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한국전쟁 배경' 잇단 대작 영화 제작 영화계 "괜찮을까?"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 붓는 대작 영화 제작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부산시에 다양한 협조 요청을 하고 있는 이 영화들이 실제 제작될 수 있을지
영화계는 다소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도 조심스럽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제작사 필름베네딕트는 한국전쟁 당시 전쟁터를 누빈 종군 기자 마가렛 하긴스를 모델로
영화 '1950'을 제작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1950' '메트로놈' 촬영 추진
지급보증 등 부산시에 요청
여론 "신중한 접근 필요"
미화 1억 2천만 달러(한화 약 1천45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라는 설명에
관련 기관과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분노의 질주' '트리플X' 등 할리우드 액션 대작을 찍은 롭 코헨을 감독으로 영입해 더 관심을 모았다.
제작사 측은 코헨 감독과 함께 지난달 10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부산에서 영화 절반가량을 찍겠다며
영화 촬영에 협조를 요청했다.
서 시장은 "제작에서 배급까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또 최근에는 300억 원대 제작비를 투입하는 '메트로놈'이라는 프로젝트가 부산 영화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한국전쟁이 시대 배경이며,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1950'과 유사하다.
1951년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 일대에서 중공군과 유엔군(미군과 프랑스군)이 나흘 동안 치열하게 벌였던
지평리전투를 모티브로 한다.
영화 제작 총괄 문라잇픽쳐스는 지난달 중국 통도그룹과 투자협정을 맺고 미화 5천585만 달러에 해당하는
은행잔고증명(BCL)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주연으로 영입했고, 매릴린 먼로의 부산 방문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연하겠다고도 밝혔다.
제작사는 촬영 분량의 30% 이상을 부산에서 찍겠다며 최근 부산시에 협조 의사를 타진했다.
영화계는 잇따라 부산을 노크하고 있는 대작 영화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좋지만, 가능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필름베네딕트는 부산시에 '1950' 제작비 300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간 영화 제작에 공공기관인 부산시더러 보증을 서 달라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다.
부산시도 보증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해안이나 호숫가 약 4만 평의 촬영 세트를 요청한 '메트로놈' 제작사는
대작을 만든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음악감독으로 경력을 쌓은 이문희 감독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가 부산에서 성사되면 좋지만 구상 단계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부산시도 무턱대고 지원을 호언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프로젝트의 인적, 물적 토대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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