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⑥ '황실차'밭

금산금산 2014. 4. 3. 09:25

[茶飯事] ⑥ '황실차'밭

 

용정다원을 아시나요?

 

 

 

 

 

 

 

중국은 일찍부터 황실 차원에서 차밭을 운영했다.

 

이들 차밭은 왕조에 따라 '어다원'(御茶園), 혹은 '공다원'(貢茶園)으로 불렸다.

 그중 당나라 때의 자순차공다원, 명말원초의 어다원, 청나라 때의 용정다원 등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자순차공다원은 현재 저장 성 후주에 있다.

차밭 근처에 '대당자순차공다원' 비석(사진)이 있다.

'자순차'란 자줏빛 찻잎이 죽순처럼 생겼다는 뜻이다.


육우의 저서인 '다경'(茶經)에 따르면 '가장 좋은 차는 자갈밭에서 자란 것이고, 중품 차는 모래밭에서 자란 것,

하품 차는 황토흙에서 자란 것이다.

 또 양지바른 벼랑 끝이나 그늘진 숲 속에서 자란 자줏빛 나는 것이 최상품이고 푸른빛 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와 함께 죽순 같은 모양의 차는 상품이고, 새싹 같은 차는 차등품이다.

잎이 접힌 것은 상등품이고, 펴진 것은 차등품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자순공다원에는 봄이면 찻잎을 따는 백성이 1만 5천 명이나 동원됐다.

차를 만드는 기술자도 1천 명에 달했다고 한다.

공다원 안에는 금사천이라는 샘물이 있는데 물맛이 좋기로 천하제일이었다.

공다원에서 생산한 차와 금사천 물을 서안까지 마차로 실어 날랐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원나라 때의 황실 차밭은 푸젠 성 우이 산에 자리잡았다.

우이 산을 한자로 쓰면 '무이산'(武夷山)이다.

즉, 무이암차의 지명이다.

무이암차는 중국 차 문화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과 송나라 때에는 공물로 사용됐고, 원나라 때에는 아예 조정에서

우이 산 계곡에 차 제조공장'어다원'(御茶院)설치했다.

무이암차가 오랜 세월 동안 쇠퇴하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요즘 잘 알려진 대홍포, 철라한, 수금구, 백계관 등이 모두 우이 산에서 나온다. 반발효 청차류다.


항저우의 용정다원은 어다원 혹은 공다원의 호칭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청나라 건륭제가 18그루의 차나무를 직접 심은 뒤 사실상

황실 차밭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는 '빗속에서 다시 용정을 유람하며'라는 시를 통해 '서호는 풍경이 아름답고,

용정은 차가 좋구나'라며 용정차를 극찬하기도 했다.

용정다원은 그늘과 햇빛이 적당해 차를 키우기에 좋은 지형을 가졌다.

한중차문화연구회장 dorimw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