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에 구멍 뚫렸네?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은 종류도 다양하다.
고혈압약, 당뇨약, 항생제,진통제 등 수많은 의약품이 있다.
똑같은 고혈압약이라도 작용하는 기전과 성분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약 모양이 특이한 경우가 있어 간혹 환자들로부터 질문이나 항의를 받을 때도 있다.
고혈압 치료제 중에 특이한 모양의 약이 있다.
한 환자가 투약받은 지 일주일 뒤 흥분된 목소리로 약국으로 전화를 걸어 왔다.
이 환자는 "약에 구멍이 뚫어져 있는데 불량 아니냐. 왜 약국이 불량품 약을 주느냐"고 항의했다.
조제기록부를 살펴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약은 바이엘사에서 발매된 고혈압 치료제 '아달라트 ORSO정'이었다. 이 약은 니페디핀 성분으로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및 고혈압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처음에는 바이엘사에서 '아달라트 연질캡슐'로 발매했다.
일정 약물 혈중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하루 3회 복용해야 하는 약이었다.
그랬더니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약을 잘 지켜서 먹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편의성을 높인 ORSO제형이 나온 것이다.
ORSO는 삼투압을 이용한 서방형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반투막성 물질로 코팅된 정제이다.
직경 0.4㎜ 크기의 약물 전달 구멍이 있어 위장관에 도달하면
수분이 약의 구멍 안으로 침투해 약물을 녹이게 된다.
정제 안에 물이 차서 압력이 높아지면 구멍으로 약물 용액이 나오게 된다.
약물 방출은 위장관 운동, 섭취한 음식물 등의 변수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약물 방출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위장관을 지나면서 약물이 다 방출되고 나면 불용성 약 껍질만 남게 된다.
약 껍질은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예민한 환자는 당황스러워 할 수 있다.
복약지도를 할 때 이 사실을 꼭 알려준다.
많은 제약회사들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다양한 성분의 약들이 제 기능을 다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여 치료 효과를 상승시키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껏 복용한 약물과 다른 제형의 약물을 처방받게 되면
이 약에는 무슨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가져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
'건강 이바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 되는 약 이야기] 내 몸에 맞는 '영양제' (0) | 2016.04.23 |
---|---|
[약 되는 약 이야기] '약물 부작용' 영양제로 보충을 (0) | 2016.04.16 |
[약이 되는 약 이야기]] 물 필요 없는 '필름형' 약 (0) | 2016.04.01 |
[약 되는 약 이야기] 대상포진 치료엔 고함량 '신경비타민' (0) | 2016.03.25 |
[약이 되는 약 이야기]'장 지킴이' 프로바이오틱스 (0) | 2016.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