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

[이야기로 푸는 부산의 역사] '해운대'

금산금산 2015. 1. 7. 13:17

해운대

 

 

 

'장산국' 융성했던 풍요의 땅

 

 

 

 

                                                                          

                                            ▲ 해운대 신 8경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해월정의 수려한 경관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부산의 해운대는 정서를 순화시키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적 향기가 서려있는 곳이다.

해운대는 6백34m의 장산을 정점으로 높고 낮은 산등성이가 해안으로 뻗어내린

해변에 마을들이 옹기종기 형성되기 시작해 오늘날은 거대한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이곳은 수영강변의 비옥한 농경지와 앞 바다의 풍부한 어로자원을 경제기반으로 일찍이

"장산국"이라는 부족국가가 성장한 풍요의 땅이었다. 


옛 사람들이 해운대의 비경 여덟 곳을 선정,8경이라 하였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은 도시확장과

풍속변화로 8경을 재선정할 필요성이 절실해 졌다.

이에따라 필자는 옛 8경을 통합 삭제하는 대신 새 비경과 새 풍속을 삽입해 신 8경을 구성해 본다. 


1.최치원의 채취가 물씬나는 동백섬 바위대좌 "해운대"

해운대란 지명은 신라말 대문장가 최치원(857~?)의 자(또는 호)"해운"과 최치원이 앉았던

동백섬 끝 바위대좌의 "대"를 딴 것이다.

신라시대 말기에 경주에서 태어난 최치원은 12세 어린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18세에 관리시험에 합격하였고

그곳에서 17년간 관직을 수행하면서 "토황소격문"등을 써서 문명을 날린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가 29세에 귀국해 문필을 담당하는 관직 등에 올랐으나

당시의 골품제라는 신분제약 때문에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42세때 관직에서 물러났다.


최치원이 관직에서 물러나 산사와 경승지를 방랑할 때 이곳 해운대 동백섬 끝 넓적한 바위 하나를 골라 앉아

망망대해와 뜬구름을 벗삼아 마음의 상처를 달래며 썼던 그 바위에 "해운대"란 글귀가 풍우에 마멸된 채

그의 채취를 남기고 있다.



2.정월 대보름밤의 달맞이 풍속

해와 달이 연출하는 하늘의 장관은 "지는 해,뜨는 달"이라고 부를 정도로 환상적이다.

달은 여성이고 해는 남성이라는 음양설을 빌린다면 달은 여성처럼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그래서 전통마을의 정월대보름 달맞이는 자손의 번성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축원일의 성격을 띤다.

요즈음도 해운대 백사장에서 구청주관 아래 옛 풍속을 재현하고 있다.하얀 달이 휘영청 떠오르고

달집태우기 축원이 시들해지면 백사장 곳곳에서는 화약불꽃놀이가 시작된다.

 

 



3.해운대 백사장의 피서철 인파와 요트놀이

해운대 백사장은 길이 1천8백m로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이도 심하지 않은 청정해역으로

여름철에는 피서인파가 백사장을 꽉 메워 해운대 관광의 절정기를 이룬다.

해운대 백사장은 좌측의 와우산과 우측의 동백섬이 태풍과 파도를 이곳으로 모아 바위와 조개껍질을 부수고

굴려서 하얗고 부드러운 모래를 쌓고 또 쌓아 저장한 것이다.

지난 88년 올림픽요트경기를 해운대에서 개최한 이후 해운대 앞 바다에는 환상적인 윈드서핑보드와

제트스키가 해양스포츠로 등장하여 새로운 해안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4.미포해변 자연산 어시장

미포해변의 소규모 자연산 어시장은 유람선 선착장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해운대 신시가지가 형성되고 해운대가 관광특구가 되면서 어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는 미포 어민들이 갓 잡아온 자연산 각종 물고기,문어 낙지 오징어 해삼 멍게 소라 새우 등을 취급하는데 상인들이 직접 생선회를 장만해주므로 싼 가격으로 자연산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5.해월정에서 보는 일출일몰의 환상과 오륙도의 유람선

해월정은 지난 97년 와우산 달맞이 고개에 세운 8각 정자이다.

이곳은 월출을 보는 지점이기도 하지만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오륙도를 오가는 유람선을 볼 수 있는 최적지다.

일출과 새벽하늘의 신비로운 일몰과 저녁하늘의 환상적인 광경은 찾는 이를 황홀의 경지로 인도한다.

경이로운 광경에 몰입된 사람들은 뜨는 해에 소원을 빌고 지는 해에 안녕을 감사한다.

 

 



6.장산폭포 아래쪽이 구남온천

해운대 좌동에 7~8m의 장산 폭포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낙하하는 풍경은 감동을 자아 내기에 충분하다.

이 장산폭포 아래쪽 중동에는 53도 식염 온천수가 솟는데 피부병과 신경통 치료에 효험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 온천을 구남온천이라 부르는데 온천이 솟는 갈대밭에 거북이가 많이 서식해 거북이 "구"자를 붙였다는

설이 전한다.

전설엔 신라 진성여왕(재위 887~897년)이 경주에서 이곳까지 와서 온천욕을 하고 천연두를 고쳤다고 하며

동래 온천에도 신라 왕들의 왕래가 잦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7.드라이브 코스 15곡도

15곡도란 열다섯번 구부러진 길이란 뜻으로 달맞이 고개에서 송정 입구까지의 해안도로를 일컫는다.

이 길은 좁고 구불구불한 고갯길이어서 다소 불안한 드라이브 코스이나 고개를 돌 때마다 새로이 전개되는

해안과 산야 풍경을 맛보며 신선한 해풍을 마음껏 들이킬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돌아오는 길에 달맞이 고개에 즐비한 문화 공간에서 차와 음악을 즐기면서 여유를 찾아보면 더욱 의미 깊다.



8.간비오산의 봉수대

간비오산은 해운대 주산인 장산의 여러 산봉 중 하나로 롯데 아파트 뒤쪽길로 오른다.

간비오산의 한자 뜻은 "까마귀가 날아 앉는 간짓대가 있는 산"이란 뜻 같다.

옛날에는 변방의 외적 침입을 중앙조정에 신속히 알리는 군사통신망을 산봉에 시설하였는데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전달하였고 횃불을 봉수,횃불을 지피던 시설을 봉수대라 하였다.

간비오산에 올라보면 해운대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정길자.부산경상대 교수.부산경남역사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