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용왕에게 간 빼주고 바다에 눌러앉은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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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 두 마리가 모자반을 타고 오르며 엽상체를 포식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 문섬해역 |
'시 애니멀(Sea animal)'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중사진가인 본사 박수현 기자가
매주 찾는 바닷속에서 만나는
바다 동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전할 계획입니다.
동해 용왕이 큰 병이 들었다.
토끼의 간만이 용왕을 살릴 수 있다는 처방에 언변이 탁월하고
수완이 좋은 별주부가 토끼를 데려올 임무를 맡았다.
별주부는 감언이설로 토끼를 꼬드겨 용궁까지 데려가기는 했지만,
토끼는 간을 땅에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고대소설 '별주부전' 이야기.
그런데 충직한 신하 별주부가 한번 실패했다고 토끼를 포기했을까?
별주부의 집요한 공작에 귀 얇은 토끼 한 마리가 용왕에게 간을 빼주고
용궁에 눌러앉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바닷속에는 토끼를 빼닮은
군소(연체동물 복족류)가 있기 때문이다.
군소의 머리에는 두 쌍의 더듬이가 있다.
크기가 작은 것은 촉각을, 큰 것은 후각을 감지하는데, 이중 큰 더듬이가 토끼 귀를 닮았다.
그래서일까. 일부 어촌 마을에서는 군소를 '바다 토끼'라고 부른다.
군소가 토끼를 닮은 것은 겉모습뿐 아니다.
땅 위 토끼가 풀을 뜯어 먹듯
군소도 바다 풀인 해조류를 뜯어 먹는 초식동물이다.
거기에 더해 군소는 토끼만큼이나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바다 동물이다. 군소 한 마리가 한 번에 낳는 알의 수가 1억 개에 달하니 말이다.
군소의 영어명이 'Sea hare'인 것을 보면
서구에서도 군소와 토끼를 연관 지어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기획 :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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