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 영사관에 '인간 소녀상' 등장..."위안부 합의 반대"
한일 위안부 문제 협정에 반대하는 부산지역 청년이 일본영사관 앞에서
자기가 몸소 소녀상이 되는 '인간 소녀상'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다.
11일 낮 12시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후문.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은 권누리(여·23) 씨가 나무 의자에 꼿꼿이 앉아 있다.
두 손에는 '굴욕적인 매국협정 위안부 합의반대. 저를 지켜주세요'라는 팻말을 들었다.
우리겨레하나되기 부산운동본부(부산겨레하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 씨는 지난해 말
'한일 위안부 문제 협정'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평화의 소녀상'이 됐다.
권 씨는 "한일 협상에서 일본은 할머니에게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고 소녀상 철거까지 거론하고 있다"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권 씨는 지난 7일 전옥지(여·18) 학생에 이은 두 번째 참가자다.
찬바람에 양 볼과 손끝이 빨갛게 얼었지만, 권 씨는 꼼짝도 하지 않고 한 시간을 내내 앉아 있었다.
의도한 것인지 살짝 까치발을 든 것까지 소녀상과 같은 모습이었다.
영사관 앞에는 권 씨 의자 말고도 빈 의자 하나가 더 놓여 있었다.
이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역시 마찬가지 모습이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를 위한 자리이자,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자는 취지로
빈 의자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소녀상을 똑같이 재현하고, 시민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연대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빈 의자를 놨다"고 설명했다.
부산겨레하나 측은 당분간 1인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다.
진군호(35) 홍보부장은 "부산에는 아직 소녀상이 없는데, 당분간은 이곳에서 무기한으로 1인 시위와 수요시위를 하기로 했다"며 "시민들 역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은 1991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염원하기 위해 제작됐다.
소녀상의 소녀는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손을 움켜쥐고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는 모습이다.
민경진 기자 j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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