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행

[시장따라 골목따라] 가덕도 '대항마을' 골목

금산금산 2015. 7. 25. 21:05

가덕도 '대항마을' 골목

 

 

 

 

 

농익은 봄날의 하루

 

 

 

                                                                      

 

 

 

 

 

이미 섬에는 봄이 농익어 있다.

진달래,벚꽃이 화들짝화들짝 사람들 애간장을 녹이고 바닷바람은 사랑하는 연인의 손길처럼 보드랍다.

녹산 가덕도행 선착장은 봄의 연인을 만나려는 사람들로 파시를 이루고 있었다.

제각각 울긋불긋 꽃보다 화려한 옷차림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배는 여유롭게 통통통통 호수처럼 잔잔한 봄 바다를 가르며 매끄럽게 나아가고 있다.

부산신항의 위용도 눈 밖이다.

자잘하게 떠있는 토끼섬,양섬 등 군도의 봄빛 머금은 봉긋한 가슴들만이 마음을 설레게 할 뿐이다.

눌차,선창,장항,두문 그리고 천성.

천성에서 40여분의 뱃길을 접는다. 가덕도 연대봉으로 발길을 잡는다.

봄이 졸래졸래 따라온다.

숨이 한 꼭지 차자 연이어 가덕 앞바다가 눈앞에 열리고,사람들 입에선 탄성이 터져 오른다.

연대봉 들머리에서 "어서 오세요~" 꿩 한 마리 푸드덕 하늘로 박차 오른다.

산을 오른지 3~40여분.

연대봉 암봉이 와락 가슴에 와 안긴다.

숨은 턱에 차고 가슴은 가덕 풍광에 벅차다.

대항마을로 하산하는 길.

아! 진달래,진달래,진달래. 가덕도는 지금 온통 진달래로 불타오르고 있다.

진달래 한 입 베어 문다.

달큰하니 봄기운이 입주위로 돈다.


예상보다 빠른 하산으로 대항마을 넘어 세바지 자갈 해변으로 향한다.

자그락자그락 몽돌이 파도 따라 자그락거린다.

사람들 마음도 봄 바다처럼 자그락거린다.

한참을 물질하던 해녀 할머니 3분이 망태기에 해물을 잔뜩 이고 이윽고 뭍으로 나오신다.

살펴보니 해삼,돌게,군수 등등이다.

바다에서 금방 나온 것들이라 싱싱하고 싱싱하다.

해삼 만원어치를 산다.

세상에! 횟집에서 2만원어치 5~6접시는 나올 분량이다.

그 자리에서 칼로 쓱쓱 배를 따고 한 마리 입에 넣는다.

입 안으로 가덕 앞바다가 한 가득 담긴다.

또 한 마리 입에 넣으니 가덕도가 가슴에 와 안긴다.

해삼 만원어치로 일행이 배가 부를 지경이다.

대항. 가덕도 '숭어들이 축제의 마을' 대항에 들어선다.

이 곳은 봄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온 마을이 시끄럽다.

연대봉의 들머리이지만 날머리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하산하며 느끼는 시장기를 속이기엔 대항마을 먹거리 골목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섬마을이라 풍부한 해산물로 장만한 식사나 술안주가 사람들 발길을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다.


특히 대항마을의 유명한 먹거리집으로 3곳을 들 수가 있다.

소희네집,부산슈퍼,선착장 해산물집 등이 그 곳이다.

그 중 가덕도에서도 최고의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 소희네집.

다양한 가덕도 제철 해산물로 장만하는 '해산물 정식'은 예약 손님에 한해 휴일 100여 인분만 준비된다.

개불,멍게,해삼,굴,꽃게장,가오리찜,각종 해초무침 등 30여 가지 음식이 한 상 가득 나온다.

시장기도 속이고 한 잔 하기에 가장 안성맞춤인 곳이다.



부산슈퍼 주인아주머니는 가덕도 가이드 역할을 자청한다.

가덕도에 관해서는 모두 이 분에게 문의하면 만사형통이다.

특히 이 곳에 파는 '가덕 막걸리'는 필히 마셔볼 것.

가덕 막걸리를 마셔야 가덕바다의 봄을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항 선착장 해물집.

무뚝뚝한 이 곳 주인장은 스킨스쿠버로서,해산물을 직접 가덕 앞바다에서 채취해 음식을 장만한다.

그래서 최고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

특히 컨테이너 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대항 앞바다의 풍광은 거의 '백만불' 수준이다.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조망권 프리미엄(?)'을 염두에 둔다면 큰 흠은 아닐 듯 싶다.

해삼,돌멍게,성게,석화,키조개 등 각종 해산물.

봄은 섬에서부터 온다고 했던가? 이미 익을 대로 익은 봄은 잠시 한 숨 쉬고 뭍으로 오를 것이다.

농익은 봄을 보실 분은 가족과 함께 가덕도로 가보시라.

하루 일정으로 봄의 모든 것을 맛보실 수 있을 것이다.  



 최원준·시인 cowej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