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행

[시장따라 골목따라] 광복동 '뒷골목'

금산금산 2015. 7. 18. 10:51

광복동 '뒷골목'

 

 

 

 

패션 야시장 골목 '청춘의 해방구'

 

 

 

 

 

                                                                               

봄밤이다!

봄바람의 아양이 살랑살랑 간드러진다.

바야흐로 봄 그리고 밤은 모든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느 낯선 곳에서의 일박(一泊)이나 밤 축제의 인파 속에 파묻혀

이리 저리 흘러 다니고 싶은 충동의 시간인 것이다.
 


하나 둘씩 피어나는 불빛이 꽃다지처럼 눈부시고,젊음이 꽃망울처럼 터질 듯한 봄밤의 골목.

부산 중구 광복동의 뒷골목도 봄밤으로 접어들어서야 화려한 옷을 갈아입고 축제를 시작한다.

싱싱한 젊은이들로 인해서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것이다.
 


대각사 뒷골목.

일명 '액세서리 골목','패션 야시장'으로 불리는 이 골목이,요즘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부산의 멋쟁이 아가씨들은 여기 다 모인다,해도 거짓은 아닐 것이다.

젊음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용서 받을 수 있는 그들,그들만의 해방구.

그래서 이 곳의 청춘은 아름답기만 하다.
 


부산의 멋쟁이들이 다 모이는 공간인만큼 이 골목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패션소품이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때문에 '패션 난전'의 밤은 구경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현재 이 곳에는 점포를 제외한 난전만 해도 100여m 골목에 90여개나 된다.

거의 1m에 1개씩 난전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난전이라고 해서 제품의 완성도나 디자인 등을 얕보면 안 된다.

이 작은 '패션마차(?)'가 부산의 모든 '거리 패션'을 창출하고 또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은 1만원에서 3만원 내외.

젊은층에게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이 곳에 전시되어 있는 패션소품만도 200~300여 가지.

그 종류를 헤아리기만 해도 숨이 찰 정도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의 의류를 비롯하여 귀걸이,목거리 등 장신구. 그리고 모자,벨트,시계,구두,선글래스 등에다 심지어 형형색색의 가발에 이르기까지,패션소품이란 소품은 다 여기에 모여 있다.

'패션천국'이 활짝 펼쳐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골목에 청춘남녀만 출입하는 것은 아니다.

중년의 어머니와 딸이 이 곳에서 서로의 귀걸이를 골라주기도 하고,부부가 자녀와 함께 옷을 고르는 풍경은

이제 생소한 모습이 아니다.

아빠에게 노란 패션가발을 씌워주고 깔깔거리는,짓궂은 딸의 스스럼 없는 모습도

이 곳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이 곳은 '젊음의 거리'이자 '패션의 골목'인 것이다.


'옷 구경도 식후경(?)'이라.

젊음의 멋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는 '식욕의 유혹'도 거절하지 못할 중대사이다.

그래서 이 골목에는 싸고 맛있는 '주전부리 난전'이 10여 곳 성황을 이루고 있다.

떡볶이,지짐,어묵,튀김,오징어무침 등으로 출출한 청춘남녀들에게 '일용할 군것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골목과 국제시장을 잇는 골목 사이에는 20여년이 훌쩍 지난 '죽 난전'이 줄지어 있다.

현재 예닐곱 집이 단팥죽과 호박죽을 파는데,밤바람이 찰 때 한 그릇씩 먹으면 속이 든든해 진다.

여름에는 팥빙수를 팔기도 한다.


부산의 뒷골목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눈부시게 밤꽃을 피워 올리는 곳.

남녀가 하나 되고 노소가 화해하는 곳.

광복동 뒷골목이야말로 부산을 지탱해주는 '젊은 혈(穴)'이 충만한 곳이다.

이 골목이 있고,이 골목에 젊은이가 들끓는 이상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봄밤 어디론가 잠시 마실 가고 싶을 때,이 광복동 뒷골목을 기억하시라.

그리고 휘양찬란한 봄의 신생(新生)을 맘껏 만끽해 보시라.

최원준·시인 cowej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