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가자미
막국수와 함께 먹는 가자미식해...
5월로 접어들면서 갑자기 날씨가 후덥지근해졌다.
강원도의 시원한 막국수 생각이 절로 난다.
강원도에서는 막국수와 함께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것이 가자미식해다.
돼지수육을 함께 주문하면, 보쌈용 김치와 가자미식해가 나온다.
가자미식해에 사용되는 가자미가 바로 동해안의 주로 수심 300m 이상 깊은 곳에 사는 기름가자미다.
경북 지역에서는 주로 미주구리, 강원 지역에서는 물가자미로 불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가자미가 표준어인 줄 알고 있지만, 물가자미는 3쌍의 노란 반점이 있는 다른 종이다.
가자미류는 종류도 많고 모양이 비슷해 쉽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기름가자미는 동해안에서 대부분
서식하며, 바닥이 펄이나 모래질인 수심 50∼700m 해역의 깊은 곳에 살고, 다른 가자미에 비해 몸통이 얇고
지느러미가 검은 것이 특징이다.
전체 가자미 어획량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해안 특산종이다.
동해안의 새벽 위판장에서는 간밤에 어획된 많은 양의 기름가자미 경매가 이뤄진다.
활어 상태가 아닌 선어 상태로 크기별로 구분돼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 상자씩 가득 채워져 있는 기름가자미는 오히려 크기가 작을수록 판매단가가 높다.
손바닥만한 크기가 가장 비싸며, 이것은 주로 횟감으로 이용되고,
조금 더 큰 것은 살짝 말려서 조림이나 구이용으로 쓰인다.
가장 큰 것은 탕이나 찌개로 많이 먹는다.
경북 지역 사람들은 작은 크기의 기름가자미를 뼈째 썰어 회로 먹는데, 여기에 식초를 듬뿍 넣고
고추장과 채소를 버무리면 특유의 감칠맛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미주구리회가 된다.
요즘은 미주구리가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서 물가자미회로 많이 불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기있는 조리법은 기름가자미를 이용해 무, 고두밥, 고춧가루, 엿기름 등을 혼합해
발효시킨 가자미식해다.
밑반찬, 술안주 또는 회냉면의 고명으로 이용된다.
예로부터 가자미식해는 소화가 잘 되어 환자나 노약자의 영양식으로 적합하다고 했으며, 생선을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을 다량 공급해 준다. 잘 삭히면 뼈가 입안에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씹히는 맛이 부드럽다고 했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기름가자미가 생소한 편이지만, 가격이 저렴해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물가지미회 한 접시와 막국수에 곁들인 가지미식해를 맛볼 기회를 가져 보길 권한다.
양재형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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