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예술]

'사라지는 예술대학' 부산 문화계 암울한 미래

금산금산 2016. 2. 3. 20:30
▲ 지역 대학 내 예술대학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2011년 동아대 무용학과가 폐과 될 당시 재학생들이 반대 시위에 나선 모습.

 

 

 

 

부산지역 대학에서 예술대학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폐과 통보를 받으면서 무용학과가 사라지게 된 경성대에 이어 신라대마저

기초예술 관련 학과가 줄줄이 폐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양성 기관이 급격히 줄면서 부산지역 예술계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신라대 디자인·예술대학 내 무용·미술·음악학과는 최근 대학 측으로부터 2017학년도에 폐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 학과는 대학 측의 이 같은 일방적인 통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정부의 프라임사업 지원을 위한 구조조정 방침에 대한 논의가 두 차례 있었지만

폐과에 대한 별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성대 무용과 폐과 이어
신라대 2017학년도부터
무용·음악·미술학과 없애

기초예술 다 갖춘 곳
그나마 부산대가 유일

"지역 예술 말살 행위"
재학생들 집단 반발 조짐

 

 



예술대학 한 학과 관계자는 "프라임사업 설명 때 '폐과는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 지금에 와서 폐과라니 납득할 수 없다""학내 구성원과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치지 않고 통보만 하는 것은 해당 학과 학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들 학과가 폐과 되면 신라대 예술대학은 지난해 디자인대학에 편입된 지 2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부산지역 대학 내 예술대학들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고신대 음악과는 글로벌문화융합대학에, 미술학과는 교양학부로 편입된 바 있다.

예술체육대학으로 통합된 동아대는 2011년 무용학과가 폐과됐으며, 동의대는 2014년 예술디자인대학과 체육과학대학이 예술·체육대학으로 통합됐다.

경성대는 예술종합대학 내 무용학과 폐과를 앞두고 있다.

이로써 기초예술 관련 학과를 모두 갖춘 예술대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취업률 때문에 순수예술 관련 학과를 없애는 것은 지역 기초예술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정순 국제무용제 집행위원장은 "예술에 취업의 잣대를 들이대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예술의 본질을 잊은 것"이라며 "후진을 길러내지 못하면 대학무용제 등 대학 행사를 비롯해 부산지역 모든 무용·음악·미술행사는 물론 영화·연극의 위상도 추락하게 되고, 결국에는 문화 관련 기관마저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경성대 무용학과는 19일 졸업생과 재학생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긴급회의를 열고 학교 측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총장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면담 결과에 따라 △성명서 발표 △무용학과 살리기를 위한 거리 공연 등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무용협회 부산시지회 역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철회...예술학과 폐과 검토 신라대 귀추 주목

 

 

신라대는 폐과 철회 놓고 고심

 

 

 

 

 

사진은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개막한 제11회 부산국제무용제에서 BIDF 춤아카데미 정귀인 무용단이 달빛소나타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장면.

 

 

 

정부의 이공계 중심 대학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부산지역 사립대가 잇따라 무용학과 등

예술학과 폐과 방침을 밝혀 해당 학과 학생 및 지역 예술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경성대가 무용학과 폐과 방침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경성대 무용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위원장 김경옥)와 무용학과 교수 3명은 26일 오후 대학본부에서 부총장, 기획처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경성대 측은 무용학과 폐과 논의가 이뤄진 배경과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 취지 등을 설명하고

대책위와 절충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 결과 학교 측은 2017년부터 무용학과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경성대의 무용학과 폐과 방침 철회로 무용학과와 음악 미술학과 폐과를 검토 중인 신라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신라대 관계자는 폐과 철회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j@

 

 

 

 

신라대 무용·음악·미술학과 폐지

 

지역 사립대 예술학과 고사위기

 

정부의 이공계 중심 대학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부산지역 사립대 예술학과가 고사 위기다.

경성대가 최근 무용학과를 폐지하기로 한 데 이어 신라대도 무용학과와 음악학과, 미술학과에

사실상 폐과 통보 방침을 밝혔다.

신라대는 지난 18일 무용 음악 미술 학과장과 교수를 불러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중순까지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 신청서를 낼 예정이라며

폐과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에 앞서 경성대도 2017학년도부터 무용학과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 중 무용학과가 남아있는 곳은 국립 부산대가 유일하다.


사립대들이 잇따라 예술학과를 폐지하기로 한 것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프라임사업 때문이다.

프라임사업은 산업 수요에 맞춰 학과 전공 개편을 한 대학을 평가해 매년 150억~300억 원을 3년간 지급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일자리가 부족한 인문계 예술계열 학과를 정리하고 이공계 중심으로

개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예술계는 허탈감에 빠졌다.

한 예술계 관계자는 "도시의 문화 융성과 직결된 문제인데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한순간에 50년 역사가 넘는 예술학과를 없앤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했다.

 

무용협회 부산시지회는 2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립대의 잇따른 예술학과 폐과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