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바구

[약이 되는 약 이야기]] 물 필요 없는 '필름형' 약

금산금산 2016. 4. 1. 14:22

 물 필요 없는 필름형 약






                                    




약국에 있다 보면 어린이가 아닌데도 먹는 약을 가루로 만들어 달라는 환자가 종종 있다.
 
노인 환자나 중증 질환자는 신체 특성상 정제나 캡슐제 형태 의약품을 삼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루약도 먹기 어려워하는 환자도 더러 있다.

치매나 정신분열증 등 정신 신경계 질환자는 약을 거부하거나 복용 후 토할 우려가 있어 약물 투여가 어렵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약회사들이 개발한 게 필름형 약이다.
 
필름형 약이란 물과 함께 먹는 정제형이나 분말형과 달리

얇은 필름처럼 생긴 종이를 혀에 대고 녹여서 흡수시키는 형태의 약이다. 

휴대가 편리하고 물이 필요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기존 정제나 분말 형태의 의약품을 필름형으로 바꿀 수 있는 최신 기술이 필요하므로

별도의 시설을 보유하거나 노하우를 가진 제약회사가 아직은 많지 않다. 

필름형 약으로 소비자들에게 처음 인식된 제품이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에스'이다.

최근에는 오는 9월 특허가 만료되는 '시알리스'가 새로 출시될 필름형 약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필름형 약 제조 기술 발달로 인해 기존 발기 부전 치료제 이외에도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도 제네릭(복제약)이 필름형 제품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신병 치료제인 '아발리파이'와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를 필름형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곧 시판 예정이다. 

가글 제품도 필름형 제품이 나와서 판매되고 있으며,

녹여 먹는 비타민과 치과 구강용 약 일부도 필름형이 개발됐다. 

앞으로 필름형 약들이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 위장병약 등 만성 질환 치료 약들도 필름형 약으로 속속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한 번 복용으로 1주일 또는 한 달씩 약효가 지속되는 제품들도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하루 세 번 식후에 물과 함께 복용하는 약들이 머지않아 필름 형태로 물 없이 혀에 녹여서

간편하게 복용하는 날이 올 것이다. 

병원이나 약국을 찾을 때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법이 편리하면서도 약효가 유지되는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이 나온 것이 없는지 한 번씩 물어보자.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