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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금 맞추기도 힘든데…매맞는 '택시기사'들

금산금산 2016. 12. 31. 11:51

사납금 맞추기도 힘든데…매맞는 택시기사들




13만 원 채우려 13시간 격무, 만취손님 폭행까지 시달려








- 지난해 경찰 신고만 3149건

불황에 어려움을 겪기는 택시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승객들에게 매 맞는 기사도 늘었다.

지난 25일 오후 2시께 택시 운전기사 A(64) 씨는 부산 남구의 한 전통시장 길을 지나가다가 사고를 냈다.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강아지를 살짝 치었다.

강아지 주인 이모(48) 씨는 다짜고짜 욕을 하며 A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택시기사 B(46) 씨는 지난달 15일 부산 수영구에서 만취한 60대 남자 승객을 태웠다.

연산동 연산교차로에 도착하자 승객은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며 B 씨의 머리를 세게 내려쳤다.

B 씨는 차를 세우고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승객은 "왜 신고하느냐"며 또다시 B 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해당 승객은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최근 택시기사 C(62) 씨는 아찔한 일을 겪었다.

부산 남구 용당오거리에서 만취 상태인 40대 남자를 태워가던 중 옆좌석에 앉은 승객은 자신이 운전하겠다며 운전석으로 달려들었다.

C 씨는 가까운 경찰지구대에 도착해서야 위험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운행 중 기사 폭행 건수는 3149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8.6건꼴로 발생한 셈이다.

상당수가 경찰에 신고접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에서 24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김모(68) 씨는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한 것 같다"며 "사납금 13만4000원을 내고 조금이라도 남기려면 하루 13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주위에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빚을 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최모(66) 씨는 "술에 취해 택시비를 내지 않거나 욕설을 하는 손님이 부지기수다.

어쩔 수 없을 때는 112에 신고하지만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김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