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550m 장산습지에 희귀종 '산골조개' 서식

금산금산 2016. 5. 17. 21:58

550m 장산습지에 희귀종 '산골조개' 서식





1급수에서만 사는 초소형 패류…10년 조사 반딧불이동아리 발견







12일 장산 습지에서 발견된 산골조개.



12일 부산 해운대구 장산 해발 550m 장산습지.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이하 반딧불이동아리)와 발이 쑥쑥 빠지는 습지를 따라 걷다가

지름 5m 상당인 웅덩이에 다다랐다.

뜰채를 웅덩이에 넣었다가 건졌더니 산골조개 서너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 작은 크기 탓에 얼핏 봐서는 모래 알갱이 같았으나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 조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 웅덩이 3곳에서도 어김없이 이 조개가 나왔다.

반딧불이동아리 옥숙표 위원장은 "작정하고 한 시간만 떠내면 100개는 충분히 나온다"고 말했다.



산골조개는 한반도에만 있는 초소형 담수패류다.

최대 크기가 5.5㎜ 정도밖에 안 된다.

1급수의 청정지역에서만 집단 서식하는데,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과 경남 산청군 지리산 근처 습지가

주요 서식처다.

부산 같은 도심 산에서 대거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반딧불이동아리는 10년 넘게 근처에서 생태계 조사를 벌여왔으나 최근에야 이 조개를 발견했다.

1985년부터 이 근처 장산마을에서 사는 이희백(56) 씨는 "30년 전 더 많은 조개가 있었지만 항공방제를 하면서 종적을 감췄다. 3년 전부터 장산의 항공방제가 중단되면서 종이 되살아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산골조개가 계속 살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소 김대희 박사는 "수백만 명이 밀집한 대도시의 고립된 산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례가 거의 없다""장산이 그만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산골조개 전문가인 강원대 환경연구소 이준상 박사는 "용천수(샘)가 마르는 등 환경이 나빠지면 언제든 급격하게 개체 수가 줄거나 멸종할 수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반딧불이동아리는 이날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직원과 습지 주변에

6000포기의 풀꽃을 심는 작업을 벌였다.

고리원전은 반딧불이와 산골조개 등 근처 생태계 보존을 위한 비용으로 700만 원을 반딧불이동아리에 지원했다. 동아리는 이 돈으로 구절초 등 모종을 구입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