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행

아이와 함께 '눈썰매장'을

금산금산 2016. 12. 23. 14:24

아이와 함께 눈썰매장을



雪레는 겨울왕국으로의 초대…나보다 엄마아빠 더 신났네요








- 겨울에도 눈 한 번 안오는 부산
- 고속도로 40분만 달리면 눈천지

- 높이 따라 유아·어린이·성인용 구분
- 처음 타본 아이는 신나서 쌩쌩
-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도 즐거워
- 소셜앱서 입장권 구매하면 할인도




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겨울에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어디로 갈지 막막하다면 눈썰매장을 찾는 건 어떨까.

눈이 귀한 남부 지역에서는 일단 눈이라면 점수를 먹고 들어갈 수 있을 게다.

게다가 부모도 어릴 적 썰매 타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니 이만한 여행지가 있을까.



   

방학을 앞둔 지난 주말 찾은 울산 울주군 자수정동굴나라 눈썰매장에서 한쪽 벽면으로 돌진한 어린이가 기우뚱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부산 인근 눈썰매장은 이달 중 대부분 문을 연다.



눈썰매장이 속속 속살을 내보인다.

지난 12일 문을 연 자수정동굴나라 눈썰매장에 이어

지난 16일과 17일에는 에덴밸리와 경주월드 눈썰매장도 문을 열었다.

이달 말까지 부산 인근 눈썰매장이 전부 개장하니 계획을 세워보자.

기자는 주말을 맞아 부산 근교 눈썰매장 중에서 울산 울주군 자수정동굴나라 눈썰매장을 찾았다.

부산에서 4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자수정동굴을 볼 생각에서다.

실제 개별 시설에 대한 이용료만 내면 되고 눈썰매장과 자수정동굴을 이용하다가

도장 등을 받으면 밖으로 나가 간식 등을 먹을 수 있어 편리했다.

놀이공원과 눈썰매를 동시에 즐기려면 통도환타지아나 경주월드 눈썰매장도 괜찮다.

여행의 특성에 맞는 곳을 고르면 되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통도사IC로 빠져나와 자수정동굴을 찾았다.

부산에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운데 그동안 왜 찾지 않았을까 후회가 된다.

조금 일렀는지 광활한 면적의 주차장과 언덕 위 폭포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놀이기구가 모여 있는 곳 중 커피 판매점 옆에 눈썰매장 입구가 있다.

입장권은 성인 소인 각각 1만3000원, 1만1000원이지만 하루 전 구매한 소셜앱에서는 9900원이었다.

자수정동굴까지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기도 한다.

소셜앱에서 당일 구매한 티켓은 사용할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할 것.

   

눈썰매장에 들어서니 아직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주말이지만 방학 전이라 대부분 초등학생보다는

4~7세로 보이는 아이가 많았다.

방학 전에 찾은 만큼 3년 치를 타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힘들어서 본전만 뽑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유아용(50m) 슬로프는 바로 이용할 수 있었고 80m 길이의 어린이용 슬로프(5세~초등학생)는 한두 명만 기다리면 돼 대기시간은 길지 않았다.

성인용(150m) 슬로프는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전후에 열린다.

경사가 가파르고 내려오는 길이가 길어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150m를 걸어 오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안쪽 유아용 슬로프로 간다.

어른과 함께 썰매를 타던 아이들은 처음엔 무서워하더니 금방 적응이 되는지 혼자서 타겠다고 응석을 부린다.

오랜만에 썰매를 타는 할아버지 할머니, 육아에 찌들었던 엄마들이 더 즐거워 보인다.

나름 비싼 비용을 들여 왔는데 눈썰매를 한두 번만 타고는 눈사람을 만들겠다고 주저앉는 아이를 보면 안타깝다. 이럴 땐 슬로프 출발점 뒤에 마련된 천막으로 가자.

식당 영업을 위해 테이블이 마련돼 있으니 미리 준비한 간식을 먹고

전열을 가다듬어 어린이용 슬로프로 옮겨 타자.

3대가 총출동한 가족은 천막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돌아가면서 챙기기도 했다.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다.

   
(사진부터)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눈썰매장 앞에서는 한껏 즐겁다. 어린이용 슬로프에서 대기하던 어린이들(1)이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눈썰매를 탄 뒤(2)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고 있다(3).

간식을 먹고 이번엔 어린이용 슬로프에 도전한다.

경사가 좀 더 급해졌을 뿐인데 속도감이 다르다.

한 번 탈 때마다 80m를 걸어 올라가야 하는 부모는 힘들지만

무한 체력을 장착한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른다. 어

린이용 슬로프에는 4, 5살 아이부터 혼자 타기에 도전한다.

우려한 것보다는 곧잘 탄다.

다리를 앞으로 뻗거나 양반 자세로 타는 아이들 가운데

썰매에 엎드려 타는 여자아이가 눈에 띈다.

얼굴에는 자신감과 즐거움이 묻어난다.

성인용 슬로프를 운영하지 않다 보니

어린이용 슬로프에서 즐기는 어른이 많았다.

동심에 젖어 비명을 지르는 이는 대부분 어른이다.

혼자서 본전을 찾겠다며 열심히 타는 아빠, 손주를 안고 탄 조부모와

모,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안고 타는 엄마 등 면면이 다양하다.

휴대전화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내려가는 아빠도 눈에 띈다.

두 사람이 함께 같은 썰매를 타는 잉꼬부부도 있었다.

안전요원 4명이 출발지와 도착지에서 이용객을 보살핀다.

충분히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이 들 때 눈썰매장을 빠져나왔다.

아이도 그제야 실컷 탔다고 생각했는지 선뜻 썰매를 놓고 뒤따른다.

우리는 보트로 동굴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꾐(?)에 빠져

자수정동굴 보트탐험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 가 볼 만한 눈썰매장은


부산에는 북구 화명생태공원 내 눈썰매장이 유일하다.

오는 30일 개장하는데 슬로프는 성인용(80m)과 유아용(10m) 두 개가 있다.

요금은 어린이(6~12세) 3000원, 청소년(13~18세) 4000원, 성인(19세 이상) 5000원이다.

경남 양산에는 에덴밸리와 통도환타지아 눈썰매장이 있다.

에덴밸리는 지난 16일 개장했으며 길이 80m의 성인용, 길이 25m의 유아용 슬로프가 있다.

요금은 성인 어린이 구분 없이 1만5000원이다.

통도환타지아 눈썰매장은 23일 개장하는데 슬로프는 성인용(120m)과 어린이용(50m)으로 나뉜다.

요금은 대인 소인 모두 3000원이지만 놀이동산에 입장해야 이용할 수 있다.

울산 하동 고성 순창 등 4곳에 눈썰매장을 운영하는 팡팡눈썰매장은

지난 17일 개장하려다 따뜻한 날씨 탓에 23일로 개장을 늦췄다.

슬로프는 성인용(80m), 어린이용(60m) 규모로 4곳 모두 같다.

요금은 현장에서 1만5000원이지만 소셜앱 등에서 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경북 경주의 경주월드 눈썰매장도 지난 17일 개장했다.

슬로프는 스키썰매장(250m), 성인용(130m), 어린이용(60m)이 있고

요금은 성인 1만 원, 소인(초등학생 이하)은 9000원이다.

통도환타지아와 마찬가지로 경주월드에 입장해야 이용할 수 있다.

소셜앱 할인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놀이기구를 이용하거나

먹거리 구매에 일정 금액 이상 쓰면 무료 이용권을 주는 곳이 있다.





# 그 외 가 볼 만한 곳

- 폐광을 꾸며 동굴체험장으로…볼거리 가득 자수정동굴나라

   

자수정동굴나라는 폐광을 관광자원화 해 동굴탐험 코스로 만들었다.

연중 섭씨 12~16도가 유지돼 여름에는 얼음동굴, 겨울에는 난방동굴이라 불린다지만 사실 동굴 내부에 썰렁한 기운이 감돈다.

자수정동굴 1층과 2층이 길이 2.5㎞, 넓이 1만6500㎡ 규모로 형성돼 있지만 현재 2층은 가지 못한다.

동굴탐험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자수정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직접 체험하는 기 체험실, 원주민 생활관, 독도관, 인류변천사관, 자수정관 등 볼거리가 있다.

동굴 중앙에 있는 공연장에서는 1일 5회(하계 6회) 필리핀 기예단의 코믹한 서커스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이 끝난 뒤 '호박엿을 판매한 금액으로 기예단을 유지한다'고 사회자가 설명하자

엿을 구입하는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정이 넘치는 나라다.

보트를 타고 동굴 내부 호수를 탐험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동굴 안에서 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이다.

길이 500m에 수심이 2m인 동굴 내부를 보트를 이용해 구경한다.

자수정 원석과 자수정을 캐낸 흔적은 물론 벽에 붙어 자는 박쥐도 볼 수 있다.

보트 조종사 겸 해설사 아저씨의 구수한 입담도 들을 수 있다.

한 관광객이 외국인도 오느냐, 외국인에겐 어떻게 설명하느냐고 묻자 그는

"This water is 2meters deep(이 물은 2m 깊이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 알아듣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바깥에는 각종 놀이기구가 배치돼 있다.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이용하기 적당하다.

뒤편 언덕에는 인공 폭포가 물을 뿜어내고 있다.

500종에 달하는 곤충체험관도 있으며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



우리동네 인근 눈썰매장 어딨을까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3000원~5000원

양산

에덴밸리

1만5000원

통도환타지아

3000원
(놀이공원 입장 필수)

울산

팡팡눈썰매장

1만5000원

자수정동굴나라

1만1000원~1만3000원

경주

경주월드

9000원~1만원
(놀이공원 입장 필수)

※소셜앱에서 구매시 할인되는 곳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