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천이 돌아온다] '명품하천' 재탄생
제 얼굴 찾은 서면 복개천… 답답한 도심 '숨길' 틔워
차들이 오가는 부산 도심 서면 지하에 물길이 흐른다.
부전천이다.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하천을 복원해 도심의 숨통을 틔우는 사업이 본격화 된다.
부전천 복원사업 1단계 구간의 밑그림을 8일 제시한 부산시는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 기본설계 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기술 심의와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내년 1년간의 실시설계를 거치면,
내년 말에는 착공이 가능해진다.
콘크리트 걷어 내고 친수공간
상류 350m엔 산책로 조성
하류 400m 조망형 하천으로
서면시장 현대화 사업도 병행
위축된 지역상권 재도약 기회
■ 부전천 복원 방향 살펴보니
지난해 11월 부전천 복원사업 발표 당시 검토된 안은 3가지 정도다.
서울 청계천과 같은 도심형 하천, 온천천형의 생태 하천, 일본 오사카의 도톤보리 같은 운하형 하천이었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동천과 연계해 배가 다닐 수 있는 운하형 하천으로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부전천의 경우 평지형 하천인 도톤보리와는 달리 경사가 있어
운하형으로 복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또 온천천과 같은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에는 26m밖에 안 되는 도로 너비가 걸림돌이 됐다.
교통 소통을 위해 양쪽으로 1차로씩 도로와 인도를 남기고 나면,
남는 하천 너비는 10~12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장천수 부산시 하천살리기추진단장은 "좁은 하천에 온천천처럼 양쪽으로 산책로를 만들고, 홍수 대비를 위한 깊이 4m 정도를 확보하고 나면 자칫 전주 노송천과 같은 실패한 복원 사례가 될 수 있다"며 "폭이 좁고
깊은 하천은 사람들이 접근하기가 좋지 않고, 좌우측 상권 단절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어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홍수 때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도심의 특성을 살려 사람이 모이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상·하류 구간의 특성을 달리한 밑그림이 나오게 됐다.
전체 750m 구간 중 하류 400m 구간은 산책로를 만들지 않는 대신 하천 폭을 최대한 확보한 조망형 하천으로,
상류 350m 구간은 수변 산책로가 있는 접근형 하천으로 복원 방향을 잡았다.
하류 구간의 강화유리 산책로와 경관조명, 상류 구간의 징검다리와 인공폭포 등
구간마다 색다른 즐길 거리를 선사하기 위한 시도도 엿보인다.
그러나 도심형 하천의 특성상 생태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 도심 상권 재도약 기대
부산시는 부전천 복원이 인근 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심에서 하천을 즐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면 위축된 서면 상권의 재도약도 가능할 거라는 기대다.
특히 부산진구청과 함께 서면시장의 현대화 사업 추진을 병행해 부전천 복원사업이
전통시장 살리기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서면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서울의 청계천처럼 도심 하천이 복원되면 이를 즐기고 구경하는 시민,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들어 매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공사 기간 중 예상되는 상인 피해 부분이다. 건
물주의 경우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돼 찬성하는 쪽이 많지만,
현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은 공사 기간 불편과 매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전천 복원 뒤 예상되는 임대료 상승을 일정 기간 억제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행정 개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자영·장병진 기자 2young@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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