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⑪ '홍차' 이야기-1
찻잎 속의 효소 발효시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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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깔이 검은 홍찻잎. 도림원 제공 |
근래 홍차가 뇌졸중과 심혈관계 질병,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홍차를 즐기지 않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필자가 지인들에게 홍차를 내어 놓았는데, 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홍차를 마시고도 홍차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왜 그럴까?
그동안 시중에서 쉽게 접한, 노란 라벨의 립톤과 실론티 캔 음료 외에는
홍차를 마셔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 테다.
사실 찻잎 홍차는 국내에서 귀하다.
홍차는 녹차와 같은 식물의 찻잎으로 만든다.
그러나 찻잎을 따서 효소를 죽이는 녹차 제조공정과 달리,
찻잎을 따서 방치한 뒤 잎 속의 자체 효소가 산화작용을 일으켜 검게 만들어지도록 했다.
홍차는 85% 이상 완전 발효된 차를 일컫는다.
외형은 검은빛을 띤다.
하지만 우려낸 탕색과 찻잎은 붉다.
홍차로 불리는 이유다.
홍차는 상쾌한 떫은 맛과 등홍색(橙紅色)의 물색으로 세계 각국에서 가장 널리 음용되고 있는 차 중 하나다.
생산량도 전체 차의 70%를 차지하며 중국,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그리고 동부 아프리카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홍차시장을 인도의 '다즐링'과 '아삼'이 장악하고 있어
정작 홍차의 종주국이 중국이라는 사실은 잊힌 상태다.
하지만 중국은 모든 차의 종주국답게 다양한 홍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중 기문(祁門) 홍차는 세계 3대 홍차에 꼽힌다.
중국인은 홍차를 마실 때 우유나 설탕, 향신료를 섞지 않고 홍차 자체의 향과 맛을 즐기는 편이다.
최초의 홍차는 17세기 초 푸젠 성에서 만들어진 '정산소종'이라고 한다.
유럽식 홍차도 중국에서 인도로 건너간 아삼지방의 발효차에 기원을 두고 있다.
유럽인은 초기 차에 설탕과 우유를 타서 마셨다.
동양에서는 차의 수색이 붉기 때문에 홍차(紅茶)라고 하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의 검은색 때문에 '흑차'(Black Tea)라고 불렀다.
참고로, 서양에서 일컫는 홍차(Red Tea)는 남아프리카의 루이보스라는 허브의 일종으로 만든 차를 뜻한다.
반면에 중국을 비롯한 동양에서 흑차라고 하면 보이차 종류의 발효차를 지칭한다.
한중차문화연구회장 dorim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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