0.jpg)
그런데 그냥 촬영버튼을 꾹하고 누르면 카메라가 대신 표준 초점과 노출을 찾게 되는데
이게 찰칵 소리가 나기까지 1초쯤 걸린다.
미리 터치해서 노출과 초점을 맞춰 주면 바로 찍히는 것이다.
이게 김 전 국장이 강조한 손가락 하나 차이, 즉 비장의 터치다.
그는 "스마트폰이 나온 지 꽤 오래 됐는데도 이런 간단한 노하우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다.
박 씨가 무안해 하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 폰카메라로 '아웃포커싱'한다
조금만 욕심을 내면 DSLR 흉내를 더 낼 수 있다.
다양한 카메라앱이 나와 있기 때문에 잘만 골라 기술을 익히면 "사진 좀 찍네!"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푸딩카메라' '네이버카메라' '싸이메라' 등 앱은 너무 많다.
김 전 국장은 '푸딩카메라' 앱을 예로 들어
"노출과 초점을 각각 조절하는 것 만으로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푸딩카메라'를 실행해서 화면을 지긋이 누르면 사각과 원형의 선이 움직인다.
이걸 원하는 피사체에 옮겨 놓으면 초점(사각), 노출(원)을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
기본장착 카메라에는 일체화되어 있는 노출과 초점을 분리한게 특징.
값비싼 렌즈를 장착한 DSLR의 전유물 같은 아웃포커싱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앞쪽의 원하는 피사체만 또렷하게 보이게 하고 뒷쪽은 희미하게 날려버리는게 아웃포커싱.
방법은 간단하다.
스위스 민속 악기'카우벨'이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냥 찰칵하고 찍지 않고 맨 앞쪽 카우벨의 꽃문양을 터치했더니 앞쪽은 선명한데
뒷쪽 카우벨은 흐리게 나타났다.
음식이나 풍경 사진을 찍을 때 이런 기법을 사용하면 훨씬 근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박 씨는 "터치없이 그냥 찍은 사진은 밋밋하기 그지없네요"하면서 놀란다.
'푸딩카메라'나 '네이버카메라' 등에는 다양한 카메라와 필름을 선택할 수 있고
다중촬영 같은 기능이 있어 익혀두면 제법 쓸모가 있다.
■ 전문가 수준에 도전?
유료가 아니더라도 무료앱 중에는 전문가 수준을 지원하는 게 있다.
안드로이드용 'camera fv-5'를 추천받아 사용해 봤다.
과거 똑딱이를 연상시킬 만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눈이 휘둥그레졌다.
노출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측광모드, 화이트밸런스, ISO감도 설정(자동에서 1600까지)을 지원한다.
"음…." 고급 카메라앱을 둘러보더니 박 씨가 입을 뗀다.
당분간은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감각적인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단다.
전문가 수준까지 갈 건 없고 내년 일출 때 멋진 사진을 찍을 정도가 목표니까!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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