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배운다] 늙으신 부모에 대한 마음
생전 놓쳐선 안 될 효도할 수 있는 기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과거엔 어린이날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어버이날로 초점이 옮겨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이가 들었는지 아침에 눈을 떠서 온몸으로 기지개를 켜지 않으면 침대에서 내려오기가 불편하다.
할머니들이 하던 '아이고, 아이고' 소리가 입에서 나올 지경이다.
부모님을 안쓰럽게 본 것은 언제부터일까.
아마도 몸이 불편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지 싶다.
어머니는 이미 70세에 혼자 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
마을 산책도 못 했다.
효도 차원에서 목욕탕에 함께 가면 울퉁불퉁한 등과 쪼글쪼글해진 뱃살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육 남매를 낳아 기른 손과 몸이 애처롭다 못해 신비하기만 했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늙어서 갇혀 지내는 삶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늙어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아버지는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셨다.
산책을 자주 하면서 길거리 장도 자주 봐 오셨다.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갑자기 입원하신 뒤 두어 달 만에 돌아가셨다.
더 사실 분이라는 생각에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는 것 같다.
가깝게 지내는 J 여사는 "엄마를 위해 뭔가를 해 드릴 수 있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으면서, 입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사다 드릴 수 있는 것이 너무 좋단다.
굵고 비틀어진 손가락에 눈이 갈 때는 가슴이 아프고, 이가 빠져서 합죽해진 얼굴이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살아 계신다는 것이 참 좋다"고 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는 늙은 부모를 부양하느라 고생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내가 저 나이가 되면 어디서 뭘 하면서 살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한번쯤 해보기 바란다.
나이 든 부모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길 것이다.
효도란 부모가 살아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후에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제사를 지내는 것은 진정한 효도가 아니다.
가능한 한 자주 안부를 묻고,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의식주 생활이 충만할 수 있도록 돌보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자 기쁨이라고 본다.
효도 역시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부모가 살아계실 때 잘하자.
이기숙
전 신라대 교수 국제죽음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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