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자 양화니의 시티투어' - 무빙트리엔날레와 중구 원도심 아트투어
일상 구석구석 숨겨진 예술가방을 풀다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지방기상청 마당에 전시된 조형섭 작가의 '산으로 올라간 배'.(왼쪽), 또따또가 골목의 행사 포스터. |
- 연안여객터미널 등 무대로
- 다양한 작품 250m에 전시
- 하루 즐겁게 둘러보기 좋아
- 기상청에 조형섭 '배' 등
- 도심 곳곳 스며든 작품들
-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
이번에는 지난달 27일 개막한 무빙트레인날레의 거점을 돌아보는
'아트투어'다.
무빙트리엔날레는 부산의 젊은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힘을 합쳐 오는 26일까지 한 달간 부산연안여객터미널,
대청동 부산지방기상청, 중앙동 동광동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등지에서 벌이는 전시·공연·학술 행사로
올해 처음 시도했다.
주요 무대가 중구 원도심이어서 무빙트리엔날레를 돌아보는 것 자체로 훌륭한 '원도심 아트투어'가 된다.
무빙트레인날레의 학술팀 송교성 씨, 학술코디네이터 박경애 씨, 서울에서 내려온 강신영 박소현 씨와 함께했다. 클럽에 들어가듯이 오늘 하루 부산을 즐겁게 둘러보기로 하고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연안여객터미널로 향한다.
◇ 연안여객터미널서 예술과 놀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 내걸린 미얀마 작가 타이자의 '타이자의 가방'. |
연안여객터미널에는 거제도, 제주도행 등 많은 노선이 있었다.
하지만 거제도와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생긴 이후
거제도행 노선이 없어졌고, 제주도행 노선도 없어졌다가 다시 생겨서
지금은 하루 1번씩 운항한다.
이곳은 오는 26일까지 무빙트레인날레의 메인 전시장으로 사용된다.
부산대교를 지나 육교를 건너면 안내센터를 만난다.
무빙트리엔날레의 가이드북을 챙긴다.
투어장소마다 확인도장을 찍는 스탬프투어도 할 수 있는데,
스탬프를 다 찍은 가이드북을 모든 전시장 입구에 있는 안내센터에 보여주면
2000원짜리 파우치를 선물로 준다.
본격적으로 전시 관람을 시작한다.
연안여객터미널의 로비와 무빙워크, 3층 홀 등을 활용해 3가지 전시가 진행 중이다.
첫 번째로 우리를 맞은 작품은 조형섭 작가의 '산으로 올라간 배+산에서 내려온 배'였다.
산에서 내려온 배는 이곳 터미널에 전시돼 있고, 짝이 되는 '산으로 올라간 배는 중구 대청동 부산기상청에 있다.
그 옆에는 김태희 작가가 가방을 활용해 만든 '움직이는 캐릭터'라는 작품이 '사람을 피해' 움직인다.
강아지마냥 도망가듯 움직이는 가방이 귀엽다.
바로 옆에는 여행용 캐리어 50여 개가 있고 거기서 멕시코, 터키, 스위스, 독일, 한국 등
다양한 지역의 소리가 나온다.
최보희&한지원 작가의 Zwischenganger 이다.
로비의 작품들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메인 전시장인 무빙워크 입구에 다다랐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검색대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작품이 250m에 걸쳐 펼쳐져 있다.
◇ 가방마다 담긴 여행과 인생
허수빈 작가의 '가방'. |
물고기가 사는 가방, 시멘트로 만든 가방, 가방에서 자라나는 나무,
탈북자들이 경계를 넘는 순간을 표현한 가방 등 각자 개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각각의 가방마다 재미있게 표현돼 있다.
'구멍'이 있는 가방은 무조건 들여다 봐야 한다.
뭐가 들어 있는지 관람객은 두근거린다.
엉뚱하고 기발한 작품을 만나 웃음 짓기도 하고
정치나 사회의 문제를 담은 작품 앞에서 갑자기 심각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두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가를 만난다.
'두눈 작가'는 사람들의 손톱을 재료로 작업을 한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며 손톱을 기부받는 그를 보면서 손톱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강신영 씨는 "가까이서 작가가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한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졌다.
횡단보도를 건너 중앙동으로 넘어가니 바로 '백구당' 빵집이 나온다.
1959년 문을 연 전통의 빵집이다.
맛있는 팥빵을 사서 먹으며 다음 목적지인 '또따또가 갤러리'로 간다.
또따또가 갤러리는 무빙트레인날레에 참여하는 지역단체들의 이야기를 정돈해놓은 곳이다.
평소에는 입주작가들이나 외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따또가는 프랑스어 '똘레랑스'(관용)와 '따로 또 같이'의 합성어로 중앙동 일대의 빈 공간들을 임대하여
지역 작가들의 작업실로 빌려주어 서로 작가들끼리 협업하고 원도심 일대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 창작공간 또따또가에서 마무리
이번 원도심 예술기행을 함께한 박경애 강신영 박소현 송교성 씨(왼쪽부터). |
중구청이 만든 거리갤러리의 하나로 제작된 천지인 벽화프로젝트를
보면서 동광동 인쇄골목을 통과해 구불구불 무빙트레인날레 사무국이
있는 복병산 창작여관을 지나면 어느새 부산근대역사관이 보이는
건널목 앞에 선다.
다음 목적지는 중앙성당 뒤편에 있는 옛 중구노인복지회관이다.
노인복지회관은 2년 동안 닫아놨던 공간을 무빙트리엔날레 기간에
갤러리로 쓰는데 특유의 곰팡내와 노인복지관의 역사를 보여주는 벽보와
액자들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인복지관은 미디어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으며 '이미 거주하는'이라는 주제로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대청동 산복도로 쪽이 보인다.
그 앞에 계단식 모양으로 생긴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조형섭 작가의 쌍둥이 작품 '산으로 올라간 배'가
전시되어있는 부산기상청이다.
100년이 넘은 기상청 건물에서는 용두산공원과 영도를 비롯해 부산항 일대가 시원하게 보여
가파른 계단을 오른 보람이 있다.
마지막 목적지는 또따또가 골목의 하동집.
일제강점기 때 백산상회를 운영하며 독립군들에게 자금을 보냈던 백산 안희제 선생을 기념하는
백산기념관을 지나 뒷골목으로 들어서니 '57년 전통의 하동집 돼지국밥'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온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가게 문을 닫고 사용하지 않는 것을
무빙트리엔날레에 맞춰 다양한 문화살롱이 열리는 레스토랑으로 오픈했다.
대안적인 비엔날레를 표방하는 무빙트리엔날레는 원도심의 곳곳을 둘러보며
숨겨진 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있는 시도였다.
투어를 통해 미술작품을 좀 더 쉽게 접하고 작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는 새로운 방법인 무빙트레인 날레 아트투어에 참여해보길 바란다.
청년사회적기업 핑크로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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