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대둔산'
명물 구름다리 아래 오색 단풍 즐비, 고소공포증에 비명 소리도
▲ '그래, 이 단풍이야!' 가을 하면 단풍, 단풍 하면 대둔산이다. 산허리는 벌써 단풍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오색 재킷 차림의 '인간 단풍(?)' 유산객들이 삼선계단에 매달린 듯 서 있다. 보는 사람이나 서 있는 사람들이나 아찔하긴 마찬가지다. |
단풍 전선이 남하합니다.
하루하루 산색이 달라집니다.
설악을 물들이고 백두대간을 따라 조만간 지리로 치달을 기세입니다.
대개 단풍은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해지면 시작됩니다.
가을이 되면 나무들은 엽록소를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양분을 줄기와 뿌리로 보냅니다.
이때 햇볕이 나무를 상하게 하는데, 다행히 항산화 역할을 하는 붉고 노란의 색소들이 햇볕을 막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울긋불긋한 이파리는 일종의 '선블록'을 한 셈입니다.
어떤 과학자는 나무가 겨울을 나려고 잎 온도를 높여 색이 바뀐다고도 풀이합니다.
일종의 월동대책이라네요.
산으로 올라갈수록 단풍 농도가 짙은 건 낮은 데보다 살기가 더 힘들어 영양을 더 섭취하기 위해서입니다.
단풍 색이 화려할수록 환경은 더 모질다는 얘기이지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노래 가사를 단풍은 몸으로 보여줍니다.
산꾼들은 만산이 홍엽으로 바뀔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단풍의 추파에 못 이겨 산으로 오릅니다.
산행을 안 좋아해도 이럴 때는 산만 보면 '와' 하고 입을 벌리기 일쑤지요.
전북 완주 대둔산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올 가을엔 대둔산과 시절인연을 맺어 보시면 어떨는지요?
내려오는 길에 고운 단풍잎 하나 바랑에 꽂고서 말이죠.
'한 폭의 풍경화' 지천에 펼쳐져
정상 마천대서 덕유산 줄기 조망
낙조산장 뒤 마애불, 등산객 반겨
대둔산(878.9m)은 금강 남쪽의 정맥인 금남정맥의 허리에 있다.
진안고원 마이산의 기세를 받아 계룡산으로 잇는다.
주변에 이만한 높이의 산이 없다 보니 금방 눈에 띈다.
장쾌한 암봉 덕에 '호남의 금강', '작은 설악'으로 대접받는다.
'대둔(大屯)'은 큰 언덕이란 뜻인데, 이 지역에선 한듬산이라고 한다.
어떤 설은 산세는 계룡산보다 뛰어나나 명당자리를 계룡산에 빼앗겨 '한이 들었다'고 한듬으로 푼다.
산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도솔산'으로도 부른다.
봄 철쭉, 여름 계곡, 겨울 눈꽃 등 사계절 내내 쉬지 않고 매력을 뽐내는 산이다.
그 중에서도 가을 단풍이 일품이다.
산꾼들은 이 계절의 대둔을 '캘린더 산'으로 칭한다.
산에 오르면 어딜 봐도 달력에 나올 법한 장관이 지천이라는 의미에서다.
전북과 충남이 동시에 이 산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하여 등산로는 전북 완주, 충남 논산, 금산 세 갈래에서 산정으로 모인다.
논산 쪽은 계곡이 좋고, 금산에서 오르면 능선 타는 맛이 괜찮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단연코 완주 쪽이다.
산행은 버스터미널에서 올라 매표소를 통과해 동심정 휴게소~구름다리~약수정으로 연결된다.
한숨 돌렸다가 바라만 봐도 후들거리는 삼선계단을 밟고 정상인 마천대에 닿는다.
마천대에서 돌아 나와 단풍 숲길을 걷고 서해가 보인다는 낙조대에 선다.
낙조대에서 내려와 용문굴과 칠성봉 전망대에서 내려간다.
이 구간은 너덜길인데, 경사가 가팔라 신경이 쓰인다.
용문골을 통과하면 종점인 용문골 입구가 나온다.
기점과 종점이 도보로 10분 남짓해 사실상 원점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는 약 6.9㎞로 전체 산행 소요시간은 넉넉잡아 4시간 정도.
가족산행을 하려면 케이블카로 산 중턱에 올라 구름다리~삼선계단으로 마천대에 다녀오면 된다.
소요시간은 2시간쯤 된다.
공용버스터미널 앞에 대둔산도립공원 주차매표소가 있다.
길옆에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제철 맞은 단풍 덕에 요즘 이 동네는 대목을 맞았다.
대둔산관광호텔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대둔산의 헌걸찬 멧부리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5분 정도 가면 케이블카 매표소(승강장)이다.
오전 11시(상행)부터 오후 6시(하행)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운행 거리는 927m, 구름다리 아래 승강장까지 5분가량 걸린다.
매표소를 지나 휴게소를 통과하면 기다란 화강암 비석이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대둔산항쟁전적비다.
안내문을 보자.
1894년 12월 공주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군 1천여 명이 이 산에 숨어 3개월간 싸웠다.
이들은 이듬해 2월까지 정부군과 싸우다가 대부분 전사했고, 살아남은 몇몇은
칠성봉과 장군바위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이 이들의 혁명정신을 기려 비를 세웠다.
이제부터 본격 산행이다.
돌계단과 잘 맞춰진 너덜 오름길이 이어진다.
군데군데 '낙석 위험' 간판이 있다.
10분쯤 지나면 동심정 휴게소에 다다른다.
물과 칡즙,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다.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휴게소에 5분가량 오르면 동심바위가 보이는 너른 터가 있다.
포수 마스크를 쓴 것 같은 바위가 절벽 위에 앉아 있는 모양이다.
신라 원효대사가 동심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머물렀다고 한다.
여기서 10여 분 더 오르면 쉼터가 나온다.
쉼터에서 직진하면 약수정, 구름다리는 오른쪽이다.
대둔산의 명물 구름다리(본명 금강현수교)는 금강문이라는 협곡 사이에 걸쳐 있다.
길이 50m, 폭 1m로 1985년 9월 27일 개통됐다.
한 번에 200명까지 통과할 수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이전 쉼터에서 직진하는 게 낫겠다.
다리는 양쪽으로 약간씩 흔들린다.
한 아낙네가 "꺅!" 하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덩달아 놀란다.
아래를 보니 천야만야다.
오른쪽을 보면 대둔산의 암봉들이 덮칠 듯한 기세로 내려다본다.
골산의 산줄기 사이로 조물주가 온갖 색으로 칠한 듯 오색 단풍들이 융단처럼 깔렸다.
사진 찍는 사람과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탄성을 하며 교행한다.
다리 양쪽 끝에 전망대가 있어 조망처로 삼을 만하다.
다리를 건너 다시 7분 정도 오르면 약수정이다.
약수정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삼선계단이다.
'삼선'은 세 신선이다.
고려가 망하자 한 재상이 세 딸을 데리고 이 산으로 들어왔다.
딸들은 세월이 흘러 산 아래를 보는 바위 신선이 됐다고 한다.
삼선계단은 삼선바위 오른쪽에 나 있다.
계단 수 127개, 길이 36m, 경사 51도로 보기에도 아찔하다.
바람이 부니 다리가 아니라 심장이 흔들리는 것 같다.
높은 곳에 무섬증이 있다면 아예 아래 우회로로 오르기를 권한다.
대신 계단에 서 뒤를 돌아보면 세상 단풍과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내 품에 안긴 것 마냥 뿌듯하다.
계단이 끝나면 10분 정도 완경사를 밟고 능선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서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까지는 왼쪽으로 2분가량. 마천대는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다'는 말이다. 삼각점과 개척탑이 있다. 산 정수리가 넓어 여기저기 밥을 먹는 유산객이 많다.
마천대에서 동남 방향을 대하면 백두대간의 덕유산 줄기가 어엿하다.
산줄기들은 밀물처럼 계면조의 톤으로 다가온다.
그 푸른 물살을 불타는 대둔의 단풍들이 잠재워버린다.
그 풍광에 억색한 애가 단번에 끊긴다.
다시 삼거리 갈림길로 나와 대둔산 동북 능선으로 방향을 수정한다.
등산로는 능선 윗길과 아랫길로 나뉜다.
윗길을 따라 단풍 숲을 오르내리기를 30분 정도 하면 낙조산장이다.
산장 뒤 암벽에 고려 말 작품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이 숨은 듯 있다.
이정표를 따라 5분 남짓 가면 낙조대(859m)에 이른다.
서해가 보인다는 곳이다.
북으로부터 계룡산, 속리산, 황악산의 산줄기가 아련하게 조망된다.
낙조대에서 다시 나와 능선 윗길을 따라 30분쯤 순한 오솔길을 걸으면 용문골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이 길부터 편마암 너덜길이라 주의해야 한다.
15분 정도 조심조심 내려오면 용문굴이 나온다.
용이 이 돌문을 지나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승천할 때 별 일곱 개가 떨어져 칠성봉 바위가 됐다.
이 봉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굴 위쪽에 있다.
용문굴에서 나와 10분쯤 지나 왼쪽 능선 사면으로 붙는다.
여기서부터 종점까지는 둘레길처럼 푹신푹신한 길이 이어진다.
신선암부터는 이정표를 참고해 20분가량 걸으면 용문골 입구가 나온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완주 대둔산 '산행지도'
완주 대둔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기점과 종점이 걸어서 10분 거리라 사실상 원점회귀다.
자가운전으로 부산에서 대둔산까지 3시간 30분 이상(평일 기준) 걸리기에 당일에 돌아오려면 서둘러야 한다.
남해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이후 금산IC에서 금산 방면으로 빠져 68번 지방도로를 따라 창평교차로~인삼터널~금삼교 사거리까지 주행한다. 대전지방법원 금산군법원 사거리에서 진산 방향으로 우회전해 도곡삼거리~상가교~부암삼거리로 12㎞쯤 달린다.
방축삼거리에서 대둔산·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해 읍내삼거리~진산삼거리~배티재 휴게소를 지나 5㎞ 남짓 가면 대둔산 공용버스터미널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자가운전보다 소요시간·연계교통 편이 불편하다.
그나마 버스보다 열차가 낫다.
부산역(1544-7788)에서 오전 4시 45분부터 1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KTX를 타고 대전역에 내린다.
소요시간 1시간 35분~2시간.
대전역에서 202, 613, 701번 시내버스를 타고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042-584-1616)로 간다.
소요시간 약 30분).
터미널에서 대둔산 행 버스가 있지만 오전 7시 45분 1대뿐이라 시간 맞추기가 불가능하다.
대신 충남 금산군 진산면 행 34번 시내버스를 타고 배티재휴게소에 내린다.
소요시간 40분.
휴게소에서 기점까지는 걸어서 20분쯤.
산행 뒤에는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 행 버스를 탄다.
오후엔 2시 30분, 6시 30분 두 편뿐이다.
소요시간 40분.
이 버스를 놓치면 배티재휴게소까지 걸어가 34번 버스를 탄다.
오후엔 12시 10분부터 10시(막차)까지 운행한다.
부산역으로 가는 KTX는 오후 11시 58분까지 10~30분 간격으로 있다.
음 식 점
기점 주변에 식당이 많다.
그 중 백제전주식당(063-263-9568)이 음식과 인심이 낫다는 소문.
산채비빔밥부터 해물파전까지 요깃거리가 많다.
조청장에 찍어 먹는 인삼튀김과 항아리 더덕 동동주가 깔끔하다.
전대식 기자
완주 '대둔산'
중국 장가계 뺨치는 호남제일경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 입석대와 임금바위를 연결하는 이 다리 입구에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그리고 정상인 마천대가 한 눈에 조망되는 포토존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
하늘과 맞닿았다는 마천대를 비롯, 사방팔방으로 뻗은 산줄기가 온통 수 백개의 기암괴봉으로 이뤄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대둔산(大屯山·878m).
깎아낸 듯한 기암절벽의 위 아래에 의연하게 서있는 늘푸른 소나무와 아직도 색조가 미미하게 남아있는
단풍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약간 과장해 비유한다면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자연유산인 호남성 장가계의
천하절경 무릉도원 천자산의 축소판이랄까.
산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가 올라 남녀노소 누구나 쉬이 접근이 가능한 데다,
천 길 낭떠러지를 이어주는 구름다리가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마치 천상을 걷는 착각이 들 정도다.
장가계의 천자산은 평균 해발이 1260m대로 케이블카 탐승이 이뤄지지만 해발 900m가 채 안되는, 그것도 산행 기점이 이미 300m나 넘는 대둔산은 케이블카 이외에 2시간 정도의 발품을 팔면 너끈히 정복이 가능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장가계는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져 깔끔한 인상을 주지만
대둔산은 산행 초입부터 정상까지 휴게소가 잇따라 나와 인파가 몰리는 만추에는 산인지 시장통인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다.
일찍이 원효대사가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 했을 만큼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대둔산이 속세의 물결에 잠식당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 및 금산군에 걸쳐있는 [대둔산]은 두 얼굴을 가진 산이다.
기암괴봉이 숲을 이뤄 우뚝 솟아있는 남동쪽의 산세가 전북 완주의 그것이라면, 이보다 북쪽인 충남 금산과 논산지역의 산세는 완만한 경사의 호젓한 산길과 단풍으로 뭇 산꾼을 유혹한다.
전북 충남 두 지자체에 의해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것도 흥미롭다.
흔히 바위산으로 케이블카와 금강구름다리, 삼선계단, 칠성봉 등
볼거리가 무진장이어서 널리 알려진 곳은 완주코스.
대둔산을 처음 찾는 산행팀도 선택의 여지없이 이 코스를 택했다.
산행은 주차장 매표소~동심 휴게소~동심바위~금강문~금강구름다리~약수정 휴게소~삼선계단~정상 삼거리~마천대(정상)~용문골 삼거리~낙조산장~낙조대~용문골 삼거리~용문굴~칠성봉 전망대~신선암~용문골 매표소~주차장 순.
넉넉잡아 4시간 걸린다.
코스는 독특하다.
들머리에서 정상인 마천대까지는 99%가 바위길과 돌계단 철계단 등으로 흙 한번 밟기 힘들고,
하산길인 용문골 코스는 대부분 흙길이기 때문이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곧 케이블카 타는 곳.
이때부터 사실상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돌길이다.
이 돌길은 정상인 마천대까지 이어진다.
달도 차면 기울듯 단풍도 이제 색이 바래 거의 끝물이다.
30여분 뒤 동심휴게소를 지나면 곧 동심(童心)바위.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감탄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지만
기자가 보기엔 그저 평범한 바위여서 고승의 혜안을 찾을 길이 만무하다.
10분 뒤 '금강문' 안내판을 지날 무렵 고개를 들어보자.
이곳 명물인 금강구름다리가 파란 하늘 위로 입석대와 임금바위를 연결하고 있다.
아찔하다.
칠성봉 전망대로 이어지는 용문굴. |
이곳에서 금강구름다리까지는 10여분.
다리 입구에 서면 저 멀리 삼선계단과 마천대를 비롯한 암봉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다리 입구 한 켠에는 포토존이 있어 저마다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오금을 펴지 못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는 다리(높이 80m, 길이 50m, 너비 1m)는
기대치보다 못했다.
심하게 요동치는 월출산의 구름다리보단 안전했지만
그래도 비명을 지르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다리를 지나면 약수정 휴게소.
육각정자가 마련된 이곳에서 흔히 점심식사를 한다.
정자 옆에는 이곳이 '대둔산 동학군 최후의 항전지'라는 안내판이 눈길을 붙잡는다.
1895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25명의 지도자들이 일본군과 3개월간에 걸쳐 항전을 벌이다
장렬히 순국한 역사의 현장이다.
대둔산의 또 다른 명물인 삼선계단은 '동학'안내판 바로 옆에서 시작된다.
길이 40m, 너비 0.5m의 127계단이 경사 50도 정도로 두 암봉을 연결한다.
한 눈에 봐도 아슬아슬하다.
멋모르고 올랐다가 너무 무서워 오도가도 못하는 50, 60대 아주머니 때문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삼선계단을 오르면 곧 정상 삼거리.
이후 산행은 정상인 마천대를 구경하고 이곳으로 되돌아와 오른쪽 용문골 삼거리로 향한다.
5분 후 정상 입구 갈림길.
오른쪽길은 수락계곡 등 논산 방향으로 가는 길.
정상 마천대(摩天臺)는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명명했다.
이곳에는 완주군민이 개척탑을 세워놓았다.
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집단시설지구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정상 삼거리로 간다.
이후부터는 낙엽과 산죽이 왠지 반가운 흙길.
완전히 딴 산이다.
평범한 오솔길이 이토록 반가울 줄이야.
10여분 뒤 용문골 삼거리.
이곳에서 하산해도 좋지만 낙조대를 보고 가자.
불과 400m 거리다.
낙조산장을 거쳐 해발 850m에 위치한 낙조대는 일출일몰이 장관이다.
특히 서해바다의 수평선 위로 지는 일몰은 일품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서해바다가 보이지 않았으나
동쪽으로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과 저멀리 태고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원효는 이곳 낙조대에서 태고사의 위치를 정하곤 기쁜 나머지 덩실덩실 춤을 췄다고 한다.
이제 용문골 삼거리에서 본격 하산한다.
경사가 비교적 심한 급경사길이다.
10분 뒤 칠성봉 전망대과 용문굴 이정표를 만난다.
칠성봉은 용문굴에서 용이 등천하기 직전에 일곱개의 별이 떨어져 붙여진 이름.
용문굴을 통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칠성봉과 각 암봉 사이에 걸린 소나무의 자태는
한 폭의 동양화처럼 운치있다.
이제 하산만 남았다.
기암절벽 밑 곳곳에 '낙석위험' 경고판이 있을 정도로 돌길이 가파르다.
이어지는 토굴암자.
신선암이다.
주변에 쌓인 낙엽이 그간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신선암에서 용문골 매표소까지는 17분 정도 걸리고, 여기서 대둔산 주차장까지는 7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 배티재 출발코스 휴식년제로 폐쇄
금강문에서 본 금강구름다리. |
산속에 들어가면 그 산의 진면모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
대둔산도 산속에 들어서면 바위암봉이 많은 그저그런 평범한 산일 뿐이다.
하지만 대둔산 근처의 배티재에서 보는 대둔산은 수반에 올려 놓고 간직하고 싶은 산으로 다가온다.
마치 영암의 월출산처럼 한 눈에 눈앞에 다가온다.
한듬산으로 불렸던 대둔산은 권율 장군과 배티재를 빼고는 논할 수가 없다.
임진왜란때 권율장군과 운명을 같이한 배티재는 돌배나무가 지천이어서 붙여진 이름.
이 배티재를 사이에 두고 왜적을 함께 물리쳤던 권율 장군과 황진 현감의 대첩비와 전승비가 각각 서 있다.
왜군의 울부짖는 소리가 그칠날이 없었다는 대둔산의 한 골짜기는 그때의 처절한 전투를 지금까지 말해주듯 울움실로 불린다.
배티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현재 휴식년제로 폐쇄돼 있음을 알려둔다.
하산할 때 만나는 용문골의 칠성봉 전망대는 건너편 칠성봉 암릉과 암봉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듯
솟아 있어 후반부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 교통편 - 대전 서부터미널서 완주행 버스
대전서 완주의 대둔산으로 가야한다.
부산역에서 경부선 열차를 타고 대전에서 내린다.
대전 서부터미널(042-584-1616)에서 대둔산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45분, 9시30분, 11시30분에 있다.
1시간 걸린다.
대전역에서 서부터미널까지는 차로 15분 정도 걸리며 대둔산 공용터미널(063-262-1260)은
대둔산 주차장과 붙어 있다.
대둔산터미널에서 대전 서부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오후 1시, 4시30분, 7시15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추부IC~금산 추부 37번 국도 좌회전~칠백의총~17번 대둔산 전주 방향~17번 전주 방향~대둔산 순.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 기점인 대둔산 공용버스터미널. 대전, 전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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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농민 항쟁을 기린 전적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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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3일간 머물렀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모습이지 않나? 영화 에일리언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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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다리를 건너와서 본 모습이다. 주말에 사람 정체가 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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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수정 쉼터에서 물과 간단한 요기를 채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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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선계단에서 본 구름다리와 대둔산 산자락이다. 단풍이 물들었다. 불탔다, 요동쳤다. 표현은 각자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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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천대의 개척탑니다. 산에 어울리지 않게 작위적이고 기계냄새가 나며 천박스럽다. 몇 분 지켜봤는데 거의 눈여겨 보지 않는다. 이런 걸 헛고생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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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천대에서 능선삼거리로 나와 낙조대로 가는 길이다. 단풍 숲길이다. 단풍은 오색이어도 바닥은 어두운색 한 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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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바위를 어찌 하면 좋을까요? 이름 붙여 볼까. 시루바위, 엉덩이 바위. 바위 위에 올라가 가랭이를 양쪽에 걸치면 영락없이 '해우소' 그 자세가 나온다. 하여 바위 이름은 '변기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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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조대에서 바라본 서해 쪽 조망. 서해가 보인다고 하는데, 아직 본 사람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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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천하던 용이 지나갔다는 용문굴이다. 허리 둘레 35이상은 통과 불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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