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따라 이야기 따라

[부산의 하마비] 수영성·동래향교·범어사·양정 4곳만 남아

금산금산 2016. 1. 13. 14:16
▲ 동래향교 하마비. 박정화 사진가 제공

 

 

 

부산 하마비는 네 군데 남아 있다.

향교마다 있었고 부산진이나 다대진 등 군부대마다 있었고 요지마다 있었겠지만 남은 게 그렇다.

네 군데 하마비는 성격이 다 달라 저마다 대표성을 갖는다.

동래향교는 공자와 명현을 모신 곳.

하마비는 입구 도로변에 있다. '대소인원하마비'라고 새겼다.

하마비에 새긴 글자는 일정한 틀이 없다.

대체로 거기서 거기다.

전국 향교 하마비 각자는 통상 대소인원하마비다.

 수령도 내려야 했다.

공자보다 높은 벼슬아치가 있을 수 없었다.
 


범어사 하마비는 순수미가 돋보인다.

두루뭉수리 자연석을 그대로 썼다.

범어사 진입로 첫째 산문인 조계문 가기 직전 왼쪽 길가에 있다.

명칭도 '하마' 두 자로 단순하다.

선찰대본산 범어사 품격을 내보이려고 세웠다.

"하루속히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범어사 하마비. 박정화 사진가 제공

 

양정 하마비는 대단히 유명하다.

하마정이란 지명이 현재형으로 쓰인다.

버스 정류소도 하마정이다.

양정 하마비는 동래정씨 문중에서 세웠다.

조선시대 명문대가들은 조상 묘 인근에 하마비를 세워 경의를 표하도록 했다.

동해남부선 복선 공사를 벌이느라 모 건설사 낙민동 자재야적장으로 옮겨 보관 중이다.

공사는 끝난 지 오래.

동래정씨 대종중 정인호(73) 감사는 하루라도 빨리 제 자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양정 하마비. 부산진구청 제공

 

하마평이란 말이 있다.

임용 후보자나 인사이동 따위 떠도는 평판이라고 사전은 풀이한다.

하마평 어원이 하마다.

마부는 하마비 근처 말을 묶어 두고서 상전을 기다리기 마련.

마부들 둘만 모이면 상전을 헐뜯거나 주워들은 고급정보를 떠벌렸다. 그게 가지를 쳐 하마평이 되었다.

동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