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월봉산'

금산금산 2015. 9. 12. 08:34

함양 '월봉산'

 

 

 

 

황홀한 조망 짜릿한 암봉

북쪽 남덕유산, 남쪽 금원산~황석산 길목

부드러운 육산·날카로운 악산 동시 경험

남령재서 올려다 본 칼날봉 이름값 하네

 

 

 

 

 

산행 말미 남령재에서 올려다본 칼날봉의 위용. 너무 가팔라 실제론 오르지 못하고 에돌아가야 한다. 수리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월봉산쪽에서 보면 수리가 날갯짓을 하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산도 앉은 터가 꽤나 중요한가 보다.

허허벌판에 나홀로 선 아담한 봉우리는 그 희소성 덕분에 적당히 대접을 받고 있는 반면

해발 1000m급에 속하지만 인적이 드물어 슬픈 봉우리도 있다.

전자의 예가 고성 연화산이라면 후자로는 영남알프스의 고헌산이 적당할 듯하다.


해발 528m에 불과한, 산세로 봐선 아기자기한 연화산이 지역 안배 차원인지

하여튼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과 더불어 경남 유이(唯二)의 도립공원 계급장을 달고 있는 반면

영남알프스의 한쪽 귀퉁이에 자리한 고헌산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휴일에도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헌산은 그나마 나은 편. 영남알프스의 9개 봉우리 중 하나라 이름이야 널리 알려져 있지만,

1000m급 거봉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함양의 월봉산은 주변의 명산에 가려 이름마저 왠지 생소하다.

같은 함양땅에 위치한 백두대간 상의 백운산이나 심지어 다소 이름이 독특한

일명 갓거리산인 괘관산보다도 낯설다.


거창과 함양의 경계에 위치한 월봉산은 지리산 천왕봉을 제외한 남부권 백두대간의 최고봉인

남덕유산과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 사이의 분수령이다.

그 어느 누구도 월봉산을 밟지 않고는 양쪽을 오갈 수 없는 요지인 셈이다.

산행팀이 밟아본 월봉산은 한마디로 이토록 괜찮은 산이

왜 산꾼들의 입소문을 타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대중교통이 불편한데다 승용차를 갖고 가도 산행 후 다시 차를 가지러 가기가 힘든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또 남덕유의 경우 산의 규모가 워낙 커 남령재를 거쳐 월봉산으로 갈

여유가 없는데다 금원 기백 거망 황석산도 각각 금원~기백, 거망~황석

종주코스가 애용돼 월봉산에 눈길을 주기가 힘들다는 것.


산행은 서상면 대남리 노상마을회관~공사중 저수지~큰목재~헬기장~월봉산 정상~암릉구간~칼날봉(수리봉 내지 수리덤)~남령재~영각사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길찾기는 비교적 쉬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마디로 순한 양에서 매서운 독수리를 잇따라 만나는 기분이다.

부드러운 육산으로 시작했다 날카로운 암벽과 암봉의 짜릿함을

 맛본다는 의미이다.


조망은 두 말하면 잔소리.

함양땅의 이름깨나 있는 봉우리와 국토의 등뼈 백두대간 상의 주요 봉우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들머리는 노상마을회관 앞.

월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둘.

하나는 마을회관 앞에서 노상교를 건너 은신치를 거쳐 능선으로 향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마을회관 오른쪽 시멘트길로 올라 저수지를 가로질러 큰목재에 곧바로 닿는 방법이 그것.


산행팀은 익히 알려진 전자보다 후자를 택했다.

입구 초입은 현재 도로확장과 저수지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 사람들은 정면 저 멀리 V자 짤록이 부분이 살목재(큰목재), 저수지 왼쪽 튀어나온 바위를 코바위라 했다.

산행팀이 본 코바위는 오히려 사자가 앉아 있는 형상이다.


 


  저수지 방향으로 계속 오른다.

  댐은 거의 완성됐고 물만 담으면 될 정도의 공정이다.

  댐을 가로질러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저수지가 끝날 무렵 한적한 송림길이 이어진다.

  들머리에서 30분.

  2분 뒤 갈림길.

  송림길 대신 왼쪽 소로로 오른다.

  어느새 단풍잎도 떨어져 이제 앙상한 가지만 남은 완연한 겨울산이다.

  초록의 산죽만이 가는 가을을 붙잡고 있다.

이제부턴 계곡산행.

유량은 적지만 수정같이 맑다.

10분 뒤 갈림길.

지계곡을 건너 오른쪽 큰 계곡쪽으로 간다.

낙엽 덮인 산죽길이다.

계곡산행에서 길이 막히면 늘 그렇듯 건너편을 보라.

대개 리본이 걸려있다.

40분 동안 계곡을 정확히 다섯번 건넌다.

네번째 계곡을 건너면 눈앞에 비로소 능선이 보이고 다섯번째 가로지르면 본격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왼쪽 산사면 전체가 온통 산죽으로 장관이다.

오른쪽은 거망산을 거쳐 은신치를 지나 삼거리봉에서 내려오는 능선.


10여분 정도면 능선에 닿는다.

큰목재다.

주변이 온통 억새군락지인 안부 사거리다.

화살시위를 당기는 모양새처럼 휘어졌다 해서 살목재라고도 불린다.

오른쪽 거망산, 직진하면 임도를 따라 수망령 방향.

왼쪽 월봉산(1.3㎞) 방향으로 간다.

저 멀리 상봉이 보이고 우측 벌판은 거창 북상면 일대.

오르막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마른 억새 스치는 소리가 정겹다.

이내 오른쪽 저 멀리 금원산이, 조금 더 올라와 뒤돌아보면 거망산과 그 왼쪽 뾰족봉인 황석산이 확인된다.

10분 뒤 기백산 누룩덤도 보인다.


왼쪽 산사면에 금빛억새가 번쩍이는 헬기장을 지나면 정상석이 식별될 정도.

상봉은 헬기장에서 9분 뒤.

사방이 온통 산의 물결이다.

잠시 조망을 살펴보자.

정상석 바로 앞에 삼각점이 있어 표기하기 편리하다.


정북 방향 덕유산 삿갓봉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삿갓재대피소 무룡산, 그 우측 뒤 백암봉, 덕유산 향적봉,

지봉 못봉이, 삿갓봉 왼쪽으로 월성재 남덕유산 서봉, 뾰족바위봉인 할미봉, 도로 부분인 육십령,

깃대봉 민재 영취산 백운산 괘관산이 확인된다.

정남으로 거망산을 기점으로 왼쪽 3개의 뾰족봉인 황석산이, 정동으로 금원산과 기백산이,

북동쪽 분지는 거창 북상면이 보인다.

삿갓봉 앞쪽 바위봉이 진행방향인 수리덤이다.


남령재(3.4㎞)로 향한다.

바위를 포갠듯한 소규모의 누룩덤을 지나면서 크고 작은 암봉을 연이어 오르내린다.

에돌아가고, 좌우 낭떠러지인 날등을 조심스레 걷기도 한다.

때론 밧줄에 의지해 오르내리면 잠시 쉬어가라고 억새길이 펼쳐진다.

가볍게 봤다간 큰 코 다칠 정도로 만만찮다.

45분 뒤 앙상한 가지 사이로 수리덤이 모습을 드러내고, 다시 25분 뒤 수리덤 코 앞에 닿는다.

이정표엔 수리덤 대신 칼날봉이라고 표기돼 있다.

월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황홀한 조망. 사진 제일 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무룡산 삿갓재대피소 삿갓재 삿갓봉 월성재 남덕유산 서봉이 펼쳐진다. 가운데 암봉이 수리덤이다. 위쪽 작은 사진은 카키색 낙엽과 늘푸른 산죽이 공존하는 초겨울의 월봉산 산길.

  산행팀 생각.

  같은 암봉이지만 월봉산쪽에서 보면 그 모양새로 봐

  수리봉이 적당할 것 같고, 남령재쪽에서 보면 칼날봉이 어울릴 듯하다.

  직진하면 칼날봉, 오른쪽으론 남령재. 직진하면 길이 없기에

  남령재로 간다.

  에돌아가는 길이지만 급경사 내리막이다.

  쏟아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잠시 좌측 위로 보면 왜 칼날봉인지 실감이 난다.

  칼날봉 아래 주능선에는 대략 12분 후에 닿는다.

  이제 발아래는 꼬불꼬불한 남령재 도로.

  이곳까지는 23분 걸리고 여기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남덕유산 들머리인 천년고찰 영각사 앞까지는 35분 정도 걸린다.


# 교통편
# 함양서 노상마을까지 버스·택시 갈아 타야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 서상(남덕유)IC~장계 서상 26번 국도 좌회전~남덕유 논개묘 육십령 방향~서상면사무소 지나자마자 우회전~굴다리 지나 직진~대로마을 이정석~노상마을회관 순으로 가면 된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 차를 시작으로 2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린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m 정도 떨어진 함양시내버스정류장에서 서상행 군내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있으며

종점인 서상면사무소 앞에서 내린다.

여기서 들머리인 노상마을회관까지는 택시를 타야 한다.

 

 


날머리 영각사 앞에서 함양행 군내버스는 오후 2시15, 4시45, 6시25분(막차)에 출발한다.

함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6시30분(막차)에 있다.

혹 막차를 놓치면 진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함양서 진주행 막차는 오후 8시10분.

진주서 부산행 시외버스 막차는 밤 9시10분.

심야버스도 있다.

밤 10, 11시, 자정 출발.

주례, 서면(롯데백화점), 부산역에 선다.


남령재에서 택시를 부르면 산행시간을 줄일 수 있다. (055)963-3304, 0054, 0094.

 참고 서상면사무소 (055)960-6595



# 떠나기 전에
# 산불관련 등산로 폐쇄많아 사전 확인 '꼭'

원래 산행팀은 영동 갈기산을 갈 계획이었다.

3시간여 뒤 들머리에 도착하자마자 날벼락을 맞았다.

등산로가 폐쇄된 것이다.

불찰이었다.

산불 경방원은 영동에선 유일하게 영국사가 있는 천태산만 산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왔기에 재빨리 산의 고장 함양으로 서상IC를 통해 들어가

번갯불에 콩볶아먹듯 월봉산을 택해 가까스로 마쳤다.

늘 그렇듯 매년 11월1일부터 이듬해 5월15일까지는 산불예방을 위해 등산로를 폐쇄한다.

올해는 해당 지자체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행인 점은 1000m 이상의 거봉들 대부분은 12월15일부터는 이 조치가 풀린다.

이때쯤이면 십중팔구 눈이 내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500~800m대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다.

정답이 없다.

아예 내년 5월15일까지 예외없이 입산금지를 하는 산이 있는가 하면 산림청의 산불경보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통제하기도 한다.

가덕도의 모든 산은 전자의 경우이고 월봉산이 후자의 경우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지자체 산림계에 문의할 수밖에 없다.


국립공원의 경우 홈페이지  팝업창 속 '국립공원 탐방로 출입통제 공고'를 클릭하면

개방탐방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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