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까마귀 소음에 주민 속 새까맣게 탄다
남구 옛 부산외대 인근 주택가…최근 새벽·밤에 떼 지어 나타나
- 큰 소리로 울어 잠 설치기 일쑤
- 유해조수 지정 안 돼 포획 못해
부산 남구 옛 부산외대 인근 마을에 부리가 큰 까마귀들이 나타나면서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밤 부산 남구 우암동. 공동·단독주택 등 1000여 세대가 밀집한 이곳에 몇 개월 전부터
새벽과 밤에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날 밤에도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까악'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 2개월 사이에 까마귀 출몰이 부쩍 늘었어요. 특히 새벽이나 밤에 주로 울어 잠을 설칠 때가 있어요."
10년 가까이 우암동에서 산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까마귀가 나타나기 시작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주민들은 까마귀가 길고양이 먹이를 따라 지금은 비어 있는
옛 부산외대 캠퍼스에 자리를 잡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8일 낮 찾은 옛 부산외대 캠퍼스에서는 여러 마리의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날거나 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부산외대가 지난해 6월 남산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해 남구 캠퍼스는 인적이 드물다.
이들의 정체는 '큰부리까마귀'로 파악됐다.
군락을 이뤄도 떼 지어 다니지 않고 두세 마리가 함께 다닌다.
지금은 알에서 깨 어느 정도 자란 새끼를 어미가 데리고 다니며 비행과 먹이 구하는 것을 가르치는 시기다.
이때 큰 소리를 자주 내 주민에게 피해를 준다.
문제는 대처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우암동 주민들은 급격히 늘어난 까마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남구에 요청했다.
하지만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까마귀를 유해동물로 분류하지 않아
남구는 포획은 물론 이들 까마귀를 내쫓을 수도 없다.
전문가는 도심에서 느닷없이 까마귀가 출몰하는 현상이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인적이 드문 캠퍼스에 남은 음식 찌꺼기와 동물 사체를 먹이로 30마리가량이 군락을 이뤘을 것으로 추정했다.
무작정 유해조수로 지정해 포획하는 것은 생태계를 교란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개체를 보호하면서도 주민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조류 전문가인 경북대 박희천 명예교수는 "과수나 농작물을 쪼아 먹고 시끄러운 까치가 7, 8년 전 유해조수로 지정돼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이 빈자리를 까마귀가 메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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