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깃대봉'

금산금산 2015. 10. 18. 14:15

하동 '깃대봉'

 

 

 

눈덮인 천왕봉·주능선 웅장한 장관 산행중 펼쳐져

하산길엔 소설 '토지'의 무대 회남재 옛길도 만나

 

 

 

 

민족의 명산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중산리 코스를 힘겹게 오르다보면 오른쪽 건너편의 마루금 전체가

추수를 앞둔 황금들녘을 연상시킨다.

바로 천왕봉에서 동남쪽으로 길게 뻗은 황금능선이다.

써리봉에서 국사봉을 거쳐 구곡산에 이르는 20㎞의 이 능선에는 산죽이 지천이다.

이 산죽이 햇빛을 받아 반사되면 황금빛으로 물든다고 하여 명명됐다.

지금은 비법정 탐방로라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올 첫 산행지 하동 깃대봉에도 황금능선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아주 인상적인 산죽길이 펼쳐져 있다.

조릿대라 불리는 늘푸른 산죽은 사실 봄 여름 가을엔 있는 듯 없는 듯 철저히 조연에 불과하다가 낙엽이 지고

숲이 앙상해진 뒤 예의 초록빛을 발하며 양탄자처럼 숲의 주인공으로 단연 돋보인다.

특히 눈 온 뒤 그 자태는 옛 선비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깃대봉은 영신봉에서 갈라져 나와 삼신봉 내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지리산 남부능선에서 동남쪽으로 한 번 더 뻗은 가지에 위치한 지리산 호위병 중의 하나.

베테랑 산꾼들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무명의 숨은 산이다.

좀 더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묵계와 악양을 잇는 회남재 동쪽능선에 위치해 있다.

참고로 회남재를 정점으로 서쪽으로는 시루봉~원강재~성제봉(형제봉)이 이어진다.


알려진 대로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북쪽인 함양 마천 금대산과 남쪽의 하동 삼신봉. 깃대봉은 이들 두 봉우리만큼은 못하지만 산행 도중 히말라야를 연상케하는 눈덮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주능선의 웅장함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산행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하산길의 회남재.

악양벌판과 함께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됐던 이곳은 하동서 청학동을 거쳐 지리산으로

곧장 연결된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전쟁때 빨치산의 물자보급로 역할을 했다.

다시말해 악양에서 곡식과 가축 등을 수집한 빨치산이 이곳을 거쳐 아지트인 지리산으로 넘어갔기에

국군 토벌대와 빨치산의 치열한 게릴라전이 펼쳐졌던 것.

 

 



깃대봉 산죽능선. 여성들은 피부 손상에 유의하자.

  회남재는 또 청학동 인근의 묵계사람들이 하동장(場)으로 오는 길이자,

  악양에서 청학동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우리 할머니 세대의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한동안 문경새재길 등과 함께 추억의 옛길로 분류됐으나 최근 시민단체

  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동군이 도로개설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산행은 악양 중대리 상중대마을회관~임도개설비~계곡수 건너~옛 집터

  흔적~능선~임도~무명봉~깃대봉 갈림길~산죽능선~회남재~사랑의 집~   등촌리 덕기마을(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5시간10분 안팎이며  들머리에서 능선까지의 일부 구간에서 길찾기가 애매할 뿐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일사천리로 내달릴 수 있다.들머리 상중대마을회관 앞에서 먼저 주변 산세를 살펴보자.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암봉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가 보이는 신선봉과

  그 우측으로 성제봉, 시루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을회관에서 포장로를 따라 오르면 곧 갈림길.

  왼쪽 상중대교 방향 대신 오른쪽길로 간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나면 또 갈림길. 이번엔 개울따라 왼쪽으로 간다.

  11시 방향으로 저 멀리 보이는 V자 짤록이가 회남재로 산행팀은 이곳으로 하산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 황토집을 지나 임도개설비석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우편함이 걸린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나 포장로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에 널따란 개울이 흐른다.

이 개울을 건너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마을회관에서 25분.


앙상한 활엽수림 대신 산기슭에는 푸른 소나무가 지천이다.

등로는 지그재그 오르막길.

잘 빠진 미끈한 청자보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분청을 닮은 고풍스럽고 정감이 가는 길이다.

색바랜 솔가리와 카키색 낙엽의 조화 또한 운치있다.

양지바른 터에 두 기의 무덤을 지나면 옛 집터.

푹신푹신한 낙엽융단길이 열려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남극에 온 듯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진다.



물마른 계곡을 건너면 산죽길. 고개 들면 낙엽송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너덜 오르막길이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다.

무척 괴롭다.

음지엔 잔설도 남아 점입가경이다.

이렇게 10여분.

비로소 산허리를 돌아 제대로 된 길이 나타난다.


20분 뒤 마침내 능선.

정면에 보이는 마을은 해발 500m쯤에 위치한 오지마을 논골.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이 출몰할 때 한 명의 주민도 다치지 않은 숨은 마을이다.

정면 깃대봉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내달린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17분 뒤 임도.

왼쪽 5m지점 대각선 방향으로 산길이 열려있다.

이때부터 오르막의 연속. 무명봉을 넘어5분 뒤 산죽.

산죽정글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세로 봐서 능선을 갈아타는 지점이다.

깃대봉 정상은 2만5000분의 1 지형도상 오른쪽으로 얼마 안되는 거리.

하지만 키 큰 산죽이 길을 내주지 않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등로는 왼쪽.

이른바 산죽능선의 연속이다.

헤집고 150m쯤 가면 첫번째 전망대.

눈덮인 천왕봉을 비롯 써리봉 중봉 제석봉 장터목 촛대봉 영신봉과 그 앞 내삼신봉 삼신봉 외삼신봉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그 유명한 청학동도 확인된다.



7분 뒤 두번째 전망대.

주변 조망은 더 넓다.

삼신봉 왼쪽으로 시루봉 원강재 성제봉 신선봉, 악양 벌판 뒤 섬진강 건너 둥그스런 또아리봉 도솔봉 백운산

억불봉이, 다시 왼쪽으로 칠성봉 구제봉 금오산과 저 멀리 광양제철소도 보인다.


전망대 바위를 내려서면 또 다시 산죽. 미로같은 죽림의 길이다.

오랜 추억거리로 남을 듯하다.

회남재는 여기서 15분.

청학동(6.4㎞), 묵계(4.3㎞), 악양(10.6㎞)으로 각각 가는 세개의 임도와 시루봉, 왼쪽으로 열린 하산길, 방금 내려온 길 등 모두 여섯개의 길이 만나는 고개이다.

회남재의 역사를 알리는 안내 그림판이 두 개 서 있고, 또 다른 두 개는 하산길 옆에 쓰러져 있다.

하산길은 아주 심한 급경사 내리막길.

태풍으로 계곡의 골짜기가 패고 급비탈에선 큰 돌이 굴러 조심해야 한다.

50분이면 도로를 만나고, 여기서 요양시설 '사랑의 집'을 지나 버스정류장이 위치한 등촌리 덕기마을까지는 15분 걸린다.


#교통편

# 하동터미널서 악양행 버스나 택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동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첫 차를 시작으로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2시간30분 걸린다.

하동터미널에서 들머리인 악양면 중대리 상중대마을회관(노전 버스정류장)으로 가기 위한

 연계버스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악양면소재지로 가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하동터미널에서 악양행 버스는 오전 8시 첫 차를 시작으로 40~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이곳에서 악양개인택시(055-883-3009)를 이용한다.

 

 


날머리 덕기마을에서 하동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10분, 5시20분(막차)에 출발한다.

혹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악양면소재지로 택시를 이용, 악양우체국 옆 악양마트 앞에서 터미널행 버스를

타야 한다.

오후 3시35분, 4시25분, 5시15분, 5시45분, 6시35분(막차).

하동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 7시3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하동IC~하동 구례 쌍계사 방면 19번 국도 우회전~남원 구례 직진~구례 쌍계사 직진~악양 1003번 지방도~악양우체국 지나~상(하)중대마을 이정표 우회전~중대교 지나~상중대마을회관 순.

날머리 덕기마을에서 들머리 상중대마을회관 앞까지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 떠나기 전에

# 키 훌쩍 넘는 산죽이 이중삼중… 정상 난공불락
고백컨대 정상을 밟지 못한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흔히 남 탓 하지말라고 하지만

이번만은 산죽 탓 좀 해야겠다.

어른보다 키가 큰데다 이중 삼중으로 너무 촘촘하게 자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산행대장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산행팀 말고도 다른 산꾼들이 수차례 길을 뚫으려고 시도한 흔적이 입구에 역력하다.

여하튼 난공불락의 요새다. 설령 뚫고 들어가더라도 산죽의 연속이라 정상 확인은 힘들 성싶다.

 지도와 현장은 또 다른 법이란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회남(回南)재'란 이름은 남명 조식 선생이 명명했다.

그는 이 터를 보고 골이 좁고 물이 섬진강으로 곧장 빠져 길지(吉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발길을 남으로 돌렸다고 전해온다.

청학동이 위치한 청암면'묵계(默溪)' 또한 그 이름이 흥미롭다.

이곳은 해마다 큰 폭우가 쏟아져 다 휩쓸려 내려가 냇물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해서 붙여졌다 한다.

재밌는 얘기 하나.

악양주민들은 악양면 시루봉 아래 청학이골을 '진짜' 청학동으로 들어가는 입구라 믿고 있으며

지금의 청암면 삼신봉 밑의 청학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함양 '깃대봉'

 

 

 

 

백두대간의 준령 파노라마로 활짝

민족정기 머금은 장쾌한 조망

'빽빽한 山竹' 산행내내 긴장감

바람에 날리는 억새 묘한 평온

 

 

 

수 십길 절벽인 북바위에 서면 깃대봉 정상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능선길과 장수땅이 한 눈에 펼쳐진다

 

 

 

 

 

한반도의 등뼈를 이루는 백두대간 능선길을 냅다 달려보자.

산꾼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백두대간. 비록 종주는 아니더라도

국토의 자연적 상징이자 인문학적 기반이 되는 백두대간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며 걸어보자.


영호남을 나누는 백두대간의 남쪽 줄기에 해당하는 함양 깃대봉(1015m).

덕유산을 내리 달려 육십령에서 잠시 멈춰 숨을 몰아쉰 백두대간이

백운산으로 뜀박질하기 직전에 솟구친 봉우리다.

사족을 달자면 험산준령으로 치달리는 백두대간 능선길 중

산세와 높이에 비해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산행이 가능하다.

산행은 억새와 산죽 그리고 장쾌한 조망으로 요약된다.


금빛물결의 장관을 이루는 만추의 그것은 아니지만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마른 억새의 모습은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봄의 한 가운데 억새밭에 서서 바라보는 늠름한 백두대간길은

영남알프스의 사자평이나 신불평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산죽은 이번 산행의 예기치 못한 다크호스.

늘푸른 산죽은 온 힘을 다해 밀어붙여야 할 정도로 키가 크고 빽빽하다.

자칫 느슨해질지도 모를 하산길에 신경을 곧추 세워야 할 만큼 긴장감을 요한다.

장쾌한 조망은 두 말하면 잔소리.

깃대봉에 서면 북으로 남덕유, 남으로 영취 백운산 등 1000m 이상의

백두대간 고봉준령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히 장관이다.



산행은 함양 서상면 추상마을회관~대진고속도로 교각 통과~임도·산길 두 번 반복~철조망 산길~백두대간 능선(육십령서 올라오는 길과 만남)~깃대봉 샘터~억새길(헬기장)~깃대봉 정상~민재~북바위(전망대바위)~977봉~사거리(논개생가 갈림길)~917봉~깊은골~고로쇠집수통~옥산리 옥산마을~극락사지 석조여래입상~효자 박준영비~대진고속도로 굴다리 통과~추상마을회관 순.

걷는시간은 5시간30분 걸리지만 실제 산행시간은 3시간30분 정도.

추상마을에서 산으로, 날머리에서 다시 추상마을로 가는 길이 제법 멀기 때문이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44호

극락사지 석조여래입상.

보통 백두대간 종주자들은 육십령을 통해 깃대봉으로 오른다.

하지만 산행팀은 서상면 추상마을에서 시작했다.

원점회귀코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추상마을회관에서 계곡길을 따라 올라간다.

확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정면 가장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깃대봉이다.

20분이면 대진고속도로 교각 아래를 통과하고

이어 육십령터널 환풍구를 지난다.

지금 오르고 있는 길은 민재골.

경사가 밋밋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산사태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대형 임도 개설 공사 때문인지

그물로 절개지를 덮어놓은 흉물스런 모습이 보인다.

산이 이렇게 망가지는구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참다못한 산행팀은 40분쯤 뒤 임도 좌측에 열린 산길로 오른다.

이것도 잠시.

10분 뒤 다시 임도.

이렇게 다시 한번 산길과 임도를 반복, 결국 1시간 뒤 임도 우측에 열린 산길을 잡아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리본을 참조하자.

참고로 여기서 10분 정도 임도를 따라가면 민가가 하나 나온다.

알고보니 지난 2003년부터 함

양군이 깃대봉 고지대에 장뇌삼 재배지를 조성하고 있었으며,

이 민가는 시범단지 관리동이었다.


오르막 산길에는 철책공사가 한창이다.

함양군에 따르면 현재 장뇌삼을 파종한 상태이고, 철책은 이후

야생동물의 피해방지를 위해 설치하는 것이란다.

철책과 산길이 나란히 달리다 15분 뒤 갈림길을 만난다.

철책길을 버리고 우측길로 간다.

10분 뒤 비로소 육십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제야 백두대간 능선에 오른 셈.

침목 오르막길을 지나면 길 왼쪽 옆 샘터를 만난다.

깃대봉 샘터. 물 한잔을 들이키고 다시 능선길로 오르면 갈림길.

우측은 백두대간 주능선길, 좌측은 가로질러 가는 지름길이지만 결국 만난다.

우로 간다.

마른 억새길로 내달리면 이내 헬기장.

주변은 온통 억새.

여기서 깃대봉 상봉까지는 4분.

전망이 기가 막히다.

남으로 덕운봉 영취산 백운산과 그 우측으로 장안산이, 조망안내판이 보여주는 남덕유산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남령 수리덤 월봉산 은신치 금원 기백산이, 서쪽으론 대진고속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길로 뻗은 능선은 어머니의 품처럼 부드럽다.

이렇게 곧게 뻗은 능선 주변이 몽땅 마른 억새밭이라면 믿어질까.

하지만 사실이다.

발걸음이 가벼워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확인할 점 하나.

능선 왼쪽 발아래 방금 올라온 길과 육십령터널 통풍구가 보여

결국 이 터널이 깃대봉을 통과하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20여분 순한 능선길을 내달리면 삼거리인 민재에 닿는다.

왼쪽길로 내려서면 들머리와 만난다.

민재에서 다시 완경사 오르막길을 달리면 정면에 멋진 전망대바위가 기다린다.

북바위다.

수십길 절벽인 이 바위에 서면 깃대봉 정상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바위에서 20분 정도 능선길을 다시 내달리면 리본이 많이 걸려있고

바닥에 작은 돌이 여럿 박혀있는 지점을 만난다.

977봉이다.

대진고속도로 서상IC와 왼쪽 괘관산, 오른쪽에 백두대간의 길목이자 호남정맥의 출발점인

영취산이 뚜렷이 시야에 들어온다.

곧 사거리.

직진하면 영취산, 왼쪽 옥산리, 오른쪽이 논개생가 방향.

논개생가는 북바위에서 보이는 오동저수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계속되는 능선길.

이번에 산죽군락을 만난다.

5분간 지속되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이내 산죽을 또 만난다.

사거리에서 25분 뒤 삼거리.

작은 소나무에 리본이 많이 걸려있다.

왼쪽으로 하산한다.

깊은골이다.


내리막 산죽길이 또 기다린다.

길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웃자라 발을 먼저 내딛어 헤엄치듯 내려서야 한다.

10여분 정신없이 산죽길을 헤쳐가면 수정같이 맑은 계곡수를 만난다.

푸른 산죽과 소나무, 여기에 노란 생강나무가 어울려 일순간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어 고로쇠집수통을 지나면 3분 뒤 포장로.

사실상 산길은 끝. 15분 뒤 아름다운 솔밭을 지나 옥산마을을 통과할 쯤 우측에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극락사지 석조여래입상과 이어 만나는 효자 박준영비를 지나 대진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한다.

여기서 추상마을회관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포장로에서는 50분 정도 소요된다.




# 떠나기전에


- 백두대간 동서로 양분
- 애달픈 논개의 충절

깃대봉의 동쪽인 함양 서상면에는 논개의 무덤이,

서쪽인 장수 장계면에는 논개의 생가가 있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사연은 이렇다.


장계면 주촌마을이 고향인 성이 주씨인 논개는

임진왜란 전에는 그저 평범한 아낙이었다.

임란이 일어나자 부군인 최경회는 경상우병사로 김천일과 함께 진주성 싸움에 나섰으나 패하자

남강물에 뛰어들어 자결했다.

이에 논개는 마침 왜군들이 승전 축하잔치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기생으로 변해 참석,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


진주성 함락 후 장수지역 의병들은 논개와 그의 남편 최경회의 시신을 수습, 고향인 장수로 옮겨

장례지낼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주씨문중에선 기생으로 변한 딸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해 할 수 없이 육십령을 넘어

지금의 함양 서상면 방지마을에 남편 묘와 인근에 모셨다.

이 사연은 장수지역 의병의 후손들에 의해 설화처럼 전해오다 30년전 세상에 알려졌다.

백두대간 깃대봉에 의해 갈라져 있던 논개의 생가와 무덤은 최근 대진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게 됐다.

혼령이라도 편히 집에 넘나들라는 뜻일까.

한가지 더.

지금 백두대간은 무분별한 개발로 말이 아니다.

깃대봉도 예외는 아니었다.

임도개설로 백두대간의 허리격인 깃대봉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또 장뇌삼 보호를 위해 능선을 따라 철책을 설치해 산짐승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고 있었다.

산행 내내 맘에 걸렸다.


# 교통편
- 함양행 직행버스 오전 7·9·11시 출발

부산 서부터미널(051-322-8306)에서 함양행 직행 시외버스는 오전 7, 9, 11시에 출발한다.

1시간50분 걸린다.

완행의 경우 오전 5시40분부터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

양 군내버스터미널(함양지리산고속·055-963-3745)에서 영각사행 버스를 타고 봉정정류소에서 내린다.

매시 정각과 30분에 있다.

봉정에서 추상마을회관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

추상마을회관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055-963-3281~2) 가는 버스는 오후 5시20분 한 번 있다.

이 버스를 놓칠 경우 다시 봉정정류소에서 군내버스터미널행 버스를 타면 된다.

역시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7시30분.

함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직행 시외버스는 오후 4, 6시30분(막차),

완행은 오후 5시10, 18, 6시, 6시45, 7시6, 28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를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서진주분기점~대진고속도로 서상IC~함양 안의 26번 국도 우회전~부전계곡, 갈미옥산마을 우회전~옥당교 지나 우회전(추하마을 방향)~추천교~추상마을회관 순으로 가면 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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