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교 유일 '영의정 송덕비'
▲ 양산향교 풍영루 양옆에 비석이 즐비하다. 박정화 사진가 제공 |
양산향교는 1406년(태종6) 들어섰다.
공자와 성현 위패를 모시고 제례와 교육 두 가지 기능을 담당했다.
제례를 맡은 건축물은 대성전과 동·서무가 있고 교육 건축물은 명륜당과 동·서재가 있다.
풍영루(風詠樓)는 경내로 들어가는 누각. 정문에 해당한다.
풍영루 양옆으론 양산 곳곳에서 모인 비석이 즐비하다.
왼쪽에 18기, 오른쪽에 16기다.
깨어진 비석도 적지 않다.
양산향교 송덕비 관직은 다양하다.
대부분 양산군수고 조선시대 역참을 관리하던 종6품 찰방이며 관찰사며 암행어사에 판서까지 보인다.
가장 높은 관직은 일인지하 만인지상 영의정이다.
곧 복설비 주인공 이유원 영의정을 기리는 송덕비다.
제액은 '영상대감이합유원영세불망비'다.
합하(閤下)를 줄인 '합'은 정일품 정승에게 붙이는 경칭이다.
부산과 근교에서 영의정을 기리는 비석은 여기가 유일하다.
제액 양옆으로 사언율시가 새겨져 있다.
물(호수) 잃은 물고기에 가지 걸린 사슴 처지였는데 덕분에 살게 되었으니
고을 백성들 모두 모여 송덕비를 세운다는 내용이다.
원문과 해석은 부산북구향토지 홈페이지 '문화유적과 유물/비지정문화재/금석문'에 나온다.
복설의 주인공은 세 유림.
우석규 서상로 이기수다.
양산박물관 상소문에는 서상로가 외자 이름 서관으로 나온다.
그들을 기리는 송덕비는 따로 없다.
영의정 비석 뒷면 하단에 이름 석 자를 새겼을 뿐이다.
관직이 없던 탓이다.
관직이 없으면 송덕비를 못 세우는 게 당시 법이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그렇게들 돌아간다.
양산향교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 부근에 있다.
하천을 낀 산책길이 정일품이다.
내 것 네 것 따지지 않는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길이다.
동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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