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누려보신 분 있나요
공연장 참여 기피·홍보부족
- 시행 3년 참여시설 39% 불과
- 할인혜택 경험 시민 6.3% 그쳐
- 올해엔 시 예산마저 10% 줄어
- 구·군 450만 원꼴…활성화 발목
시행 3년째인 '문화가 있는 날'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화에 관한 인식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지만 참여하는 시설이 극소수인 데다
홍보 등 기본적인 노력마저 부족한 탓이다.
부산시는 지역 문화시설 187곳 중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는 시설은 73곳으로 39%라고 10일 밝혔다.
전체 문화시설의 45%를 차지하는 공연장(85곳)이 참여를 꺼리면서 참여가 저조해지는 현상이 생겼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수는 허수다.
참여시설 현황을 보면 도서관 16곳, 박물관·미술관 28곳, 영화관 27곳, 기타 시설 2곳이고 공연장은 한 곳도 없다. 도서관 16곳은 이날 '상시 야간개방(밤 10시까지)' 혜택을 내세웠지만, 원래 화~금요일에는 밤 10시까지 자료실을 개방하고 있어 평소와 다를 바 없다.
박물관·미술관도 무료 관람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은 평상시에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영화관이 오후 5시~밤 9시 관람료를 5000원으로 할인해주지만 중복할인이 안되는 곳이 많고
3D상영관·특수관은 제외돼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
문화가 있는 날은 시행 시작부터 캠페인성에 그쳐 참여를 이끌 만한 혜택을 제공할 재원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가 있는 날과 관련된 시 예산은 올해 7200만 원으로, 지난해(8000만 원)보다 10% 줄었다.
이 예산을 또 16개 구·군에 나눠줘야 해 한 기초자치단체에 돌아가는 지원금은 450만 원에 불과하다.
한 구 관계자는 "행사 한 번 치르기에 어림없는 금액"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원이 부족해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등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도 미흡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청년 문제에 대한 문화 정책적 접근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보면 설문 대상자 600명 중 문화가 있는 날에 할인 혜택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6.3%에 그쳤다.
정부·지자체가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모두 평균 3점 이하(5점 만점)로 낮게 평가했다.
문화 현장에서는 문화가 있는 날을 수요일로 정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공연장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보통 수요일에는 연극·뮤지컬·콘서트 등 주말 공연을 준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 대부분이 주말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수요일은 준비하는 날이다. 수요일 무대에 올리려면 주말에 예행연습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문화가 있는 날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문화시설을 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2014년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지정했다.
권용휘 기자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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