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주의 광장&골목] <3> 영국 런던 '캠든마켓'
고풍스럽고 괴상한 상점 외관, 똑같은 것 하나도 없는 것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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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신발을 매단 신발가게, 괴물 생선을 벽에 붙인 생선가게…. 기괴하고 독특한 외관의 상점이 즐비한 영국 런던의 캠든마켓은 '다름'이 매력인 곳이다. 이랑주 씨 제공 |
세계적인 명소와 관광지가 많아 언제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웨스트민스터사원과 국회의사당, 빅벤을 둘러본 뒤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템즈강가를 걷는 것은 확실히 이국적이다.
역사와 전통, 예절을 중시하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약간은 삐딱선을 탄, 하지만
독특한 매력으로 사랑받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캠든마켓이 아닐까 싶다.
■ 기괴하고 독특한 상점 외관에 놀라
런던 북쪽의 캠든타운에 자리잡은 캠든마켓은 캠든 록, 스테이블스마켓, 커널마켓 등
3개의 시장을 합친 개념이다.
마켓 위치를 잘 몰라도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으레 이곳이 캠든마켓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은색 체인의 찢어진 청바지, 핑크 가발, 해골무늬 티셔츠, 가죽인지 비닐인지 의심스러운 재킷, 주렁주렁 체인을 단 빨간색 뾰족머리 차림의 청년들 모습에서 말이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마켓 입구에 서니 기괴하고 독특한 외관의 상점이 즐비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괴상한 장식, 요상한 물건들…. 볼거리가 너무 많아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캠든마켓은 펑크족의 발생지로 유명하다.
거리를 걷다보면, 기괴한 옷차림의 고스족과 펑크족을 쉽게 만난다.
앤틱, 빈티지숍이 많지만 캠든마켓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펑크족의 의류, 해골 모양의 팔찌와 가죽 부츠를 파는 패션 아이템 가게다.
무시무시한 피어싱과 타투로 온몸을 뒤덮은 사람들 때문에 혹 이곳을 처음 찾는 방문자라면 기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런던의 젊음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놓치면 안된다.
물건 보다 사람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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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대형 의자로 눈길을 끈 가구점포. |
■ 영국사회의 엄격성이 빚어낸 일탈
캠든마켓이 형성된 계기는 뭘까?
유난히 전통과 규율을 중시하고 남의 시선과 명예, 예절에 민감한 영국 사회에서 말이다.
혹자는 영국사회의 엄격성이 빚어낸 반발 심리라고 분석한다.
그럴 수 있겠다. 지나친 억압이 되레 기묘한 패션을 창조시킨 것이리라.
영국처럼 자기표현을 극도로 절제하는 나라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장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리젠트 운하에 이른다.
이곳에는 인도 카레, 터키 케밥은 물론, 일본과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음식점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다.
그중 특이한 노천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미니 오토바이를 나란히 배치해 의자처럼 꾸몄다.
이런 이색 풍경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온다.
이곳에 오면 음식을 혀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눈으로, 혹은 재미로도 먹는다.
■ '다름'은 경쟁력… 그래서 찾는다
캠든마켓은 간판부터 다르다.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괴기스럽고 요상하다.
커다란 전갈이나 용을 벽면에 매달 것도 있고, 거인의 신발과 의자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꾸민 것도 있다.
'다름'은 캠든마켓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다.
남과 다르니까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과 똑같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곳의 경쟁력이 됐다. 사실 우리나라 재래시장은 부산, 경남, 경기, 충남, 전라 어디를 가나 똑같다.
사진을 찍어보면 솔직히 어디가 어딘지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똑같은 간판에 특색없는 진열도 마찬가지다.
부산에 이처럼 '괴기스러운' 시장 하나를 일부러라도 조성해 보면 어떨까?
신발가게는 커다란 신발을 공중에 매달아 놓고, 생선가게는 괴물처럼 생긴 생선을 벽에 붙이고….
어제의 런던이 아닌, 살아 숨쉬는 '오늘'의 런던을 만나고 싶다면 누구라도 이곳, 캠든마켓을 추천할 것 같다.
이랑주
VMD연구소 대표 lmy730@hanmail.net'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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