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부산 벽화마을 홍보만 해놓고 방치

금산금산 2016. 7. 19. 22:35

부산 벽화마을 홍보만 해놓고 방치




홈페이지서 23곳 '테마명소', 벽보 뒤덮히고 관리 등 엉망







- 주민이 존재 모르는 경우도

부산 곳곳에 조성된 벽화마을의 벽화가 훼손되거나, 무관심 속에 아예 벽이 사라져버린 곳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벽화만 있으면 모두 벽화마을로 관광객 에게 소개해 나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부산 남구 경성대 벽화는 건물 공사로 통째 허물어지고 철재 벽이 들어서 있다.



부산시는 15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부산의 '테마별 관광명소'로 23개의 벽화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들 벽화마을 가운데 관리가 부실하거나 '벽화마을'이라는 호칭이 과분한 곳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전 남구 문현동 안동네. 이곳에는 2008년 주민과 자원봉사자 등 230여 명이 참여해 47점의 벽화를 그렸다.

하지만 벽화 안내도는 빛바랜 채 찢겨 알아보기 어려웠다.

자라난 담쟁이덩굴이 벽화를 덮거나 그림이 벗겨진 곳도 눈에 띄었다.



   
금정구 금사공단 벽화의 칠이 심하게 벗겨져 있다.(위), 남구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 안내도는 훼손돼 곧 떨어질 것처럼 보인다.

금정구 금사공단 벽화거리에서는 그림 위로 광고 전단이 나붙거나,

벽화가 심하게 벗겨졌다.

수영구 광안2동 주민은 마을이 '벽화마을'로 소개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2012년 바다풍경 등 벽화를 그린 것은 심한 쓰레기 투기를 막아보려는

시도였다.

벽화는 중심 거리와 골목에 띄엄띄엄 자리해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이색 테마거리'로 소개된다.

인근 슈퍼마켓 점주는 "우리 동네가 벽화마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구경하러 오거나 사진 찍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성대 앞에 자리했던 벽화거리는 아예 사라졌지만 부산시 홈페이지에

'벽화거리'로 소개된다.

인근 5개 대학 총학생회가 뜻을 모아 그렸던 벽화는 2014년 6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담벼락째 허물어졌다.

벽화 대신 공사장 외곽 벽에 붙은 술 광고전단만 수두룩했다.

부산시 홈페이지에 잘못된 정보가 올라와 있지만, 남구는 경성대 앞에

 벽화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관리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



관광업계는 각종 도시재생 사업으로 마을 벽화 그리기가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벽화 그리기에 나섰지만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꼬집었다.

부산관광협회 강석환 부회장은 "통영 동피랑마을의 성공 이후 벽화는 재개발이 어려운 구·동 단위 소규모 마을재생사업의 단골 소재로 쓰였다. 벽화를 내세워 관광객을 끌려면 감천마을 등 대표적인 곳을 부각하고 홈페이지의 잘못된 정보도 빠르게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 김상대 관광홍보마케팅팀장은 "시 홈페이지는 시와 구·군 직원이 모두 웹페이지에 정보를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소통이 잘못되거나 직원이 바뀌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돼 잘못된 정보가 제공될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박호걸 김민주 기자 min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