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같은 울산인데…'남구 초교만 급식비' 내나

금산금산 2017. 1. 11. 21:01

같은 울산인데…남구 초교만 급식비 내나



선별 무상급식 고수하던 남구, 비판 여론 고조되자 입장 선회









- 급식비 15억원 가량 지원 요구
- 교육청 "추가 예산 편성 어렵다"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두고 울산시교육청과 남구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올해 울산에서 남구만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교육청과 기초지자체의 무익한 다툼에 남구의 학생과 학부모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5일 울산시교육청과 남구에 따르면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말로 올라간다.

당시 시교육청이 2017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올해 울산 지역 5개 기초지자체 중 남구 내 초등학교만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시교육청이 남구에 15억 원가량의 관련 예산 지원을 요구했지만 남구가 이를 거절하면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당시 남구는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면 급식비 단가를 맞추려다가 되려 급식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고소득 가구 자녀에게까지 무상급식을 지원하기보다는 친환경 식품 지원이나 학교시설을 개선해 교육환경

수준을 높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선별적 무상급식 시행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뒤늦게 남구는 관련 예산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교육청이 제동을 걸었다.

"남구가 교육청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무상급식 지원 방침을 발표해 남구를 위해 추가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최근 "시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한 뒤에 남구가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방침을 바꾸는 바람에 가용재원이 없다. 이미 2017년 예산안 편성이 끝났는데 남구만을 위한 추가 예산 편성은

어렵다"고 재차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원 확보는 더 험난해졌다.



남구 초등학교의 전면 무상급식에 필요한 재원은 총 36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교육청의 지원이 없으면 남구가 이 금액을 다 부담해야 한다.



남구 관계자는 "다른 기초지자체는 시교육청이 2억∼11억여 원씩 지원하는데, 남구만 36억 원이나 되는 돈을 부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교육청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주기를 요망했다.

시교육청과 남구의 신경전이 더 길어지면 올해 남구의 초등학교만 전면 무상급식에서 소외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이를 보다 못한 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이 나섰다.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시교육청과 남구의 불통 행정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교육청이 추경예산을 편성해 남구 초등학교의 전면 무상급식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조처하라"고 촉구했다.

이경식 기자 yisg@