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바다]

[Sea 애니멀] '군소'

금산금산 2015. 7. 11. 13:37

'군소'

 

 

 

 

 

용왕에게 간 빼주고 바다에 눌러앉은 토끼?

 

 

군소 두 마리가 모자반을 타고 오르며 엽상체를 포식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 문섬해역

 

 

 

 '시 애니멀(Sea animal)'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중사진가인 본사 박수현 기자가

매주 찾는 바닷속에서 만나는

바다 동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전할 계획입니다.


동해 용왕이 큰 병이 들었다.

토끼의 간만이 용왕을 살릴 수 있다는 처방에 언변이 탁월하고

수완이 좋은 별주부가 토끼를 데려올 임무를 맡았다.

별주부는 감언이설로 토끼를 꼬드겨 용궁까지 데려가기는 했지만,

토끼는 간을 땅에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고대소설 '별주부전' 이야기.

 

그런데 충직한 신하 별주부한번 실패했다고 토끼를 포기했을까?

별주부의 집요한 공작에 귀 얇은 토끼 한 마리가 용왕에게 간을 빼주고

용궁에 눌러앉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바닷속에는 토끼를 빼닮은

군소(연체동물 복족류)있기 때문이다.

군소의 머리에는 두 쌍의 더듬이가 있다.

크기가 작은 것은 촉각을, 큰 것은 후각을 감지하는데, 이중 큰 더듬이가 토끼 귀를 닮았다.

그래서일까. 일부 어촌 마을에서는 군소를 '바다 토끼'라고 부른다.

군소가 토끼를 닮은 것은 겉모습뿐 아니다.

땅 위 토끼가 풀을 뜯어 먹듯

군소도 바다 풀인 해조류를 뜯어 먹는 초식동물이다.

거기에 더해 군소는 토끼만큼이나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바다 동물이다. 군소 한 마리가 한 번에 낳는 알의 수가 1억 개에 달하니 말이다.

군소의 영어명이 'Sea hare'인 것을 보면

서구에서도 군소와 토끼를 연관 지어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기획 :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